대남 vs 대북 심리전…‘영혼 없는 소모전’

입력 2016.07.3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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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27호 탐사대원을 위한 원격교육대학 수학 복습과제를 알려드리겠습니다. 459페이지 35번, 913페이지 55번, 135페이지 86번···."

북한 평양방송 여성아나운서가 지난 15일 정규방송을 마친 0시 45분부터 12분간 방송한 내용이다. 북한이 남파 공작원 지령용 방송을 16년 만에 재개한 것이다. 인터넷이 보편화되고 최첨단 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라진 '난수방송'을 북한이 다시 꺼내든 의도와 대남·대북 심리전은 어디까지 왔는지 짚어본다.

■ 난수방송(亂數放送) 재개...의견 분분

난수방송은 숫자, 문자, 기호 등을 조합하거나 열거해 만든 암호를 단파방송을 통해 공작원들에게 지령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첩보전이 치열했던 2차 세계대전, 냉전시대 단파라디오 송출이 본격화하면서 많은 국가들이 난수방송을 했다. 북한도 과거 남파 공작원들에게 지령을 내리는 수단으로 난수방송을 활용했다.


난수방송을 통해 내린 지령을 해독하기 위해서는 단파라디오와 해독용 책자 등이 필요하다.난수방송을 통해 내린 지령을 해독하기 위해서는 단파라디오와 해독용 책자 등이 필요하다.

난수방송과 난수표 해독 방법[출처=중앙일보]난수방송과 난수표 해독 방법[출처=중앙일보]

북한이 재개한 난수방송은 5자리 숫자를 나열하는 방식의 암호다. '27호 탐사대원'은 남파 공작원을 뜻한다. 해독방법은 대남 방송을 통해 하달한 5자리 숫자로 이뤄진 난수를 사전에 약정된 책자에서 페이지와 행렬을 확인하고 추출한 글자를 조합해 지령내용을 파악한다.

북한은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난수방송을 사실상 중단했다. 남북 화해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상호비방을 자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또 인터넷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구태여 고전적 수법인 난수방송을 하지 않고도 지령이 가능해 중단했다는 견해도 있다.

이후 북한은 공작원들에게 지령을 내릴 때 '스테가노그래피(Steaganography)'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밀지령문을 동영상이나 사진, 음악파일, 신문기사 같은 ‘파일안파일’로 숨겨 메시지를 전달하는 최첨단 기술이다. 지난 2011년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적발된 간첩단 '왕재산'이 '스테가노그래피' 기법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16년 만에 갑자기 난수방송을 꺼내든 의도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일단은 대남 심리전의 하나라는 분석이다. 남한 정보당국을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허위로 방송을 내보냈다는 것이다.

실제 지령을 하달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10년 이상 남한에 장기 은둔해온 공작원을 대상으로 방송을 했다는 것이다. '스테가노그래피'와 같은 신식 암호기법을 배우지 못한 공작원들에게 난수방송이 지령하달에 적합하다는 이유다.

우리 국민들에게 남한사회에 북한 공작원들이 많다는 것을 인식시켜 불안감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북한이 지난 5월과 6월에도 난수방송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통일부가 파악한 북한의 난수방송 사례는 6월 24일과 7월 15일 두 차례"라고 밝혔다. 북한 평양방송은 어제(29일) 새벽에도 지난 15일 내보낸 난수방송과 똑 같은 내용을 같은 시간에 방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관 기사] ☞ [앵커 앤 리포트] 北, 16년 만에 난수방송…“대남공작 예고”(7월 19일 9시 뉴스)

■ 北, '확성기방송'에 왜 민감하나?


군 장병들이 대북 확성기방송 재개를 위해 고성능 스피커를 설치하고 있다.군 장병들이 대북 확성기방송 재개를 위해 고성능 스피커를 설치하고 있다.

군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조치로 지난 1월 8일 정오를 기해 최전방 11곳에서 대북 확성기방송을 재개했다.군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조치로 지난 1월 8일 정오를 기해 최전방 11곳에서 대북 확성기방송을 재개했다.
 
