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핫’한 오재원…밉상인가 보물인가?

입력 2016.08.30 (18:06) 수정 2016.08.30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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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팀이 볼 땐 즐거운 게 오재원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입니다"

오재원의 리액션은 두산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지만 상대팀 팬들에겐 달갑지 않다는 뜻이다. 그만큼 안티맨이 꽤 있는 선수다. 그의 플레이가 다소 오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지나친 승부욕으로 상대 선수와 마찰을 불사하고 입도 거칠어 '식빵'이란 별명도 얻었다. 욕을 하는 입모양이 '식빵'이라고 말하는것처럼 보여서 붙은 별명이다. 작년에 오재원이 FA 시장에 나왔을 때 LG 등 각 구단의 일부 팬들이 오재원의 영입을 반대했던 것도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오재원은 두산 팬 사이에서는 최고 인기선수로 꼽힌다. 적극적인 공격과 과감한 도루, 몸을 날리는 호수비 등으로 팀에서는 '슈퍼스타' 대접을 받는다. '오식빵'이라는 비난에 대해서도 두산 팬들은 열정과 투지가 지나쳐 만들어진 별명이라는 분위기다.

'벤치 클리어링'과 오재원

오재원은 벤치 클리어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선수다. 연관 검색어에 뜰 정도로 그는 벤치 클리어링의 중심에 서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2013 한국야쿠르트 프로야구 정규시즌 경기에서 3회초 도중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XTM 방송화면 캡쳐)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2013 한국야쿠르트 프로야구 정규시즌 경기에서 3회초 도중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XTM 방송화면 캡쳐)

지난 2013년 8월 SK전에서는 윤희상의 직구가 머리 쪽으로 날아오자 곧바로 언쟁이 일었고 벤치클리어링이 시작됐다. SK는 오재원의 타석 때 조원우의 3루 코치 위치와 타석에서 부산스런 움직임을 보인 오재원을 보고 사인을 훔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3회 윤희상이 다시 만난 오재원에게 위협구를 던졌고, 벤치 클리어링 사태까지 벌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오재원은 사인 훔치기에 대해 해명했고, 더 이상의 소동 없이 일단락됐다.

2015년 6월 넥센전에서는 내야 땅볼을 친 뒤 부러진 방망이를 들고 뛰는 바람에 '죽창'논란이 일었다. 오재원은 5대 0으로 앞선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내야 땅볼을 치고 1루까지 전력으로 달렸다.

6월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오재원이 내야 땅볼을 친 후 부러뜨린 방망이를 오른손에 그대로 들고 1루로 향했다. ( MBC 스포츠 플러스 중계방송 캡쳐)6월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오재원이 내야 땅볼을 친 후 부러뜨린 방망이를 오른손에 그대로 들고 1루로 향했다. ( MBC 스포츠 플러스 중계방송 캡쳐)

문제는 오재원이 타격 과정에서 부러뜨린 방망이를 오른손에 그대로 들고 1루로 향한 점이었다. 끝이 뾰족한 방망이는 넥센 수비진을 위협할 수도 있었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 오재원은 아웃됐다.


넥센과의 악연은 준플레이오프로 이어졌다. 2015년 10월12일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오재원은 벤치클리어링의 빌미를 제공했다. 서건창은 8회 1사 1,2루 상황에서 희생번트를 시도했고 1루까지 전력질주했다. 하지만 1루 베이스커버를 들어간 오재원이 논란이 될 만한 베이스커버 동작을 취했고 이에 서건창은 진루방해가 아니냐고 항의했다. 이에 오재원은 반응하며 두 선수간의 신경전이 펼쳐졌다.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5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 두산 베어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 8회초 넥센 공격 1사 1, 2루 때 희생번트를 친 서건창과 오재원의 언쟁으로 벤치클리어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015.10.11)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5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 두산 베어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 8회초 넥센 공격 1사 1, 2루 때 희생번트를 친 서건창과 오재원의 언쟁으로 벤치클리어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015.10.11)

이후 양 팀의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고 잠시 언성이 높아졌다. 오재원은 서건창이 주루플레이 후 욕설을 한 것으로 착각했다고 전했다. 이에 서건창은 "좀 피하면서 잡지"라고 말했는데 오재원이 잘못 알아 들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경기에서 두산은 승리를 거뒀지만 오재원은 상대팀들에게 '미운털'이 박혔다. 넥센과의 경기 뿐 아니라 NC,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에서도 오재원을 향한 야유가 나왔다.

