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중버스, 희대의 사기인가?

입력 2016.08.05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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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에서 자체 개발한 이른바 ‘공중버스’가 화제를 모았다. 특히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시범운행을 시작하면서 언론의 큰 관심을 모았다. 상상이 현실이 됐다며 미래형 대중교통 수단으로 호평을 받았다. 100% 전기로 운행되는 이 공중버스는 버스(巴士)와 지하철(地鐵)의 합성어인 '바톄'(巴鐵)란 이름이 붙었다.

이름처럼 버스와 지하철의 장점을 채용한 외양이 특이하다. 이층 버스와 유사하지만 가운데 아랫부분이 뻥 뚫려 있어 아래로 승용차들이 지나갈 수 있고 레일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제작사인 바톄과학기술발전유한공사는 지난 2일, 실시한 시범운행 결과 승객이 탔을 때의 제동거리, 마찰계수, 전력소모 등에서 성공적인 테스트가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이번에 첫선을 보인 공중버스는 길이 22m, 폭 7.8m, 높이 4.8m로 설계됐으며 도로 2개 차선을 이용해 최고시속 60㎞, 평균 시속 40㎞로 운행될 예정이다.

또한 공중버스 내부에는 총 55개의 좌석과 20개의 손잡이가 설치되어 있어 약 30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고 소개됐다. 이런 공중 버스 서너 대를 열차처럼 연결하면 한꺼번에 1,200명 정도가 탑승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중국 언론들은 도심의 승객을 편리하게 운송하는 신개념 대중교통 수단이라며 교통체증을 35%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하루 만에 이 공중버스가 ‘희대의 사기’일 수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적발된 사상 최대 9조 원 대 금융 다단계 사기인 ‘이쭈바오(e租宝)’사건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쭈바오 사건 때처럼 양로금으로 살아가는 노인들의 각별한 투자 주의를 당부했다.

‘이쭈바오(e租宝)’사건은 중국 최대 온라인 개인 간 직거래(P2P) 회사인 이쭈바오가 중국 전역 31개 성에서 90만 명의 투자자들로부터 500억 위안을 받아 가로챈 중국 사상 최대 규모의 사기 사건이다.

이쭈바오는 원금 보장과 함께 연 9~14.6%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를 꾀었다. 그런 다음 나중에 투자한 사람들의 돈을 먼저 투자한 사람들에게 챙겨주는 다단계 방식으로 사기를 쳤다. 34살 이쭈바오 실소유주 ‘딩닝’은 가로챈 투자금으로 흥청망청 돈을 쓴 것으로 밝혀지면서 모두의 공분을 샀다. 이런 내용은 이미 KBS 9시 뉴스(http://news.kbs.co.kr/news/view.do?ncd=3225648)를 통해 보도된 바 있다.


공중버스, 놀이공원에서 운행되는 모형차 수준

중국 언론이 폭로한 이 공중 버스의 내막은 이렇다. 시범운행 당시 이 공중버스를 취재한 기자들은 한마디로 놀이공원에서 운행되는 모형차 수준이라고 말한다. 공중버스가 아무런 과학적 신기술이 없을 뿐만 아니라 조립한 바퀴도 철로도 없었다고 한다.

게다가 기자들이 이 공중버스 책임자에게 공중버스에 대한 개념이 도입된 후 지난 6년간 어떤 작업을 진행했는지를 물었을 때 제작사 책임자는 기술의 최적화를 이뤘다고 말했을 뿐 더이상 언급을 피했다고 한다. 최적화한 기술이 무엇인지에 대해 더이상의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심지어 기자들에게 그런 문제는 더이상 묻지 말라고 까지 했다고 한다.

공중버스를 처음 설계한 ‘쑹여우저우’(宋有洲)씨 또한 이 공중버스가 어떻게 중국의 복잡한 도로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지와 안전성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그런 문제는 1년~1년 반 사이에 해결할 수 있다고 장담했을 뿐 더 이상의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신개념 교통수단은 초기 실험에서 시장에 나갈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대략 10년 이상 소요된다며 한마디로 허황되다고 반박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공중버스 총설계사인 쑹여우저우(宋有洲)는 초등학교 학력이 전부인 것으로 드러나 과학적 연구가 얼마나 진행됐는지에 의문이 제기됐다.

공중버스에 대한 보도가 나간 뒤 한 네티즌은 이 회사에 대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 네티즌은 친척분이 이 회사에서 근무했는데 기술 인력으로 취직을 했다고 한다. 중국의 자동차 공업의 발전을 위해 열과 성의를 다해 착실히 일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후 국영기업의 투자를 받은 뒤 공중버스 회사는 어떻게 투자를 더 받을지만 궁리할 뿐 연구 기술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기술 연구 인력에 대한 지원은 거의 밑바닥 수준이어서 안전 방호 조치도 전무했다고 한다. 현장 기술 인력도 전기 전공자를 찾아볼 수 없고 대학을 갓 졸업한 취업생들이 매우 위험하게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취업생들이 이 회사를 떠났다고 증언했다.


