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지진에 무너진 천년 불교유적 복구 ‘조심조심’

입력 2016.08.2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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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정부가 지난 24일 규모 6.8의 강진에 파괴된 천년 불교유적의 복구작업을 서두르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현지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은 문화종교부에 지진으로 무너진 바간의 고대 불교 사원과 불탑에 대한 복구를 서두르지 말라면서 "복구작업과 관련해서는 유네스코의 유물복원 전문가들과 상의하고 기술적 지원도 받으라는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얀마 정부가 파손된 불교유적 복구에 조심스러운 것은, 마구잡이식 복구로 유물이 더 훼손될 것을 우려한 탓이다.

'세계 3대 불교유적'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미얀마 바간의 고대 불교유적지는 1975년 8월 규모 8의 강진 때도 엄청난 피해를 본 적이 있다. 당시 수백 개의 사원과 불탑이 복원 불가능한 수준으로 파손되면서, 이전에 3천여 개에 이르던 불교 유물 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

더 큰 문제는 이후 복구과정이었다. 1990년대 관광지로서의 바간의 가치를 깨달은 군부정권이 서둘러 복구작업을 벌이면서, 600여 개의 불탑이 복구 이후 원형과 달라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당시 복구팀은 시멘트와 같은 현대식 건축재료를 사용해 복구하면서 고대 불교유적의 의미를 퇴색시켰고, 인근 지역에 골프장을 짓고 포장도로를 내는가 하면, 61m 높이의 감시탑까지 설치했다.

이는 결국 역사가들과 고고학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바간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던 정부의 노력도 무분별한 복구작업의 부작용 때문에 아직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미얀마 건축가협회장인 순 우는 미얀마 타임스에 "무너진 불탑에 대한 복원은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세계 문화유산 복구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화유적의 가치가 부적절한 복구작업 때문에 다시 훼손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전 지도자들은 자기를 마음대로 복구작업을 진행했다. 바간은 미얀마만의 유적이 아니라 세계 모두의 유물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24일 미얀마 중부 마궤주(州) 차우크에서 발생한 규모 6.8의 강진으로 10∼14세기에 건립된 바간의 사원과 불탑 180여개를 비롯해 모두 230여 개의 고대 불교유적이 무너지거나 훼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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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지진에 무너진 천년 불교유적 복구 ‘조심조심’
    • 입력 2016-08-27 14:58:23
    국제
미얀마 정부가 지난 24일 규모 6.8의 강진에 파괴된 천년 불교유적의 복구작업을 서두르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현지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은 문화종교부에 지진으로 무너진 바간의 고대 불교 사원과 불탑에 대한 복구를 서두르지 말라면서 "복구작업과 관련해서는 유네스코의 유물복원 전문가들과 상의하고 기술적 지원도 받으라는 지시를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얀마 정부가 파손된 불교유적 복구에 조심스러운 것은, 마구잡이식 복구로 유물이 더 훼손될 것을 우려한 탓이다.

'세계 3대 불교유적'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미얀마 바간의 고대 불교유적지는 1975년 8월 규모 8의 강진 때도 엄청난 피해를 본 적이 있다. 당시 수백 개의 사원과 불탑이 복원 불가능한 수준으로 파손되면서, 이전에 3천여 개에 이르던 불교 유물 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

더 큰 문제는 이후 복구과정이었다. 1990년대 관광지로서의 바간의 가치를 깨달은 군부정권이 서둘러 복구작업을 벌이면서, 600여 개의 불탑이 복구 이후 원형과 달라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당시 복구팀은 시멘트와 같은 현대식 건축재료를 사용해 복구하면서 고대 불교유적의 의미를 퇴색시켰고, 인근 지역에 골프장을 짓고 포장도로를 내는가 하면, 61m 높이의 감시탑까지 설치했다.

이는 결국 역사가들과 고고학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바간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던 정부의 노력도 무분별한 복구작업의 부작용 때문에 아직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미얀마 건축가협회장인 순 우는 미얀마 타임스에 "무너진 불탑에 대한 복원은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한다. 세계 문화유산 복구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화유적의 가치가 부적절한 복구작업 때문에 다시 훼손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전 지도자들은 자기를 마음대로 복구작업을 진행했다. 바간은 미얀마만의 유적이 아니라 세계 모두의 유물이다"고 덧붙였다.

지난 24일 미얀마 중부 마궤주(州) 차우크에서 발생한 규모 6.8의 강진으로 10∼14세기에 건립된 바간의 사원과 불탑 180여개를 비롯해 모두 230여 개의 고대 불교유적이 무너지거나 훼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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