지난 1월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 이틀 뒤 '대북 확성기방송'이 전면 재개됐다. 지난해 8월 25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최고위급 회담에서 이른바 '8.25합의'로 대북 확성기방송이 중단된 지 138일 만이다.

북한이 '대북 확성기방송'에 민감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우리 군은 확성기방송이 북한군의 사기를 심하게 떨어뜨려 체제를 흔드는 강력한 위협이 된다고 분석한다. 확성기방송을 통해 북한 체제의 비판은 물론 북한 군부 인물 처형 등 김정은 정권의 치부를 드러내는 내용까지도 방송한다고 한다.

확성기방송은 남한의 발전상과 자유민주주의체제의 우월성도 전달한다. 외부소식에 어두운 최전방 북한 병사들은 동요할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만 계속 듣다보면 믿게 되고 남한 사회를 동경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북 확성기방송 관련 일지. 군은 1962년 대북 확성기방송을 시작했다.대북 확성기방송 관련 일지. 군은 1962년 대북 확성기방송을 시작했다.

북한도 ‘맞불작전’으로 동부전선에서 대남 확성기방송을 재개했다.북한도 ‘맞불작전’으로 동부전선에서 대남 확성기방송을 재개했다.

북한도 맞불작전으로 대남 확성기방송을 하고 있다. 방송 내용은 북한체제의 선전과 남한에 대한 비방이다. 확성기 출력이 약해 전파거리가 짧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는 북한은 군사적 심리전 보다는 여름 휴가철, 동해안에 해수욕을 즐기러 온 북한 상류층 주민들이 남한의 대북 확성기방송을 듣지 못하도록 대남방송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 대남 vs 대북 심리전... '전단(삐라) 살포'

북한이 날려 보낸 대남 전단 뭉치가 승용차에 떨어져 차량 지붕이 부서졌다. 북한이 날려 보낸 대남 전단 뭉치가 승용차에 떨어져 차량 지붕이 부서졌다.

대형 풍선 2개에 매달려 날아가던 대남 전단 뭉치가 전깃줄에 걸려있다.대형 풍선 2개에 매달려 날아가던 대남 전단 뭉치가 전깃줄에 걸려있다.

북한의 대남 전단 살포가 반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지난 1월 대북 확성기방송을 재개하자 북한은 전단을 날려 보내기 시작했다. 지난 2월 초에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10~15kg정도 되는 전단 뭉치가 승용차에 통째로 떨어져 차량 지붕이 부서졌다.

지난 5월 30일에도 서울시 은평구 주택가에서 대형 풍선 2개가 북한 전단 뭉치를 매 단채 전깃줄에 걸려있는 것이 발견되는 등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곳곳에서 대남 전단이 발견되고 있다.

군은 김포 부근 한강에서 비닐봉지에 포장된 대남 전단 수십 개를 수거했다. 북한이 한강으로 전단을 띄워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군은 김포 부근 한강에서 비닐봉지에 포장된 대남 전단 수십 개를 수거했다. 북한이 한강으로 전단을 띄워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한강을 대남 전단 살포의 수단으로 이용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2일 오전 대남 전단이 포장된 비닐봉투 수십 개를 김포 인근 한강에서 수거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전단에는 정전협정 체결일을 북한의 전승기념일로 왜곡해 북한체제를 선전하고, 무수단 미사일을 이용해 공격하겠다고 협박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한강을 통해 대남 전단을 살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단에는 “남북겨레의 공동보검 북 수소탄!” 이라는 내용도 담겨있다.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선전하고 있다.전단에는 “남북겨레의 공동보검 북 수소탄!” 이라는 내용도 담겨있다.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선전하고 있다.

피격당하고 있는 청와대와 국회 건물을 배경으로 한 화면 위에 박근혜 대통령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이 적혀있다.피격당하고 있는 청와대와 국회 건물을 배경으로 한 화면 위에 박근혜 대통령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이 적혀있다.

