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대북 제재 6개월…친북 국가도 등 돌려

입력 2016.09.01 (21:18) 수정 2016.09.01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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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북 제재 결의 2270호가 유엔 안보리에서 채택된 지 내일로 6개월이 됩니다.

3년 전 대북 결의안이 통과됐을 땐 여섯 달 동안 이행 보고서를 낸 나라가 19개였지만, 이번엔 제재가 훨씬 강력해졌는데도 53개 나라가 이행보고서를 냈을 만큼, 동참 국가가 크게 늘었습니다.

제재로 인해 북한 선박들의 발이 묶였고, 영국과 스위스, 중국, 러시아의 금융 제재로 정상적인 은행 거래도 막혔습니다.

최근 우즈벡 주재 북한 대사관이 폐쇄되는 등 전통적 친북 국가들도 하나 둘 북한에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유광석 기자입니다.

▼나미비아도 북과 단교…외교 고립 심화▼

<리포트>

북한 리수용 부위원장이 이끄는 노동당 대표단이 지난달 하순 아프리카의 우방국 나미비아를 방문했습니다.

북한 매체는 리수용이 나미비아의 초대 대통령 등과 만나 전통의 우호관계를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녹취> 지난달 27일/북한 조선중앙TV : "나미비아는 정치, 경제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조선노동당과 정부와의 친선협조 관계를 변함없이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나미비아는 북한과 오래 동안 맺어온 군사 분야 협력을 이미 중단한 상태였습니다.

앞서 6월 말엔 북한을 방문한 나미비아 특사단이 유엔 제재 대상 기관인 북한의 조선광업개발회사, 코미드와의 관계 단절을 통보했습니다.

전통적 친북 국가인 우간다를 포함해 군사와 경찰 분야에서 북한과 협력을 중단한 국가도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4개 나라로 증가했습니다.

북한 외교관 등을 추방하는 친북 국가도 늘고 있습니다.

베트남이 최근 코미드 간부 1명을 추방했고, 지난 3월엔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김석철 주미얀마 대사가 교체됐습니다.

또 방글라데시는 1등 서기관을 쫓아내는 등 지난 6개월간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의 8개 나라에서 북한인 11명이 추방됐습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엘리트까지 탈북…내부 체제 균열▼

<기자 멘트>

이런 국제적 따돌림을 가장 먼저 접하는 건 해외에 파견된 북한 엘리트들입니다.

귀순한 북한 외교관 가운데 최고위급인 태영호 공사, 영국에서 체제 선전에 앞장서 왔지만 실제로는 '염증을 느꼈다'고 말했죠.

같은 달 러시아에서는 외교관 2명이 귀순했고, 비슷한 시기에 북한군 장성과 외교관 등 4명도 탈북했습니다.

이에 앞서 4월엔 중국 북한 식당에서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했습니다.

북한 내부 동요도 심상치 않습니다.

홍콩 경시 대회에 참가했다 망명을 신청한 18살 수학 영재, 서해 바다로 귀순한 주민 3명 등 올 들어 입국한 탈북민은 800명이 넘습니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탈북자 수가 급증했고, 엘리트층은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북한의 돈줄도 마르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폐쇄로 한해 1억 달러의 현금 수입이 사라졌고, 합법적인 무역거래는 물론 불법 외화벌이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다급해진 김정은은 해외 주재원의 외화벌이 할당량을 2배로 늘리고, 주민들에게는 '속도전'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권력 핵심부에 대한 공포 분위기까지 조성하고 있지만 북한 내부의 불안정성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계속해서 김용준 기자입니다.

▼UNDP도 지원 중단 예고…“올 겨울 고비”▼

<리포트>

지난달 처형된 북한 내각 부총리 김용진, 회의 석상에서 자세가 불량했다는 게 처벌 이유입니다.

권력 핵심도,정적도 아닌 교육 분야 책임자를 처형한 건 안보리 대북 제재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대북 제재 여파로 태영호 공사 등 엘리트 계층의 탈북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포 정치로 핵심 간부들을 다잡으려는 의도라는 겁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김용진의 경우는 핵심 권력층이 아닌데도 처형함으로써 주변 권력층에게 충성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측면에서 이이제이(以夷制夷)에 의한 권력 장악을…."

유엔 개발 계획 UNDP는 대북 제재로 북한에 대한 인식이 나빠져 식량을 포함한 내년도 대북 지원을 잠정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국제기구의 인도적 지원까지 끊기면서 북한은 어느 때보다 힘겹고 배고픈 겨울을 맞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남주홍(교수/전 국정원 1차장) : "유엔의 대북제재가 올 가을 절정에 이를 겁니다. 따라서 금년 겨울은 북한에 가장 춥고 긴 겨울이 될 것으로 판단되기에 상당히 긴장감 있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북한의 무차별적 미사일 발사가 민간 항공기와 선박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보고, 관련한 추가 제재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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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대북 제재 6개월…친북 국가도 등 돌려
    • 입력 2016-09-01 21:20:10
    • 수정2016-09-01 22: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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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북 제재 결의 2270호가 유엔 안보리에서 채택된 지 내일로 6개월이 됩니다.