오재원의 '빠던'…우리는 기억한다

'오열사'에서 '식빵'까지 오재원의 별명은 다양하다. 다만 별명을 구분했을 때 좋은 의미의 별명은 오재원이 '우리팀' 선수였을 때 나왔다. 2015년 프리미어 12 당시 일본과의 4강전에서 팬들은 오재원을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오재원은 4강전에서 0-3으로 뒤지던 한국이 4-3으로 대역전승을 거두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 오재원은 9회 역전의 시작을 알린 안타와 홈런성 타구를 기록했다. 양의지 대신 대타로 등장한 오재원은 좌전 안타를 기록하며 역전의 물꼬를 텄다. 그는 1루로 출루하며 일본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했다. 2사 만루에서 다시 타석에 선 오재원은 일본 중견수의 호수비로 아웃됐지만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일본 도쿄돔 구장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9회초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재원이 홈런성 타구를 날린 후 배트 플립을 하는 장면. (KBS 중계장면 캡처)일본 도쿄돔 구장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9회초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재원이 홈런성 타구를 날린 후 배트 플립을 하는 장면. (KBS 중계장면 캡처)

이 장면에서 오재원은 큼지막한 타구를 친 후 일명 '빠던'이라 불리는 배트플립을 했다. 빠던은 빠따 던지기의 준말로 배트 플립 행위를 말한다. 상대 선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행위로 논란의 중심에 있지만, 오재원의 빠던은 주최국이란 이유로 대회 일정까지 변경하며 특혜를 얻은 일본 대표팀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는 장면이었다.


이날 국민들을 통괘하게 해준 행동으로 오재원은 '국민 사이다'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리고 팬들은 오재원이 우리 팀일 때 어떤 선수인지, 두산 팬들의 마음을 잠시마나 이해하는 경험을 했다.

오재원은 상대팀에게는 그야말로 '밉상'이다. 그러나 오재원의 행동은 팀에 활기를 불어 넣고, 흐름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오재원이 자주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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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 ‘핫’한 오재원…밉상인가 보물인가?
    • 입력 2016-08-30 18:06:16
    • 수정2016-08-30 18:17:53
    취재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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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의 리액션은 두산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지만 상대팀 팬들에겐 달갑지 않다는 뜻이다. 그만큼 안티맨이 꽤 있는 선수다. 그의 플레이가 다소 오버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지나친 승부욕으로 상대 선수와 마찰을 불사하고 입도 거칠어 '식빵'이란 별명도 얻었다. 욕을 하는 입모양이 '식빵'이라고 말하는것처럼 보여서 붙은 별명이다. 작년에 오재원이 FA 시장에 나왔을 때 LG 등 각 구단의 일부 팬들이 오재원의 영입을 반대했던 것도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오재원은 두산 팬 사이에서는 최고 인기선수로 꼽힌다. 적극적인 공격과 과감한 도루, 몸을 날리는 호수비 등으로 팀에서는 '슈퍼스타' 대접을 받는다. '오식빵'이라는 비난에 대해서도 두산 팬들은 열정과 투지가 지나쳐 만들어진 별명이라는 분위기다.

'벤치 클리어링'과 오재원

오재원은 벤치 클리어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선수다. 연관 검색어에 뜰 정도로 그는 벤치 클리어링의 중심에 서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2013 한국야쿠르트 프로야구 정규시즌 경기에서 3회초 도중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XTM 방송화면 캡쳐)
지난 2013년 8월 SK전에서는 윤희상의 직구가 머리 쪽으로 날아오자 곧바로 언쟁이 일었고 벤치클리어링이 시작됐다. SK는 오재원의 타석 때 조원우의 3루 코치 위치와 타석에서 부산스런 움직임을 보인 오재원을 보고 사인을 훔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3회 윤희상이 다시 만난 오재원에게 위협구를 던졌고, 벤치 클리어링 사태까지 벌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오재원은 사인 훔치기에 대해 해명했고, 더 이상의 소동 없이 일단락됐다.