대남 전단은 가로 12cm, 세로 4.5cm 크기의 컬러용지에 남한 정부의 비난과 수소탄 보유를 주장하는 내용이 핵폭발이나 최신무기 사진과 함께 담겨있다. 또 대북방송 중단을 요구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내용도 있다.

북한이 남한의 탈북단체가 북으로 날려 보내는 대북 전단에 대해서는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박 대통령을 비방한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탈북단체가 대형 풍선에 대북 전단과 1달러 지폐, 휴대용 라디오, USB 등 각종 물품을 실어 북으로 날려 보내고 있다.탈북단체가 대형 풍선에 대북 전단과 1달러 지폐, 휴대용 라디오, USB 등 각종 물품을 실어 북으로 날려 보내고 있다.
 
김정은을 비방하는 내용의 대북 전단을 날려 보내기 위해 대형 풍선에 가스를 주입하고 있다.김정은을 비방하는 내용의 대북 전단을 날려 보내기 위해 대형 풍선에 가스를 주입하고 있다.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하면서 남북 간의 대립이 고조되고 대북 전단 문제가 부각됐다. 전단 살포도 민간 탈북단체가 주도했다. 전단에는 주로 김정은 정권에 대한 비판과 남한 사회의 우월성을 알리는 내용이 담겨있다.

북한으로 날려 보내는 대형 풍선에는 전단 외에도 다양한 물품이 함께 실린다. 1달러 지폐와 휴대용 라디오를 비롯해 각종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담은 USB, 북한과 남한의 실상을 담은 DVD 등이다.

■ '진화된 심리전' vs '고전적 심리전'

중부전선 비무장지대, DMZ의 남방한계선 경계등이 어둠을 밝히고 있다.중부전선 비무장지대, DMZ의 남방한계선 경계등이 어둠을 밝히고 있다.

불 밝힌 비무장지대, DMZ의 밤은 겉으로 보기에는 고요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은 70년이 넘도록 대결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인터넷 등 첨단기술을 이용한 '진화된 심리전'과 난수방송과 전단 등을 이용한 '고전적 심리전'까지 다시 등장했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인터넷 접근이 차단돼 있지만, 남한사회는 인터넷이 개방돼 있기 때문에 북한의 대남 선전 등 심리전도 변화했다.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각종 동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SNS를 활용해 남한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선전하고 있다. 심지어 청와대 사칭 해킹메일 유포와 군 주요직위자 스마트폰 해킹 시도, 주요 방산 업체 해킹 등 사이버전으로 까지 진화하고 대담해졌다.

북한은 온갖 수단을 총동원해 향후 대대적인 대남 심리전과 대남 공작에 나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에 대응해 적극적인 맞춤식 대북 심리전에 나서 북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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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남 vs 대북 심리전…‘영혼 없는 소모전’
    • 입력 2016-07-30 09: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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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27호 탐사대원을 위한 원격교육대학 수학 복습과제를 알려드리겠습니다. 459페이지 35번, 913페이지 55번, 135페이지 86번···."

북한 평양방송 여성아나운서가 지난 15일 정규방송을 마친 0시 45분부터 12분간 방송한 내용이다. 북한이 남파 공작원 지령용 방송을 16년 만에 재개한 것이다. 인터넷이 보편화되고 최첨단 기술이 도입된 이후 사라진 '난수방송'을 북한이 다시 꺼내든 의도와 대남·대북 심리전은 어디까지 왔는지 짚어본다.

■ 난수방송(亂數放送) 재개...의견 분분

난수방송은 숫자, 문자, 기호 등을 조합하거나 열거해 만든 암호를 단파방송을 통해 공작원들에게 지령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첩보전이 치열했던 2차 세계대전, 냉전시대 단파라디오 송출이 본격화하면서 많은 국가들이 난수방송을 했다. 북한도 과거 남파 공작원들에게 지령을 내리는 수단으로 난수방송을 활용했다.


