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자국 내 중국 원자로 건설 보류…“사업 무산 가능성”

입력 2016.08.29 (21:0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안보 관련 우려가 제기된 중국의 영국 내 원자력발전 건설 프로젝트의 계약을 연기해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영국 남부에 짓는 '힝클리 포인트' 원전 건설 계약 체결을 하루 앞둔 지난달 돌연 계약 체결을 연기했다. 그렉 클라크 기업·에너지장관은 "이 프로젝트의 모든 구성 요소를 주의 깊게 고려해 이른 가을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힝클리 포인트 원전 프로젝트는 프랑스 국영 에너지업체 EDF와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광핵그룹(CGN)이 각각 66.5%와 33.5% 지분율로 영국 남부 힝클리 포인트에 2025년까지 EDF 기술의 1.67기가와트 '유럽형가압경수로'(EPR) 2기를 완공한다는 내용이다. CGN은 총 사업비의 3분의 1인 60억 파운드(약 8조 9천억 원)를 댄다.

CGN은 EDF와 힝클리 포인트 원전 이외에도 영국 내의 '시즈웰'과 '브레드웰' 2개의 원전 원전 건설 프로젝트도 함께 하기로 합의했다. 시즈웰 원전 프로젝트에 CGN이 지분 20%를 투자하고, 브래드웰 원전에는 CGN이 66.5% 지분율로 중국이 자체 개발한 '화롱원' 원자로를 짓기로 합의했다. 브래드웰 원전은 중국의 유럽 지역 원전 수출의 교두보가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메이 정부가 돌연 힝클리 포인트 원전 계약 체결을 연기한 데 대해, 메이 총리의 닉 티머시 공동비서실장은 컨소시엄에 군수 관련 업체인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CNNC가 애초부터 CGN 투자몫 가운데 일부를 책임진다는 것으로, 영국 안보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더 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메이 정부가 힝클리 원전과 브래드웰 원전을 분리하는 방안을 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힝클리 원전은 승인하되, 브래드웰 원전은 안보에 미치는 영향들이 논의될 수 있도록 승인을 미룬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패키지 합의에서 여하한 수정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3개의 원전 건설을 패키지로 담아 EDF와 계약했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힝클리 원전에 한해서만 공동투자를 하는 것으로 변경할 경우 전면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원전 관련 정부 자문역을 지낸 폴 도르프만은 힝클리 포인트를 패키지에서 따로 떼어놓는 방안은 중국이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에, 패키지 전체를 무산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힝클리 원전 취소는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 이후 유럽 이외 국가들과 관계 강화를 추구하는 와중에 영·중 관계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음을 영국 정부 고위 관리들도 잘 알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정부 지원 싱크탱크인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CIIR)는 힝클리 원전 건설 무산은 양국 관계에 장기적인 암운을 드리울 것이며, 영국 정부가 추구하는 영·중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압박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英, 자국 내 중국 원자로 건설 보류…“사업 무산 가능성”
    • 입력 2016-08-29 21:08:50
    국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안보 관련 우려가 제기된 중국의 영국 내 원자력발전 건설 프로젝트의 계약을 연기해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영국 남부에 짓는 '힝클리 포인트' 원전 건설 계약 체결을 하루 앞둔 지난달 돌연 계약 체결을 연기했다. 그렉 클라크 기업·에너지장관은 "이 프로젝트의 모든 구성 요소를 주의 깊게 고려해 이른 가을에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힝클리 포인트 원전 프로젝트는 프랑스 국영 에너지업체 EDF와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광핵그룹(CGN)이 각각 66.5%와 33.5% 지분율로 영국 남부 힝클리 포인트에 2025년까지 EDF 기술의 1.67기가와트 '유럽형가압경수로'(EPR) 2기를 완공한다는 내용이다. CGN은 총 사업비의 3분의 1인 60억 파운드(약 8조 9천억 원)를 댄다.

CGN은 EDF와 힝클리 포인트 원전 이외에도 영국 내의 '시즈웰'과 '브레드웰' 2개의 원전 원전 건설 프로젝트도 함께 하기로 합의했다. 시즈웰 원전 프로젝트에 CGN이 지분 20%를 투자하고, 브래드웰 원전에는 CGN이 66.5% 지분율로 중국이 자체 개발한 '화롱원' 원자로를 짓기로 합의했다. 브래드웰 원전은 중국의 유럽 지역 원전 수출의 교두보가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메이 정부가 돌연 힝클리 포인트 원전 계약 체결을 연기한 데 대해, 메이 총리의 닉 티머시 공동비서실장은 컨소시엄에 군수 관련 업체인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CNNC가 애초부터 CGN 투자몫 가운데 일부를 책임진다는 것으로, 영국 안보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더 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메이 정부가 힝클리 원전과 브래드웰 원전을 분리하는 방안을 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힝클리 원전은 승인하되, 브래드웰 원전은 안보에 미치는 영향들이 논의될 수 있도록 승인을 미룬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패키지 합의에서 여하한 수정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3개의 원전 건설을 패키지로 담아 EDF와 계약했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힝클리 원전에 한해서만 공동투자를 하는 것으로 변경할 경우 전면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원전 관련 정부 자문역을 지낸 폴 도르프만은 힝클리 포인트를 패키지에서 따로 떼어놓는 방안은 중국이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에, 패키지 전체를 무산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힝클리 원전 취소는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 이후 유럽 이외 국가들과 관계 강화를 추구하는 와중에 영·중 관계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음을 영국 정부 고위 관리들도 잘 알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정부 지원 싱크탱크인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소(CIIR)는 힝클리 원전 건설 무산은 양국 관계에 장기적인 암운을 드리울 것이며, 영국 정부가 추구하는 영·중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