3년 전 대북 결의안이 통과됐을 땐 여섯 달 동안 이행 보고서를 낸 나라가 19개였지만, 이번엔 제재가 훨씬 강력해졌는데도 53개 나라가 이행보고서를 냈을 만큼, 동참 국가가 크게 늘었습니다.

제재로 인해 북한 선박들의 발이 묶였고, 영국과 스위스, 중국, 러시아의 금융 제재로 정상적인 은행 거래도 막혔습니다.

최근 우즈벡 주재 북한 대사관이 폐쇄되는 등 전통적 친북 국가들도 하나 둘 북한에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유광석 기자입니다.

▼나미비아도 북과 단교…외교 고립 심화▼

<리포트>

북한 리수용 부위원장이 이끄는 노동당 대표단이 지난달 하순 아프리카의 우방국 나미비아를 방문했습니다.

북한 매체는 리수용이 나미비아의 초대 대통령 등과 만나 전통의 우호관계를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녹취> 지난달 27일/북한 조선중앙TV : "나미비아는 정치, 경제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조선노동당과 정부와의 친선협조 관계를 변함없이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나미비아는 북한과 오래 동안 맺어온 군사 분야 협력을 이미 중단한 상태였습니다.

앞서 6월 말엔 북한을 방문한 나미비아 특사단이 유엔 제재 대상 기관인 북한의 조선광업개발회사, 코미드와의 관계 단절을 통보했습니다.

전통적 친북 국가인 우간다를 포함해 군사와 경찰 분야에서 북한과 협력을 중단한 국가도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4개 나라로 증가했습니다.

북한 외교관 등을 추방하는 친북 국가도 늘고 있습니다.

베트남이 최근 코미드 간부 1명을 추방했고, 지난 3월엔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김석철 주미얀마 대사가 교체됐습니다.

또 방글라데시는 1등 서기관을 쫓아내는 등 지난 6개월간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의 8개 나라에서 북한인 11명이 추방됐습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엘리트까지 탈북…내부 체제 균열▼

<기자 멘트>

이런 국제적 따돌림을 가장 먼저 접하는 건 해외에 파견된 북한 엘리트들입니다.

귀순한 북한 외교관 가운데 최고위급인 태영호 공사, 영국에서 체제 선전에 앞장서 왔지만 실제로는 '염증을 느꼈다'고 말했죠.

같은 달 러시아에서는 외교관 2명이 귀순했고, 비슷한 시기에 북한군 장성과 외교관 등 4명도 탈북했습니다.

이에 앞서 4월엔 중국 북한 식당에서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했습니다.

북한 내부 동요도 심상치 않습니다.

홍콩 경시 대회에 참가했다 망명을 신청한 18살 수학 영재, 서해 바다로 귀순한 주민 3명 등 올 들어 입국한 탈북민은 800명이 넘습니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탈북자 수가 급증했고, 엘리트층은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북한의 돈줄도 마르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폐쇄로 한해 1억 달러의 현금 수입이 사라졌고, 합법적인 무역거래는 물론 불법 외화벌이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다급해진 김정은은 해외 주재원의 외화벌이 할당량을 2배로 늘리고, 주민들에게는 '속도전'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권력 핵심부에 대한 공포 분위기까지 조성하고 있지만 북한 내부의 불안정성은 갈수록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계속해서 김용준 기자입니다.

▼UNDP도 지원 중단 예고…“올 겨울 고비”▼

<리포트>

지난달 처형된 북한 내각 부총리 김용진, 회의 석상에서 자세가 불량했다는 게 처벌 이유입니다.

권력 핵심도,정적도 아닌 교육 분야 책임자를 처형한 건 안보리 대북 제재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대북 제재 여파로 태영호 공사 등 엘리트 계층의 탈북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포 정치로 핵심 간부들을 다잡으려는 의도라는 겁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김용진의 경우는 핵심 권력층이 아닌데도 처형함으로써 주변 권력층에게 충성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측면에서 이이제이(以夷制夷)에 의한 권력 장악을…."

유엔 개발 계획 UNDP는 대북 제재로 북한에 대한 인식이 나빠져 식량을 포함한 내년도 대북 지원을 잠정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국제기구의 인도적 지원까지 끊기면서 북한은 어느 때보다 힘겹고 배고픈 겨울을 맞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남주홍(교수/전 국정원 1차장) : "유엔의 대북제재가 올 가을 절정에 이를 겁니다. 따라서 금년 겨울은 북한에 가장 춥고 긴 겨울이 될 것으로 판단되기에 상당히 긴장감 있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북한의 무차별적 미사일 발사가 민간 항공기와 선박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보고, 관련한 추가 제재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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