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국 수출 부진 사상 최장…활로는 없나?

입력 2016.08.2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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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이 사상 최장인 13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한 때 성장의 견인차였던 대중국 수출이 끝모를 추락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수출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전체 수출 전망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 수출 주력 품목의 약세가 가장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는 지난 7월 18억 8천만 달러를 수출하는데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나 감소했다. 수출 2위인 평판 디스플레이 센서의 수출 감소폭도 19.4%나 된다.



이들 주력 산업에서 중국은 우리 제품을 빠르게 대체하면서 우리 기업들을 추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금과 같은 중국 시장 접근 전략으로는 대중국 수출 감소 현상을 막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대중국 수출 전략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중국 진출을 초기였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대해 큰 오판을 했다. 중국의 기술력이 낙후되어 있는 반면 인구는 13억 명이나 되니까 젓가락 한 개만 팔아도 13억 개를 팔 수 있다고 착각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서 직면한 시장 환경은 그리 녹녹하지 않았다. 첫째 인구가 많은 만큼 세계 각국에서 굴지의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노리고 있었기 때문에 어떤 시장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둘째 중국 정부가 인허가권을 까다롭게 관리하는 등 우리 기업들이 중국 내수 시장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리 기업들은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기보다 중국을 수출 전진기지 또는 중간재 수출 대상으로 삼는 손쉬운 접근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성숙 단계로 접어들면서 중국 정부가 수출에서 내수 중심으로 전환하자 중국의 수출에 의존해왔던 우리 기업들의 기존 전략이 큰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결국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 전략을 근본적으로 수정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대중 수출의 추세적 하락세를 막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대중국 수출을 회복하려면 첫째 중국 내수시장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크게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유통망에 대한 이해와 공략이 필수적이다.

또한 중국 기업이 우리나라의 중간재를 대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중간재 생산 기업과 경쟁하려는 전략은 성공하기가 매우 어렵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 기업을 상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아무리 어렵더라도 독일이나 일본 기업의 기술력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중국 시장을 지키기는 매우 힘들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제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13차 5개년 규획(規劃)을 통해 2020년까지 내수 중심, 지식 기반 경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자칫 중국 정부의 경제 대전환 계획이 끝난 이후에는 우리 기업의 중국 내수 시장 공략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그 동안 우리 기업들은 쾌속 질주를 하던 중국이라는 고속열차에 올라타 쉽게 성장해 온 탓에 이 같은 거대한 변화에 적응할 기회를 놓쳤다. 지금이라도 중국이라는 시장을 지켜나가면서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시장들을 빠르게 개척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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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국 수출 부진 사상 최장…활로는 없나?
    • 입력 2016-08-29 17:52:31
    경제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이 사상 최장인 13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한 때 성장의 견인차였던 대중국 수출이 끝모를 추락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수출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전체 수출 전망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 수출 주력 품목의 약세가 가장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수출 1위 품목인 반도체는 지난 7월 18억 8천만 달러를 수출하는데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나 감소했다. 수출 2위인 평판 디스플레이 센서의 수출 감소폭도 19.4%나 된다.



이들 주력 산업에서 중국은 우리 제품을 빠르게 대체하면서 우리 기업들을 추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금과 같은 중국 시장 접근 전략으로는 대중국 수출 감소 현상을 막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면 대중국 수출 전략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중국 진출을 초기였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우리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대해 큰 오판을 했다. 중국의 기술력이 낙후되어 있는 반면 인구는 13억 명이나 되니까 젓가락 한 개만 팔아도 13억 개를 팔 수 있다고 착각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서 직면한 시장 환경은 그리 녹녹하지 않았다. 첫째 인구가 많은 만큼 세계 각국에서 굴지의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노리고 있었기 때문에 어떤 시장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둘째 중국 정부가 인허가권을 까다롭게 관리하는 등 우리 기업들이 중국 내수 시장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리 기업들은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기보다 중국을 수출 전진기지 또는 중간재 수출 대상으로 삼는 손쉬운 접근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성숙 단계로 접어들면서 중국 정부가 수출에서 내수 중심으로 전환하자 중국의 수출에 의존해왔던 우리 기업들의 기존 전략이 큰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결국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 전략을 근본적으로 수정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대중 수출의 추세적 하락세를 막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대중국 수출을 회복하려면 첫째 중국 내수시장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크게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유통망에 대한 이해와 공략이 필수적이다.

또한 중국 기업이 우리나라의 중간재를 대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중간재 생산 기업과 경쟁하려는 전략은 성공하기가 매우 어렵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가격 경쟁력에서 중국 기업을 상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아무리 어렵더라도 독일이나 일본 기업의 기술력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중국 시장을 지키기는 매우 힘들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제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13차 5개년 규획(規劃)을 통해 2020년까지 내수 중심, 지식 기반 경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자칫 중국 정부의 경제 대전환 계획이 끝난 이후에는 우리 기업의 중국 내수 시장 공략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그 동안 우리 기업들은 쾌속 질주를 하던 중국이라는 고속열차에 올라타 쉽게 성장해 온 탓에 이 같은 거대한 변화에 적응할 기회를 놓쳤다. 지금이라도 중국이라는 시장을 지켜나가면서 중국을 대체할 새로운 시장들을 빠르게 개척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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