2015년 6월 넥센전에서는 내야 땅볼을 친 뒤 부러진 방망이를 들고 뛰는 바람에 '죽창'논란이 일었다. 오재원은 5대 0으로 앞선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내야 땅볼을 치고 1루까지 전력으로 달렸다.

6월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오재원이 내야 땅볼을 친 후 부러뜨린 방망이를 오른손에 그대로 들고 1루로 향했다. ( MBC 스포츠 플러스 중계방송 캡쳐)
문제는 오재원이 타격 과정에서 부러뜨린 방망이를 오른손에 그대로 들고 1루로 향한 점이었다. 끝이 뾰족한 방망이는 넥센 수비진을 위협할 수도 있었다.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다. 오재원은 아웃됐다.


넥센과의 악연은 준플레이오프로 이어졌다. 2015년 10월12일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오재원은 벤치클리어링의 빌미를 제공했다. 서건창은 8회 1사 1,2루 상황에서 희생번트를 시도했고 1루까지 전력질주했다. 하지만 1루 베이스커버를 들어간 오재원이 논란이 될 만한 베이스커버 동작을 취했고 이에 서건창은 진루방해가 아니냐고 항의했다. 이에 오재원은 반응하며 두 선수간의 신경전이 펼쳐졌다.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5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 두산 베어스 대 넥센 히어로즈 경기. 8회초 넥센 공격 1사 1, 2루 때 희생번트를 친 서건창과 오재원의 언쟁으로 벤치클리어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015.10.11)
이후 양 팀의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고 잠시 언성이 높아졌다. 오재원은 서건창이 주루플레이 후 욕설을 한 것으로 착각했다고 전했다. 이에 서건창은 "좀 피하면서 잡지"라고 말했는데 오재원이 잘못 알아 들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경기에서 두산은 승리를 거뒀지만 오재원은 상대팀들에게 '미운털'이 박혔다. 넥센과의 경기 뿐 아니라 NC,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에서도 오재원을 향한 야유가 나왔다.

오재원의 '빠던'…우리는 기억한다

'오열사'에서 '식빵'까지 오재원의 별명은 다양하다. 다만 별명을 구분했을 때 좋은 의미의 별명은 오재원이 '우리팀' 선수였을 때 나왔다. 2015년 프리미어 12 당시 일본과의 4강전에서 팬들은 오재원을 한마음으로 응원했다.

오재원은 4강전에서 0-3으로 뒤지던 한국이 4-3으로 대역전승을 거두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 오재원은 9회 역전의 시작을 알린 안타와 홈런성 타구를 기록했다. 양의지 대신 대타로 등장한 오재원은 좌전 안타를 기록하며 역전의 물꼬를 텄다. 그는 1루로 출루하며 일본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했다. 2사 만루에서 다시 타석에 선 오재원은 일본 중견수의 호수비로 아웃됐지만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일본 도쿄돔 구장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9회초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재원이 홈런성 타구를 날린 후 배트 플립을 하는 장면. (KBS 중계장면 캡처)
이 장면에서 오재원은 큼지막한 타구를 친 후 일명 '빠던'이라 불리는 배트플립을 했다. 빠던은 빠따 던지기의 준말로 배트 플립 행위를 말한다. 상대 선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행위로 논란의 중심에 있지만, 오재원의 빠던은 주최국이란 이유로 대회 일정까지 변경하며 특혜를 얻은 일본 대표팀의 코를 납작하게 해주는 장면이었다.


이날 국민들을 통괘하게 해준 행동으로 오재원은 '국민 사이다'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리고 팬들은 오재원이 우리 팀일 때 어떤 선수인지, 두산 팬들의 마음을 잠시마나 이해하는 경험을 했다.

오재원은 상대팀에게는 그야말로 '밉상'이다. 그러나 오재원의 행동은 팀에 활기를 불어 넣고, 흐름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오재원이 자주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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