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숲, 기온 3도 낮춘다는데… ‘서울은 1인당 면적 꼴찌’

입력 2016.08.24 (16:41) 수정 2016.08.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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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진 가운데 더위를 식혀주는 '도시숲'이 주목받고 있다. 도시숲이란 국민의 보건 휴양, 정서 함양, 체험활동 등을 위해 조성된 산림과 수목으로 도시 내 공원, 학교숲, 산림공원, 가로수 등을 말한다. 면 단위 지역과 국립공원, 도립공원 등 자연공원은 제외된다.

지난 5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발표한 '도시숲의 열재해 감소효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도시숲의 기온은 숲 바깥보다 최대 3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땡볕에서 활동을 하다가 나무 높이가 10m 정도인 도시숲에서 15분 정도 휴식하면 체온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

이와 함께 도시숲은 소음 감소, 대기 정화 등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더위를 줄여 생활 환경을 쾌적하게 해주는 도시숲이지만, 서울 시민은 상대적으로 그 혜택을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 1인당 도시숲, 전국 꼴찌

오늘(25일)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서울의 1인당 도시숲 면적은 12.6㎡로 전국 17개 광역 단체 가운데 가장 좁은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45.6㎡), 세종(56.9㎡), 부산(69.2㎡) 지역의 1인당 도시숲 면적은 100㎡가 채 안 됐다.

반면 1인당 도시숲 면적이 가장 넓은 곳은 강원(1845.2㎡)이었다. 이어 제주(1592.9㎡), 전남(898.9㎡) 지역의 1인당 도시숲 면적이 넓은 것으로 분석됐다.

산림청은 도시숲 가운데 시민들이 이용하기 위해 부담하는 별도의 시간과 비용이 적고 실생활에서 쉽게 접근·활용할 수 있는 도시숲을 '생활권 도시숲'으로 분류하고 있다.

시민들이 실생활 속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권 도시숲의 1인당 면적은 전북이 23.34㎡로 가장 넓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강원(18.91㎡), 울산(16.16㎡), 전남(13.19㎡), 충북(13.04㎡) 등의 순이었다.

반대로 서울은 1인당 도시숲에 이어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 역시 가장 좁은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의 1인당 생활권 도시숲은 4.35㎡로 전북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어 경기(5.29㎡), 세종(5.66㎡), 인천(5.95㎡), 대구(7.88㎡) 등의 순으로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이 좁았다.



특히 서울시는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국비 140억 원 등을 통해 총 109만㎡ 규모의 도시숲을 새로 조성했지만 2013년과 2014년 도시숲 조성 실적은 '0'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립공원은 도시숲 면적에 포함되지 않고 서울시 인구가 매우 많은 것을 고려하면 1인당 도시숲 면적이 좁은 것은 당연하다"면서 "예산을 투입해 개인 소유의 땅을 도시숲으로 바꾸고 싶어도 소유주는 경제적인 면을 고려해 개발하려고 하지 공공적인 측면을 감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관악구 1인당 생활권 도시숲 1㎡도 안 돼

전국 광역 단체 가운데 1인당 도시숲 면적이 가장 좁은 서울이지만, 서울 내 자치구별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금천구의 1인당 도시숲은 45.31㎡로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넓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종로구(40.41㎡), 강남구(32.34㎡), 동작구(24.47㎡) 등의 순으로 1인당 도시숲이 넓었다.

서울시 관악구 위성 지도서울시 관악구 위성 지도


반면 관악구는 1인당 도시숲 면적이 1.8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진구(2.38㎡), 은평구(4.39㎡), 성북구(4.86㎡), 영등포구(5.24㎡) 등도 상대적으로 1인당 도시숲 면적이 좁았다.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은 서초구가 13.13㎡로 가장 넓었다. 종로구는 9.33㎡로 1인당 도시숲과 동일하게 25개 자치구 가운데 두번째로 넓었다. 이어 송파구(8.29㎡), 마포구(7.87㎡), 동작구(6.33㎡) 순이었다.

1인당 도시숲 면적이 가장 좁았던 관악구는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에서도 0.88㎡로 꼴찌를 기록했다. 광진구 역시 1.12㎡로 1인당 도시숲에 이어 24위를 기록했다.



1인당 도시숲 면적이 가장 넓었던 금천구는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에서는 1.75㎡로 비교적 좁게 나타났다. 동대문구(2.19㎡), 용산구(2.29㎡), 중구(2.64㎡) 등도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이 상대적으로 좁은 지역이었다.

◆ 우리나라 도시숲, WHO 기준에 못 미쳐



2013년 말 우리나라의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은 8.3㎡다. 이는 국제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기준 9㎡에 못 미치는 넓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인구 중 약 90%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지만 생활권 주변에서 누릴 수 있는 도시 숲은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의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인 4.35㎡는 다른 세계 주요 도시인 파리(13㎡), 뉴욕(23㎡), 런던(27㎡)과 비교해 매우 좁은 편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도시 개발과 도시 지역 숲에 대한 관리 부실로 도시 생태계의 건강성이 악화하고 있다"며 "도시숲, 가로수 등을 조성해 시민이 누릴 수 있는 녹색 생활 공간을 늘리고 도시 생태계의 기능도 회복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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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숲, 기온 3도 낮춘다는데… ‘서울은 1인당 면적 꼴찌’
    • 입력 2016-08-24 16:41:22
    • 수정2016-08-24 18:00:22
    사회
올여름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진 가운데 더위를 식혀주는 '도시숲'이 주목받고 있다. 도시숲이란 국민의 보건 휴양, 정서 함양, 체험활동 등을 위해 조성된 산림과 수목으로 도시 내 공원, 학교숲, 산림공원, 가로수 등을 말한다. 면 단위 지역과 국립공원, 도립공원 등 자연공원은 제외된다.

