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은 하와이에 있다?

입력 2016.08.23 (14:23) 수정 2016.08.2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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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8일에 개봉해 인기리에 상영됐던 영화 '마션'은 많은 과학적 관심을 끌었다. 화성에서 조난당한 우주비행사의 '생존'과 '귀환'을 다룬 이 영화를 보고 사람들은 '과연 화성에선 감자농사가 가능할까?' 그리고 '그렇게 오랜 시간 생존할 수 있을까?' 또는 '우주에 혼자 남겨진 인간은 고독과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등등의 궁금증을 가졌다.

이 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화성에서 생존하는 실험이 실제로 진행됐다. 2015년 8월 28일부터 미국의 하와이 마우나로아 화산에서 나사(NASA)의 지원을 받은 프랑스 우주생물학자와 독일 물리학자와 비행사, 미국 건축가, 의사, 토양학자 등 6명이 화성 생활을 가정한 1년 일정의 고립 훈련을 했다. 그리고 이제 이들은 1년 동안의 화성 적응훈련을 마치고 무사 귀환을 앞두고 있다.

하와이 마우나로아 화산의 화성 거주 실험용 돔 밖에서 토양을 채취하는 과학자하와이 마우나로아 화산의 화성 거주 실험용 돔 밖에서 토양을 채취하는 과학자

이들은 하와이 마우나로아 화산의 해발 2,499m 산기슭에 설치한 지름 11m, 높이 6m 돔 안에서 생활했다. 그리고 돔 밖으로 나갈 때는 우주복을 입고서만 나갈 수 있었다.

돔 내부의 과학자들 방에는 간이침대와 책상이 있고 인터넷 사용은 제한됐다. 식량은 가루 치즈나 참치 통조림 등 건조식품 정도였으며 주변에 동물이나 식물도 없었다.


과학자들은 '화성에서 생중계'라는 제목의 블로그를 통해 한 달에 2∼3차례 생존 신고를 하며 소식을 전했다. 외부와의 통신은 실제 화성으로부터 지구에 메시지를 중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인 20분만큼 지연됐다.

이들은 화성 탐사를 대비해 제한된 자원으로 생활하면서 연구를 수행하고 대인 갈등을 최소화하는 훈련도 마쳤다.

다른 우주탐사 훈련이 기술적, 과학적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고립 훈련은 우주인들이 오랜 기간 좁은 공간에서 함께 살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이번 훈련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하와이대가 주관하는 하와이 우주탐사 아날로그 시뮬레이션(HI-SEAS) 프로젝트의 하나이다.


과학자들은 마우나로아 흙과 태양광으로 밝힌 발광 다이오드(LED) 조명을 이용해 토마토를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마우나로아는 고도가 높아서 토양에서 식물이 거의 자랄 수 없어 물이 없는 화성 토양과 환경이 비슷하다. 그래서 이번 훈련에 앞서 이곳에서 4개월, 8개월짜리 화성 시뮬레이션이 이뤄지기도 했다.

[바로가기] ☞ 하와이 돔 화성 인간생존실험 비디오

그런데 영화 '마션'은 이번 실험이 행해진 하와이가 아니라 요르단의 와디 럼에서 촬영됐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화성의 배경으로 요르단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영화에 등장한 화성은 광활하고 황량한 사막의 모습이다.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남쪽으로 320km 떨어진 와디 럼이 화성과 너무 흡사해 영화를 촬영할 때 특수효과를 약간만 썼을 정도로 화성과 비슷한 모습이라고 한다.

요르단은 여름에 40℃ 이상 기온이 올라가는 더운 나라다. 그리고 와디 럼은 거대한 붉은 사막지대로 유명해 각종 공상과학영화가 촬영된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으로 지정되기도했다.

붉은빛 모래와 사암 절벽이 가득한 와디 럼의 밤은 특별하다. 해발고도가 1000미터를 넘는 고지대인 데다 각종 빛의 공해가 없기 때문에 세계에서 별 보기 가장 좋은 곳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돔에서 화성 생활을 경험한 과학자들은 오는 26일 1년동안의 훈련 일정을 모두 마치고 현실 세계로 돌아온다.

프로젝트 책임연구원인 킴 빈스테드는 "이번 시뮬레이션은 러시아 지역에서 2011년 520일 동안 진행한 실험 이후 두 번째로 긴 화성 적응훈련이었다"고 설명했다.

실험을 마치게 된 과학자들도 신선한 공기와 음식을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돔 밖으로 나가면 바다에 뛰어들겠다고 떠들기도 하고, 맥주도 즐기겠다고 말한다.

[바로가기] ☞ 과학자들의 소감


그렇다면 이번 하와이 화산의 고립 실험에서 과학자들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을까?

목적은 단지 인간이 느끼는 고립과 단절 속에 간간이 이뤄지는 소통, 건조된 음식을 먹고 생존해가는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서였을까?

메마른 붉은 사막이 펼쳐지는 대신, 저 멀리 하얀 눈이 덮여있는 하와이에서 화성을 제대로 느꼈을까?

