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열대야 30일째…유례없는 8월 폭염

입력 2016.08.22 (21:31) 수정 2016.08.2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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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여름 폭염은 문자 그대로 기록적입니다.

이례적인 장기폭염도 그렇지만, 처서까지 넘어설 8월말의 폭염도 근래 없던 일입니다.

폭염이 끝나겠다는 예보는 자꾸만 뒤로 늦춰지고 있는데요,

이달 8월의 폭염 기록을 신방실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열대야 30일째…기록적 8월 폭염▼

<기자 멘트>

폭염이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밤에는 열대야가 이어지며 하루하루가 힙겹습니다.

서울에서는 오늘(22일)로 벌써 30일째 열대야가 계속됐는데요.

지난달 22일 열대야가 처음 시작돼 단 이틀만 빼고 무려 한달 동안 밤 더위에 시달렸습니다.

오는 금요일까지 나흘 더 열대야가 지속된다는 예보인데, 그렇게 되면 열대야 일수는 34일로 역대 가장 더웠던 1994년에 근접하게 됩니다.

최근 열대야는 특히 서울, 경기지역에서 심각합니다.

폭염으로 유명한 대구의 경우 올해 열대야는 12일에 그쳐 서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지난 17일부터는 그나마도 끝났습니다.

도심 열섬 현상에다 동풍이 태맥산맥을 넘으면서 고온건조해지는 푄 현상으로 수도권이 열풍의 직격탄을 맞은 겁니다.

이달들어 어제(21일)까지 서울의 평균 최고기온은 34.5도, 그러니까 94년보다 1.4도나 높아 관측 이후 108년만에 최고였습니다.

예년 같으면 8월 중순부터는 더위가 점차 물러가지만, 올여름은 오히려 절정인데요.

유례없는 8월 폭염의 원인과 전망을 재난 스튜디오에서 이정훈 기자가 알려드립니다.

▼열파 고기압에 온난화…이례적 장기 폭염▼

<리포트>

꺾인다던 폭염이 하루하루 길어지더니 8월 하순까지 왔습니다.

유난히 긴 올여름 폭염의 원인, 바로 여기 보이는 중국 내륙의 열적 고기압입니다.

예년 이맘때면 북태평양고기압이 동쪽으로 물러가며 폭염이 수그러듭니다.

그런데 올해는 북태평양고기압은 물러갔는데 열적 고기압이 8월 내내 한반도로 열기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기상학자들은 8월의 이 같은 기압 배치는 전례 없는 현상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국내외 기후 예측 모델들도 번번이 빗나갔는데요,

지난달 일본 기상청이 내놓은 예측 모델을 보면 이번 달 한반도 주변에는 선선한 저기압이 자리잡아 기온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러다보니 일각에선 온난화 탓에 기상 이변이 일상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올봄 유라시아 대륙의 눈 덮인 지역을 나타낸 그림입니다.

예년과 달리 중국 북부와 몽골 지역이 눈이 녹아 텅 비었습니다.

온난화로 눈이 사라지자 지면이 뜨겁게 데워지며 열적 고기압이 만들어졌다는 추정입니다.

맹위를 떨치던 열적 고기압은 이번 주 후반부터나 세력이 꺾일 전망입니다.

이렇게 폭염이 길어지다보니, 피해도 점점 불어나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임종빈 기자 전해드립니다.

▼폭염 피해도 급증…온열 질환 2천명 돌파▼

<리포트>

경남 남해안의 한 멍게 어장.

지금쯤 주황색 멍게가 주렁주렁 매달려있어야 할 봉줄이 텅 비어있습니다.

폭염으로 바닷물 수온이 30도 가까이 치솟으면서 멍게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폐사한 겁니다.

<인터뷰> 서의동(멍게 수하식 수협) : "한 70~80% 정도는 죽지 않았나, 폐사가 일어나지 않았나 그렇게 예측을 합니다."

양식장 10여 곳에서도 우럭이 떼죽음하는 등 지난주까지 209만여 마리의 어류가 폭염에 폐사했습니다.

닭과 오리 등 가축 폐사도 사상 최대인 370여만 마리로 늘었습니다.

따가운 햇볕에 고랭지 배추가 말라죽는 등 농작물 피해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성익(고랭지 배추 재배 농민) : "너무 날씨가 뜨겁다 보니까 배추가 크지를 못하는 거죠."

계속되는 폭염으로 열사병이나 열탈진 등 온열 질환자 수도 연일 사상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지난 5월 23일부터 어제(21일)까지 응급실에 실려온 온열 질환자 수는 1999명.

환자가 가장 많았던 지난 2013년의 1.7배에 달합니다.

사망자도 16명으로 역대 최다입니다.