지난 5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발표한 '도시숲의 열재해 감소효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도시숲의 기온은 숲 바깥보다 최대 3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땡볕에서 활동을 하다가 나무 높이가 10m 정도인 도시숲에서 15분 정도 휴식하면 체온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

이와 함께 도시숲은 소음 감소, 대기 정화 등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더위를 줄여 생활 환경을 쾌적하게 해주는 도시숲이지만, 서울 시민은 상대적으로 그 혜택을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 1인당 도시숲, 전국 꼴찌

오늘(25일)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서울의 1인당 도시숲 면적은 12.6㎡로 전국 17개 광역 단체 가운데 가장 좁은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45.6㎡), 세종(56.9㎡), 부산(69.2㎡) 지역의 1인당 도시숲 면적은 100㎡가 채 안 됐다.

반면 1인당 도시숲 면적이 가장 넓은 곳은 강원(1845.2㎡)이었다. 이어 제주(1592.9㎡), 전남(898.9㎡) 지역의 1인당 도시숲 면적이 넓은 것으로 분석됐다.

산림청은 도시숲 가운데 시민들이 이용하기 위해 부담하는 별도의 시간과 비용이 적고 실생활에서 쉽게 접근·활용할 수 있는 도시숲을 '생활권 도시숲'으로 분류하고 있다.

시민들이 실생활 속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권 도시숲의 1인당 면적은 전북이 23.34㎡로 가장 넓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강원(18.91㎡), 울산(16.16㎡), 전남(13.19㎡), 충북(13.04㎡) 등의 순이었다.

반대로 서울은 1인당 도시숲에 이어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 역시 가장 좁은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의 1인당 생활권 도시숲은 4.35㎡로 전북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어 경기(5.29㎡), 세종(5.66㎡), 인천(5.95㎡), 대구(7.88㎡) 등의 순으로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이 좁았다.



특히 서울시는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국비 140억 원 등을 통해 총 109만㎡ 규모의 도시숲을 새로 조성했지만 2013년과 2014년 도시숲 조성 실적은 '0'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립공원은 도시숲 면적에 포함되지 않고 서울시 인구가 매우 많은 것을 고려하면 1인당 도시숲 면적이 좁은 것은 당연하다"면서 "예산을 투입해 개인 소유의 땅을 도시숲으로 바꾸고 싶어도 소유주는 경제적인 면을 고려해 개발하려고 하지 공공적인 측면을 감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관악구 1인당 생활권 도시숲 1㎡도 안 돼

전국 광역 단체 가운데 1인당 도시숲 면적이 가장 좁은 서울이지만, 서울 내 자치구별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금천구의 1인당 도시숲은 45.31㎡로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넓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종로구(40.41㎡), 강남구(32.34㎡), 동작구(24.47㎡) 등의 순으로 1인당 도시숲이 넓었다.

서울시 관악구 위성 지도

반면 관악구는 1인당 도시숲 면적이 1.8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진구(2.38㎡), 은평구(4.39㎡), 성북구(4.86㎡), 영등포구(5.24㎡) 등도 상대적으로 1인당 도시숲 면적이 좁았다.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은 서초구가 13.13㎡로 가장 넓었다. 종로구는 9.33㎡로 1인당 도시숲과 동일하게 25개 자치구 가운데 두번째로 넓었다. 이어 송파구(8.29㎡), 마포구(7.87㎡), 동작구(6.33㎡) 순이었다.

1인당 도시숲 면적이 가장 좁았던 관악구는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에서도 0.88㎡로 꼴찌를 기록했다. 광진구 역시 1.12㎡로 1인당 도시숲에 이어 24위를 기록했다.



1인당 도시숲 면적이 가장 넓었던 금천구는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에서는 1.75㎡로 비교적 좁게 나타났다. 동대문구(2.19㎡), 용산구(2.29㎡), 중구(2.64㎡) 등도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이 상대적으로 좁은 지역이었다.

◆ 우리나라 도시숲, WHO 기준에 못 미쳐



2013년 말 우리나라의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은 8.3㎡다. 이는 국제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기준 9㎡에 못 미치는 넓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인구 중 약 90%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지만 생활권 주변에서 누릴 수 있는 도시 숲은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의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인 4.35㎡는 다른 세계 주요 도시인 파리(13㎡), 뉴욕(23㎡), 런던(27㎡)과 비교해 매우 좁은 편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도시 개발과 도시 지역 숲에 대한 관리 부실로 도시 생태계의 건강성이 악화하고 있다"며 "도시숲, 가로수 등을 조성해 시민이 누릴 수 있는 녹색 생활 공간을 늘리고 도시 생태계의 기능도 회복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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