가장 위험한 점은 이 공중버스의 배후에 인터넷 금융 P2P 자산관리 회사가 있다는 점이다. ‘화잉카이라이’(华赢凯来)다. 이 회사는 계속 높은 이자를 준다며 투자자의 자금을 모으고 있다. 이쭈바오(e租宝)를 빼닮았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는 투자자에 연 10~13%의 확정 고수익을 보장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회사가 주로 투자하는 곳은 중국건설기업연합그룹(中国建设企业联合集团有限公司)다. 이상한 것은 이 회사의 사장과 화잉카이라이(华赢凯来) 사장과 같은 한 사람이다. 다시 말하자면 만약 이 회사가 부도가 나면 화잉카이라이는 무너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쭈바오도 그런 식의 사기를 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심지어 중국건설기업연합회(中国建设企业联合会)는 지역 곳곳에 조직을 설립해 회비를 걷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정부의 천억 위안 이상의 대형 공사를 쉽게 따낼 수 있다고 한다. 형식적으로 경쟁 입찰을 할 뿐 아무런 자격 심사를 받지 않고 공사를 따낼 수 있다고까지 선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민정 부문은 그건 사실이 아니라며 가짜 짝퉁 조직이라고 밝혔다.


이 공중버스 개념은 이미 6년 전인 2010년에 ‘스트래들링 버스’(다리를 벌리고 움직이는 버스)와 매우 흡사하다. 옆에서 보면 마치 터널이 움직이는 것 같아 터널 버스라고도 불렸다. 당시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해 이 터널 버스를 ‘올해의 50대 발명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실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복잡한 도로 상황에서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계속됐다. 그리고 실제로 지난 6년 동안 공중버스는 계속 개념에만 머물고 더이상 기술적 진전을 보지 못했다.

미국은 지난 이미 1969년, 뉴욕의 교통정체를 해소할 방안을 궁리한 끝에 이런 공중버스 개념을 생각해 냈다. ‘랜드라이너’라는 이 교통수단은 도로 양쪽 끝에 레일을 깔고, 그 위에 5m 길이의 다리를 단 열차를 달리게 하자는 것이다. 지상에서 높이 떨어져서 다니니 교통정체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결국 현실성이 떨어지면서 실현되지 않았다.


제19회 중국 베이징 과학기술 산업 박람회에서 새로운 형태의 교통수단으로 많은 언론의 호평을 받은 ‘바톄(巴鐵, Transit Elevated Bus)’. 그 베일 뒤에 가려진 진면목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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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8-05 10:19:00
    취재K
최근 중국에서 자체 개발한 이른바 ‘공중버스’가 화제를 모았다. 특히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시범운행을 시작하면서 언론의 큰 관심을 모았다. 상상이 현실이 됐다며 미래형 대중교통 수단으로 호평을 받았다. 100% 전기로 운행되는 이 공중버스는 버스(巴士)와 지하철(地鐵)의 합성어인 '바톄'(巴鐵)란 이름이 붙었다.

이름처럼 버스와 지하철의 장점을 채용한 외양이 특이하다. 이층 버스와 유사하지만 가운데 아랫부분이 뻥 뚫려 있어 아래로 승용차들이 지나갈 수 있고 레일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제작사인 바톄과학기술발전유한공사는 지난 2일, 실시한 시범운행 결과 승객이 탔을 때의 제동거리, 마찰계수, 전력소모 등에서 성공적인 테스트가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이번에 첫선을 보인 공중버스는 길이 22m, 폭 7.8m, 높이 4.8m로 설계됐으며 도로 2개 차선을 이용해 최고시속 60㎞, 평균 시속 40㎞로 운행될 예정이다.

또한 공중버스 내부에는 총 55개의 좌석과 20개의 손잡이가 설치되어 있어 약 30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다고 소개됐다. 이런 공중 버스 서너 대를 열차처럼 연결하면 한꺼번에 1,200명 정도가 탑승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중국 언론들은 도심의 승객을 편리하게 운송하는 신개념 대중교통 수단이라며 교통체증을 35%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하루 만에 이 공중버스가 ‘희대의 사기’일 수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적발된 사상 최대 9조 원 대 금융 다단계 사기인 ‘이쭈바오(e租宝)’사건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쭈바오 사건 때처럼 양로금으로 살아가는 노인들의 각별한 투자 주의를 당부했다.

‘이쭈바오(e租宝)’사건은 중국 최대 온라인 개인 간 직거래(P2P) 회사인 이쭈바오가 중국 전역 31개 성에서 90만 명의 투자자들로부터 500억 위안을 받아 가로챈 중국 사상 최대 규모의 사기 사건이다.

이쭈바오는 원금 보장과 함께 연 9~14.6%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자를 꾀었다. 그런 다음 나중에 투자한 사람들의 돈을 먼저 투자한 사람들에게 챙겨주는 다단계 방식으로 사기를 쳤다. 34살 이쭈바오 실소유주 ‘딩닝’은 가로챈 투자금으로 흥청망청 돈을 쓴 것으로 밝혀지면서 모두의 공분을 샀다. 이런 내용은 이미 KBS 9시 뉴스(http://news.kbs.co.kr/news/view.do?ncd=3225648)를 통해 보도된 바 있다.