가뭄까지 겹치면서 전국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51%로 떨어졌고, 농촌 지역에서는 고추와 콩 등 밭작물에서 가뭄 피해도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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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열대야 30일째…유례없는 8월 폭염
    • 입력 2016-08-22 21:32:34
    • 수정2016-08-23 10: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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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여름 폭염은 문자 그대로 기록적입니다. 이례적인 장기폭염도 그렇지만, 처서까지 넘어설 8월말의 폭염도 근래 없던 일입니다. 폭염이 끝나겠다는 예보는 자꾸만 뒤로 늦춰지고 있는데요, 이달 8월의 폭염 기록을 신방실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열대야 30일째…기록적 8월 폭염▼ <기자 멘트> 폭염이 좀처럼 끝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밤에는 열대야가 이어지며 하루하루가 힙겹습니다. 서울에서는 오늘(22일)로 벌써 30일째 열대야가 계속됐는데요. 지난달 22일 열대야가 처음 시작돼 단 이틀만 빼고 무려 한달 동안 밤 더위에 시달렸습니다. 오는 금요일까지 나흘 더 열대야가 지속된다는 예보인데, 그렇게 되면 열대야 일수는 34일로 역대 가장 더웠던 1994년에 근접하게 됩니다. 최근 열대야는 특히 서울, 경기지역에서 심각합니다. 폭염으로 유명한 대구의 경우 올해 열대야는 12일에 그쳐 서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지난 17일부터는 그나마도 끝났습니다. 도심 열섬 현상에다 동풍이 태맥산맥을 넘으면서 고온건조해지는 푄 현상으로 수도권이 열풍의 직격탄을 맞은 겁니다. 이달들어 어제(21일)까지 서울의 평균 최고기온은 34.5도, 그러니까 94년보다 1.4도나 높아 관측 이후 108년만에 최고였습니다. 예년 같으면 8월 중순부터는 더위가 점차 물러가지만, 올여름은 오히려 절정인데요. 유례없는 8월 폭염의 원인과 전망을 재난 스튜디오에서 이정훈 기자가 알려드립니다. ▼열파 고기압에 온난화…이례적 장기 폭염▼ <리포트> 꺾인다던 폭염이 하루하루 길어지더니 8월 하순까지 왔습니다. 유난히 긴 올여름 폭염의 원인, 바로 여기 보이는 중국 내륙의 열적 고기압입니다. 예년 이맘때면 북태평양고기압이 동쪽으로 물러가며 폭염이 수그러듭니다. 그런데 올해는 북태평양고기압은 물러갔는데 열적 고기압이 8월 내내 한반도로 열기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기상학자들은 8월의 이 같은 기압 배치는 전례 없는 현상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국내외 기후 예측 모델들도 번번이 빗나갔는데요, 지난달 일본 기상청이 내놓은 예측 모델을 보면 이번 달 한반도 주변에는 선선한 저기압이 자리잡아 기온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러다보니 일각에선 온난화 탓에 기상 이변이 일상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올봄 유라시아 대륙의 눈 덮인 지역을 나타낸 그림입니다. 예년과 달리 중국 북부와 몽골 지역이 눈이 녹아 텅 비었습니다. 온난화로 눈이 사라지자 지면이 뜨겁게 데워지며 열적 고기압이 만들어졌다는 추정입니다. 맹위를 떨치던 열적 고기압은 이번 주 후반부터나 세력이 꺾일 전망입니다. 이렇게 폭염이 길어지다보니, 피해도 점점 불어나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임종빈 기자 전해드립니다. ▼폭염 피해도 급증…온열 질환 2천명 돌파▼ <리포트> 경남 남해안의 한 멍게 어장. 지금쯤 주황색 멍게가 주렁주렁 매달려있어야 할 봉줄이 텅 비어있습니다. 폭염으로 바닷물 수온이 30도 가까이 치솟으면서 멍게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폐사한 겁니다. <인터뷰> 서의동(멍게 수하식 수협) : "한 70~80% 정도는 죽지 않았나, 폐사가 일어나지 않았나 그렇게 예측을 합니다." 양식장 10여 곳에서도 우럭이 떼죽음하는 등 지난주까지 209만여 마리의 어류가 폭염에 폐사했습니다. 닭과 오리 등 가축 폐사도 사상 최대인 370여만 마리로 늘었습니다. 따가운 햇볕에 고랭지 배추가 말라죽는 등 농작물 피해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성익(고랭지 배추 재배 농민) : "너무 날씨가 뜨겁다 보니까 배추가 크지를 못하는 거죠." 계속되는 폭염으로 열사병이나 열탈진 등 온열 질환자 수도 연일 사상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지난 5월 23일부터 어제(21일)까지 응급실에 실려온 온열 질환자 수는 1999명. 환자가 가장 많았던 지난 2013년의 1.7배에 달합니다. 사망자도 16명으로 역대 최다입니다. 가뭄까지 겹치면서 전국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51%로 떨어졌고, 농촌 지역에서는 고추와 콩 등 밭작물에서 가뭄 피해도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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