난수방송을 통해 내린 지령을 해독하기 위해서는 단파라디오와 해독용 책자 등이 필요하다.
난수방송과 난수표 해독 방법[출처=중앙일보]
북한이 재개한 난수방송은 5자리 숫자를 나열하는 방식의 암호다. '27호 탐사대원'은 남파 공작원을 뜻한다. 해독방법은 대남 방송을 통해 하달한 5자리 숫자로 이뤄진 난수를 사전에 약정된 책자에서 페이지와 행렬을 확인하고 추출한 글자를 조합해 지령내용을 파악한다.

북한은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난수방송을 사실상 중단했다. 남북 화해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상호비방을 자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또 인터넷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구태여 고전적 수법인 난수방송을 하지 않고도 지령이 가능해 중단했다는 견해도 있다.

이후 북한은 공작원들에게 지령을 내릴 때 '스테가노그래피(Steaganography)'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밀지령문을 동영상이나 사진, 음악파일, 신문기사 같은 ‘파일안파일’로 숨겨 메시지를 전달하는 최첨단 기술이다. 지난 2011년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적발된 간첩단 '왕재산'이 '스테가노그래피' 기법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16년 만에 갑자기 난수방송을 꺼내든 의도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일단은 대남 심리전의 하나라는 분석이다. 남한 정보당국을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허위로 방송을 내보냈다는 것이다.

실제 지령을 하달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10년 이상 남한에 장기 은둔해온 공작원을 대상으로 방송을 했다는 것이다. '스테가노그래피'와 같은 신식 암호기법을 배우지 못한 공작원들에게 난수방송이 지령하달에 적합하다는 이유다.

우리 국민들에게 남한사회에 북한 공작원들이 많다는 것을 인식시켜 불안감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북한이 지난 5월과 6월에도 난수방송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통일부가 파악한 북한의 난수방송 사례는 6월 24일과 7월 15일 두 차례"라고 밝혔다. 북한 평양방송은 어제(29일) 새벽에도 지난 15일 내보낸 난수방송과 똑 같은 내용을 같은 시간에 방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관 기사] ☞ [앵커 앤 리포트] 北, 16년 만에 난수방송…“대남공작 예고”(7월 19일 9시 뉴스)

■ 北, '확성기방송'에 왜 민감하나?


군 장병들이 대북 확성기방송 재개를 위해 고성능 스피커를 설치하고 있다.
군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조치로 지난 1월 8일 정오를 기해 최전방 11곳에서 대북 확성기방송을 재개했다. 
지난 1월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 이틀 뒤 '대북 확성기방송'이 전면 재개됐다. 지난해 8월 25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최고위급 회담에서 이른바 '8.25합의'로 대북 확성기방송이 중단된 지 138일 만이다.

북한이 '대북 확성기방송'에 민감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우리 군은 확성기방송이 북한군의 사기를 심하게 떨어뜨려 체제를 흔드는 강력한 위협이 된다고 분석한다. 확성기방송을 통해 북한 체제의 비판은 물론 북한 군부 인물 처형 등 김정은 정권의 치부를 드러내는 내용까지도 방송한다고 한다.

확성기방송은 남한의 발전상과 자유민주주의체제의 우월성도 전달한다. 외부소식에 어두운 최전방 북한 병사들은 동요할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만 계속 듣다보면 믿게 되고 남한 사회를 동경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북 확성기방송 관련 일지. 군은 1962년 대북 확성기방송을 시작했다.
북한도 ‘맞불작전’으로 동부전선에서 대남 확성기방송을 재개했다.
북한도 맞불작전으로 대남 확성기방송을 하고 있다. 방송 내용은 북한체제의 선전과 남한에 대한 비방이다. 확성기 출력이 약해 전파거리가 짧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전문가는 북한은 군사적 심리전 보다는 여름 휴가철, 동해안에 해수욕을 즐기러 온 북한 상류층 주민들이 남한의 대북 확성기방송을 듣지 못하도록 대남방송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 대남 vs 대북 심리전... '전단(삐라) 살포'

북한이 날려 보낸 대남 전단 뭉치가 승용차에 떨어져 차량 지붕이 부서졌다.
대형 풍선 2개에 매달려 날아가던 대남 전단 뭉치가 전깃줄에 걸려있다.
북한의 대남 전단 살포가 반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지난 1월 대북 확성기방송을 재개하자 북한은 전단을 날려 보내기 시작했다. 지난 2월 초에는 경기도 고양시에서 10~15kg정도 되는 전단 뭉치가 승용차에 통째로 떨어져 차량 지붕이 부서졌다.

