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학 기피 심각’…의대생 100명 중 2명 “전공하겠다”

입력 2016.08.29 (09:56) 수정 2016.08.2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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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의 기초의학 기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기초의학을 전공으로 삼겠다는 의대생은 100명 가운데 2명뿐이었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이진석 교수팀은 2013년 전국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 학생 1만 2천709명을 대상으로 전공선택에 대한 선호도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초의학은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과목과 달리 해부학, 생리학, 조직학 등 의학의 기초적인 지식을 연구하고 배우는 학문이다.

기초의학이 탄탄해야 의학의 학문적 발전은 물론 임상에서도 새로운 의료기술 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국내 의료계는 유독 극심한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실제로 연구팀이 전공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도 순위를 집계한 결과, 내과계가 67.6%로 가장 높았고 외과계는 30.4%, 기초의학은 2%로 나타났다.

기초의학을 선택한 학생 중에는 의과대생이 의학전문대학원생보다 선호도가 1.63배 높았다. 또 여학생은 4학년이 되면 1학년보다 선호도가 63%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진석 교수는 "소득이 적은 기초의학과 근무 강도가 높은 외과계 과목에서 의료인력의 전공과목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기초의학은 의학전문대학원 제도가 시행됐는데도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학전문대학원은 의대 이외 학부 졸업생을 모집해 임상뿐 아니라 기초의학 등 다양한 전공자로 키우는 것이 주요 목표였지만, 의학전문대학원보다 의과대학에서 기초의학 선호도가 오히려 더 높은 반대 결과가 나왔다는 게 연구팀의 지적이다.

이 교수는 "기초의학을 전공하면 임상과목을 전공했을 때보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지위도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기피하고 있다"며 "이런 환경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기초의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높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의과대학 커리큘럼을 보면, 대체로 기초의학을 저학년 때 배우고 고학년이 되면 주로 임상과목을 배우게 된다"며 "이 때문에 저학년 때 기초의학에 관심을 가졌던 학생들도 고학년이 되면 멀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건강분야인적자원'(Human resources for health)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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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초의학 기피 심각’…의대생 100명 중 2명 “전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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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6-08-29 10:21:50
    사회
의대생의 기초의학 기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기초의학을 전공으로 삼겠다는 의대생은 100명 가운데 2명뿐이었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이진석 교수팀은 2013년 전국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 학생 1만 2천709명을 대상으로 전공선택에 대한 선호도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초의학은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과목과 달리 해부학, 생리학, 조직학 등 의학의 기초적인 지식을 연구하고 배우는 학문이다.

기초의학이 탄탄해야 의학의 학문적 발전은 물론 임상에서도 새로운 의료기술 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국내 의료계는 유독 극심한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실제로 연구팀이 전공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선호도 순위를 집계한 결과, 내과계가 67.6%로 가장 높았고 외과계는 30.4%, 기초의학은 2%로 나타났다.

기초의학을 선택한 학생 중에는 의과대생이 의학전문대학원생보다 선호도가 1.63배 높았다. 또 여학생은 4학년이 되면 1학년보다 선호도가 63%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진석 교수는 "소득이 적은 기초의학과 근무 강도가 높은 외과계 과목에서 의료인력의 전공과목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기초의학은 의학전문대학원 제도가 시행됐는데도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학전문대학원은 의대 이외 학부 졸업생을 모집해 임상뿐 아니라 기초의학 등 다양한 전공자로 키우는 것이 주요 목표였지만, 의학전문대학원보다 의과대학에서 기초의학 선호도가 오히려 더 높은 반대 결과가 나왔다는 게 연구팀의 지적이다.

이 교수는 "기초의학을 전공하면 임상과목을 전공했을 때보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지위도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기피하고 있다"며 "이런 환경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기초의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높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의과대학 커리큘럼을 보면, 대체로 기초의학을 저학년 때 배우고 고학년이 되면 주로 임상과목을 배우게 된다"며 "이 때문에 저학년 때 기초의학에 관심을 가졌던 학생들도 고학년이 되면 멀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건강분야인적자원'(Human resources for health)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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