공중버스, 놀이공원에서 운행되는 모형차 수준

중국 언론이 폭로한 이 공중 버스의 내막은 이렇다. 시범운행 당시 이 공중버스를 취재한 기자들은 한마디로 놀이공원에서 운행되는 모형차 수준이라고 말한다. 공중버스가 아무런 과학적 신기술이 없을 뿐만 아니라 조립한 바퀴도 철로도 없었다고 한다.

게다가 기자들이 이 공중버스 책임자에게 공중버스에 대한 개념이 도입된 후 지난 6년간 어떤 작업을 진행했는지를 물었을 때 제작사 책임자는 기술의 최적화를 이뤘다고 말했을 뿐 더이상 언급을 피했다고 한다. 최적화한 기술이 무엇인지에 대해 더이상의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심지어 기자들에게 그런 문제는 더이상 묻지 말라고 까지 했다고 한다.

공중버스를 처음 설계한 ‘쑹여우저우’(宋有洲)씨 또한 이 공중버스가 어떻게 중국의 복잡한 도로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지와 안전성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그런 문제는 1년~1년 반 사이에 해결할 수 있다고 장담했을 뿐 더 이상의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신개념 교통수단은 초기 실험에서 시장에 나갈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대략 10년 이상 소요된다며 한마디로 허황되다고 반박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공중버스 총설계사인 쑹여우저우(宋有洲)는 초등학교 학력이 전부인 것으로 드러나 과학적 연구가 얼마나 진행됐는지에 의문이 제기됐다.

공중버스에 대한 보도가 나간 뒤 한 네티즌은 이 회사에 대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 네티즌은 친척분이 이 회사에서 근무했는데 기술 인력으로 취직을 했다고 한다. 중국의 자동차 공업의 발전을 위해 열과 성의를 다해 착실히 일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후 국영기업의 투자를 받은 뒤 공중버스 회사는 어떻게 투자를 더 받을지만 궁리할 뿐 연구 기술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기술 연구 인력에 대한 지원은 거의 밑바닥 수준이어서 안전 방호 조치도 전무했다고 한다. 현장 기술 인력도 전기 전공자를 찾아볼 수 없고 대학을 갓 졸업한 취업생들이 매우 위험하게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취업생들이 이 회사를 떠났다고 증언했다.


가장 위험한 점은 이 공중버스의 배후에 인터넷 금융 P2P 자산관리 회사가 있다는 점이다. ‘화잉카이라이’(华赢凯来)다. 이 회사는 계속 높은 이자를 준다며 투자자의 자금을 모으고 있다. 이쭈바오(e租宝)를 빼닮았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 회사는 투자자에 연 10~13%의 확정 고수익을 보장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회사가 주로 투자하는 곳은 중국건설기업연합그룹(中国建设企业联合集团有限公司)다. 이상한 것은 이 회사의 사장과 화잉카이라이(华赢凯来) 사장과 같은 한 사람이다. 다시 말하자면 만약 이 회사가 부도가 나면 화잉카이라이는 무너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쭈바오도 그런 식의 사기를 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심지어 중국건설기업연합회(中国建设企业联合会)는 지역 곳곳에 조직을 설립해 회비를 걷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정부의 천억 위안 이상의 대형 공사를 쉽게 따낼 수 있다고 한다. 형식적으로 경쟁 입찰을 할 뿐 아무런 자격 심사를 받지 않고 공사를 따낼 수 있다고까지 선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민정 부문은 그건 사실이 아니라며 가짜 짝퉁 조직이라고 밝혔다.


이 공중버스 개념은 이미 6년 전인 2010년에 ‘스트래들링 버스’(다리를 벌리고 움직이는 버스)와 매우 흡사하다. 옆에서 보면 마치 터널이 움직이는 것 같아 터널 버스라고도 불렸다. 당시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그해 이 터널 버스를 ‘올해의 50대 발명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실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복잡한 도로 상황에서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 계속됐다. 그리고 실제로 지난 6년 동안 공중버스는 계속 개념에만 머물고 더이상 기술적 진전을 보지 못했다.

미국은 지난 이미 1969년, 뉴욕의 교통정체를 해소할 방안을 궁리한 끝에 이런 공중버스 개념을 생각해 냈다. ‘랜드라이너’라는 이 교통수단은 도로 양쪽 끝에 레일을 깔고, 그 위에 5m 길이의 다리를 단 열차를 달리게 하자는 것이다. 지상에서 높이 떨어져서 다니니 교통정체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결국 현실성이 떨어지면서 실현되지 않았다.


제19회 중국 베이징 과학기술 산업 박람회에서 새로운 형태의 교통수단으로 많은 언론의 호평을 받은 ‘바톄(巴鐵, Transit Elevated Bus)’. 그 베일 뒤에 가려진 진면목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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