지난 5월 30일에도 서울시 은평구 주택가에서 대형 풍선 2개가 북한 전단 뭉치를 매 단채 전깃줄에 걸려있는 것이 발견되는 등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곳곳에서 대남 전단이 발견되고 있다.

군은 김포 부근 한강에서 비닐봉지에 포장된 대남 전단 수십 개를 수거했다. 북한이 한강으로 전단을 띄워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한강을 대남 전단 살포의 수단으로 이용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2일 오전 대남 전단이 포장된 비닐봉투 수십 개를 김포 인근 한강에서 수거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전단에는 정전협정 체결일을 북한의 전승기념일로 왜곡해 북한체제를 선전하고, 무수단 미사일을 이용해 공격하겠다고 협박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한강을 통해 대남 전단을 살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단에는 “남북겨레의 공동보검 북 수소탄!” 이라는 내용도 담겨있다.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선전하고 있다.
피격당하고 있는 청와대와 국회 건물을 배경으로 한 화면 위에 박근혜 대통령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이 적혀있다.
대남 전단은 가로 12cm, 세로 4.5cm 크기의 컬러용지에 남한 정부의 비난과 수소탄 보유를 주장하는 내용이 핵폭발이나 최신무기 사진과 함께 담겨있다. 또 대북방송 중단을 요구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방하는 내용도 있다.

북한이 남한의 탈북단체가 북으로 날려 보내는 대북 전단에 대해서는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박 대통령을 비방한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탈북단체가 대형 풍선에 대북 전단과 1달러 지폐, 휴대용 라디오, USB 등 각종 물품을 실어 북으로 날려 보내고 있다. 
김정은을 비방하는 내용의 대북 전단을 날려 보내기 위해 대형 풍선에 가스를 주입하고 있다.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하면서 남북 간의 대립이 고조되고 대북 전단 문제가 부각됐다. 전단 살포도 민간 탈북단체가 주도했다. 전단에는 주로 김정은 정권에 대한 비판과 남한 사회의 우월성을 알리는 내용이 담겨있다.

북한으로 날려 보내는 대형 풍선에는 전단 외에도 다양한 물품이 함께 실린다. 1달러 지폐와 휴대용 라디오를 비롯해 각종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담은 USB, 북한과 남한의 실상을 담은 DVD 등이다.

■ '진화된 심리전' vs '고전적 심리전'

중부전선 비무장지대, DMZ의 남방한계선 경계등이 어둠을 밝히고 있다.
불 밝힌 비무장지대, DMZ의 밤은 겉으로 보기에는 고요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과 북은 70년이 넘도록 대결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인터넷 등 첨단기술을 이용한 '진화된 심리전'과 난수방송과 전단 등을 이용한 '고전적 심리전'까지 다시 등장했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인터넷 접근이 차단돼 있지만, 남한사회는 인터넷이 개방돼 있기 때문에 북한의 대남 선전 등 심리전도 변화했다.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각종 동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SNS를 활용해 남한뿐 아니라 국제사회에 선전하고 있다. 심지어 청와대 사칭 해킹메일 유포와 군 주요직위자 스마트폰 해킹 시도, 주요 방산 업체 해킹 등 사이버전으로 까지 진화하고 대담해졌다.

북한은 온갖 수단을 총동원해 향후 대대적인 대남 심리전과 대남 공작에 나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에 대응해 적극적인 맞춤식 대북 심리전에 나서 북한 주민들의 의식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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