3명의 남성과 3명의 여성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어떤 결과를 얻었을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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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은 하와이에 있다?
    • 입력 2016-08-23 14:23:21
    • 수정2016-08-23 14:27:03
    취재K
2015년 10월 8일에 개봉해 인기리에 상영됐던 영화 '마션'은 많은 과학적 관심을 끌었다. 화성에서 조난당한 우주비행사의 '생존'과 '귀환'을 다룬 이 영화를 보고 사람들은 '과연 화성에선 감자농사가 가능할까?' 그리고 '그렇게 오랜 시간 생존할 수 있을까?' 또는 '우주에 혼자 남겨진 인간은 고독과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등등의 궁금증을 가졌다. 이 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화성에서 생존하는 실험이 실제로 진행됐다. 2015년 8월 28일부터 미국의 하와이 마우나로아 화산에서 나사(NASA)의 지원을 받은 프랑스 우주생물학자와 독일 물리학자와 비행사, 미국 건축가, 의사, 토양학자 등 6명이 화성 생활을 가정한 1년 일정의 고립 훈련을 했다. 그리고 이제 이들은 1년 동안의 화성 적응훈련을 마치고 무사 귀환을 앞두고 있다. 하와이 마우나로아 화산의 화성 거주 실험용 돔 밖에서 토양을 채취하는 과학자 이들은 하와이 마우나로아 화산의 해발 2,499m 산기슭에 설치한 지름 11m, 높이 6m 돔 안에서 생활했다. 그리고 돔 밖으로 나갈 때는 우주복을 입고서만 나갈 수 있었다. 돔 내부의 과학자들 방에는 간이침대와 책상이 있고 인터넷 사용은 제한됐다. 식량은 가루 치즈나 참치 통조림 등 건조식품 정도였으며 주변에 동물이나 식물도 없었다. 과학자들은 '화성에서 생중계'라는 제목의 블로그를 통해 한 달에 2∼3차례 생존 신고를 하며 소식을 전했다. 외부와의 통신은 실제 화성으로부터 지구에 메시지를 중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인 20분만큼 지연됐다. 이들은 화성 탐사를 대비해 제한된 자원으로 생활하면서 연구를 수행하고 대인 갈등을 최소화하는 훈련도 마쳤다. 다른 우주탐사 훈련이 기술적, 과학적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고립 훈련은 우주인들이 오랜 기간 좁은 공간에서 함께 살면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이번 훈련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하와이대가 주관하는 하와이 우주탐사 아날로그 시뮬레이션(HI-SEAS) 프로젝트의 하나이다. 과학자들은 마우나로아 흙과 태양광으로 밝힌 발광 다이오드(LED) 조명을 이용해 토마토를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마우나로아는 고도가 높아서 토양에서 식물이 거의 자랄 수 없어 물이 없는 화성 토양과 환경이 비슷하다. 그래서 이번 훈련에 앞서 이곳에서 4개월, 8개월짜리 화성 시뮬레이션이 이뤄지기도 했다. [바로가기] ☞ 하와이 돔 화성 인간생존실험 비디오 그런데 영화 '마션'은 이번 실험이 행해진 하와이가 아니라 요르단의 와디 럼에서 촬영됐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화성의 배경으로 요르단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영화에 등장한 화성은 광활하고 황량한 사막의 모습이다.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남쪽으로 320km 떨어진 와디 럼이 화성과 너무 흡사해 영화를 촬영할 때 특수효과를 약간만 썼을 정도로 화성과 비슷한 모습이라고 한다. 요르단은 여름에 40℃ 이상 기온이 올라가는 더운 나라다. 그리고 와디 럼은 거대한 붉은 사막지대로 유명해 각종 공상과학영화가 촬영된 곳으로,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으로 지정되기도했다. 붉은빛 모래와 사암 절벽이 가득한 와디 럼의 밤은 특별하다. 해발고도가 1000미터를 넘는 고지대인 데다 각종 빛의 공해가 없기 때문에 세계에서 별 보기 가장 좋은 곳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돔에서 화성 생활을 경험한 과학자들은 오는 26일 1년동안의 훈련 일정을 모두 마치고 현실 세계로 돌아온다. 프로젝트 책임연구원인 킴 빈스테드는 "이번 시뮬레이션은 러시아 지역에서 2011년 520일 동안 진행한 실험 이후 두 번째로 긴 화성 적응훈련이었다"고 설명했다. 실험을 마치게 된 과학자들도 신선한 공기와 음식을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돔 밖으로 나가면 바다에 뛰어들겠다고 떠들기도 하고, 맥주도 즐기겠다고 말한다. [바로가기] ☞ 과학자들의 소감 그렇다면 이번 하와이 화산의 고립 실험에서 과학자들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을까? 목적은 단지 인간이 느끼는 고립과 단절 속에 간간이 이뤄지는 소통, 건조된 음식을 먹고 생존해가는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서였을까? 메마른 붉은 사막이 펼쳐지는 대신, 저 멀리 하얀 눈이 덮여있는 하와이에서 화성을 제대로 느꼈을까? 3명의 남성과 3명의 여성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어떤 결과를 얻었을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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