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인수했다”…‘승부사’ 손정의 35조 원 투자
입력 2016.08.09 (18:03)
수정 2016.08.0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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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가장 신 나는 일이다”
손정의(59) 소프트뱅크 회장이 차세대 먹거리로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을 낙점했다.
일본 정보기술(IT)기업 소프트뱅크가 영국의 IoT 분야 반도체 설계회사인 ARM을 234억 파운드(약 35조 원)에 인수했다.
폭풍 성장이 예상되는 IoT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손 회장의 판단이 다시 한 번 미래를 내다 본 혜안이 될지 주목된다.
손 사장은 지난달 18일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인터넷은 기회이며 ARM 장래의 성장 여력을 생각하면 싸게 산 것"이라며 "ARM의 인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신 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외국 기업의 영국 IT기업 인수로 최대이자 아시아 기업의 영국 투자로도 가장 규모가 크다.

ARM는 어떤 회사.
손 사장은 무려 35조 원가량을 현금으로 지불하고도 싸게 회사를 인수했다고 싱글벙글이다.
그렇다면 대체 ARM 회사는 어떤 곳 이길래 손 회장이 이처럼 기뻐하는 걸까.
ARM은 사물인터넷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 설계 회사다. ARM의 기술이 들어간 칩은 스마트폰에서부터 서버나 가정의 인터넷 연결 기기 등에까지 널리 쓰이고 있다. ARM은 자동차에서부터 전구까지 모든 것을 인터넷에 연결하는 사물인터넷에 투자해왔다.
아직은 익숙지 않은 '사물인터넷'이란 간단히 말해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기술이나 환경을 일컫는다. 지금도 인터넷에 연결된 사물은 주변에서 적잖게 볼 수 있지만 사물인터넷이 여는 세상은 이와 다르다.
지금까진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들이 정보를 주고받으려면 인간의 ‘조작’이 개입돼야 했다. 그러나 사물인터넷 시대가 열리면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가 사람의 도움 없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다면, 90%는 ARM의 설계도로 만든 프로세서를 쓰고 있다. B2B(기업 간 거래) 기업에 B2B 사업을 하는 회사다 보니, 대중에게는 생소한 회사다.
손 사장은 "ARM의 기술은 연간 148억 개의 반도체에 쓰인다. ARM이 설계한 반도체는 다양한 스마트폰에 들어있다. 스마트폰의 통신용 반도체 중 ARM이 설계한 반도체가 90%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미국 애플이나 한국 삼성전자의 스마트 폰도 ARM의 칩 없이는 단말기를 만들 수 없다"고 소개했다.

손 사장이 ARM 인수 결정 내린 이유는
손 사장이 ARM 인수 결정을 내린 것은 통신사업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봤기 때문이다. 2012년에 약 25조 원을 들여 사들인 스프린트는 미국 시장 1위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손 사장은 "통신사는 앞으로 콘텐츠 제공자들에게 통신 인프라만을 제공하는 '단순 망 제공자'로 전락한다"며 통신 시장이 포화에 이르렀다고 예측했다.
ARM은 정체된 소프트뱅크의 통신 인프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마지막 퍼즐이 될 전망이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사물들의 핵심 부품을 소프트뱅크가 손에 넣게 되는 셈이다. 손 회장은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 페이스북처럼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들은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손 사장은 ARM의 기술을 오랫동안 탐내왔다면서 “사물인터넷이 제공하는 매우 중요한 기회를 잡기 위해 투자한다. ARM은 소프트뱅크 그룹의 전략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손 사장이 이번 인수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은퇴를 철회하고 경영 일선에 복귀했는데 이 모든 것이 ARM 인수와 관련이 있으며, 향후 30년의 중점 사업으로 인공지능, 스마트로봇과 함께 사물인터넷을 꼽고 있다.
그는 “이번 건은 우리가 한 가장 중요한 인수 가운데 하나”라면서 “ARM은 소프트뱅크 성장 전략에서 핵심 기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연 그의 공격적 행보가 ‘신의 한 수’가 될지 혹은‘잘못된 선택’의 불행한 결말로 끝날지 업계는 다시 한 번 손정의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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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원 기자 jws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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