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쓰러진 버스서 아이들 구한 ‘시민 영웅들’

입력 2016.09.05 (08:33) 수정 2016.09.05 (09:1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멘트>

노란 버스가 갑자기 기우뚱하면서 터널 벽면에 부딪히더니 다른 쪽 벽을 들이받고 옆으로 넘어집니다.

보시다시피 사고 당시 모습은 인명 피해가 우려될 정도였는데요.

실제로 당시 버스에는 인솔 교사와 버스 기사를 비롯해 유치원생 21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단 두 명의 아이만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을 뿐 다행히 큰 인명피해가 없었습니다.

출발 전 인솔교사가 아이들이 안전벨트를 매도록 지도한 덕분이었는데요.

또 무엇보다 2차 사고 우려가 있던 상황에서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현장을 통제하고 아이들을 직접 구해내기까지 했습니다.

작은 안전수칙의 중요성과 시민의식이 빛났던 현장을 직접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금요일 오전 11시. 한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입니다.

터널을 진입해 달리던 차량이 기우뚱하더니 차선을 가로질러 벽면을 들이박습니다.

외마디 비명과 함께 차 안의 블랙박스는 그대로 먹통이 됐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해당 차량의 뒤에서 달리던 승용차의 블랙박스를 확인해 보니, 사고 차량은 25인승 버스.

잘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터널 벽면에 부딪히더니 튕기듯 나와 다른 쪽 벽면을 한 번 더 들이박고 옆으로 쓰러집니다.

<인터뷰>조경수(목격자):“2차로로 차선 변경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오른쪽 벽에 박고 왼쪽 벽에 박더니 두 번 박고 버스가 뒤집어졌어요. 그래서 전 아 진짜 큰일이다 싶어서 심장이 철렁했습니다.”

사고 차량은 다른 아닌 노란색 어린이 통학 버스

사고 당시 충격이 컸던 만큼 만약 아이들이 타고 있었다면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

그런데 사고 직후 이를 목격한 시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일제히 차를 세운 후, 사고 차량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인터뷰>조경수(목격자):“갑자기 뒤에서 시민들이 먼저 뛰어나가서 창문 안을 다 살펴보니까, 아기들이 있다고 아기들 빨리 꺼내야 된다고. 구출해야 한다고…”

차 안엔 현장학습을 가던 5살 유치원생들이 단체로 탑승해 있었던 겁니다.

사고 충격으로 두려움에 떨고 있던 아이들.

사람들은 119에 신고를 하고 일부 시민은 버스 내부로 들어갈 방법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버스가 옆으로 누워있어 구조할 길이 마땅치 않자 각자 차량으로 들어가 비상용 망치와 골프채 등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인터뷰>조경수(목격자):“망치 들고 오신 분이 조심해서 깨야 된다고 (했어요.) 급하면 팡팡 깨는데 그분은 되게 침착하게 애들이 다 차 안에 있으니까 다칠 수도 있으니까, 가장자리부터 침착하게 탁탁탁 깨서······.”

버스 안, 아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차량 뒤 유리창을 깨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잠시 뒤 차 안에서 어린아이들을 하나둘 구조해 냅니다.

차 안에 있던 아이들은 모두 21명으로 인솔 교사와 운전기사를 포함해 23명 전원이 구조됐습니다.

<인터뷰>조경수(목격자):“몇 분은 또 안에 들어가서 아기들이 남아있는지 안 남아있는지 다 확인하고, 기사님 모셔 나오고 그렇게 다 구조를 했습니다.”

사고가 난 지 불과 5분 남짓 만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녹취>김선아(부산 기장소방서 소방사):“현장에 도착했을 때 아이들이 다 구조된 상태였고, 몇 분이 아기를 다독이고 계시더라고요. 조금 다친 애들은 울고 그랬었는데 아이들 대부분이 침착하게 잘 있었어요.”

구조된 아이들을 터널 가장자리 안전지대로 옮긴 승객들은

겁에 질려 우는 아이들을 다독이며 사고 충격으로 놀란 마음까지 어루만져 준 겁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녹취>김선아 (부산 기장소방서 소방사):“머리 쪽에 가벼운 찰과상 입은 애들만 한두 명 정도 있었고 다른 애들은 다쳤는지 물어봐도 괜찮다고 이렇게 다 얘기를 하더라고요.”

차량이 여러 차례 벽면에 부딪히고 옆으로 쓰러지기까지 한 큰 사고.

사고 충격으로 차량은 앞부분이 심하게 찌그러졌고, 옆 유리는 완전히 부서진 상태.

그런데도 차 안에 있던 아이들은 크게 다치지 않았던 겁니다.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 했을까?

비밀은 바로 안전벨트에 있었습니다.

인솔교사가 출발하기 전 아이들이 모두 안전벨트를 착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한 뒤 차를 출발시킨 겁니다.

<녹취> 유치원 관계자 : "아무리 짧은 거리라도 아이들이 안전벨트를 다 맸는지 확인하고 현장학습을 갈 때도 탑승 인원을 준수하고…."

작은 안전 수칙을 지키는 일이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던 겁니다.

<녹취>경찰 관계자(음성변조): “안전벨트 안 하고 있었으면 좌우 충격으로 인해서 애들이 차 안에서 이동이 되니까 많이 다쳤을 수도 있지요.”

그 덕분에 병원으로 이송된 학생은 단 두 명뿐이었습니다.

<녹취>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사고 당일 두 명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고, 나머지 애들은 부모한테 인계했고 자고 일어난 후 이상이 있으면 다시 검사를 받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사고 원인은 무엇일까?

사고 당일은 아침부터 비가 왔던 상황.

경찰은 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욱이 사고가 좁은 터널 안에서 벌어진 데다 노면이 젖어 있던 상태라 뒤따르던 차량에 의한 2차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던 상황.

그 순간, 시민 의식이 빛났습니다.

<인터뷰>조경수 (목격자):“어떤 분은 유리를 깨고, 어떤 분은 아이를 구조하고, 어떤 분들은 차량을 통제하시고. 그렇게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던 모습이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구조작업부터 차량 통제까지 특별히 진두지휘한 사람은 없었지만

마치 업무 분담을 하듯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힘을 보탠 겁니다.

사고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안전수칙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시민 영웅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춘달 (부산시 해운대구):“시민의식이 안전벨트만큼 크게 중요하다는 것을 부산 시민으로서 크게 느꼈습니다. 차후라고 시민 정신에 입각해서 그런 일이 생기면 솔선수범해서 접근하면 안 좋겠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인터뷰>손양은 (부산시 연제구):“아이들이 더 큰 사고가 날 수 있었는데 119에서 오기도 전에 시민들이 힘을 모아서 구출하는 장면이 저는 정말 감동을 받았습니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운전자 부주의에 무게를 두는 한편, 차량 결함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따라잡기] 쓰러진 버스서 아이들 구한 ‘시민 영웅들’
    • 입력 2016-09-05 08:35:33
    • 수정2016-09-05 09:17:07
    아침뉴스타임
<기자 멘트>

노란 버스가 갑자기 기우뚱하면서 터널 벽면에 부딪히더니 다른 쪽 벽을 들이받고 옆으로 넘어집니다.

보시다시피 사고 당시 모습은 인명 피해가 우려될 정도였는데요.

실제로 당시 버스에는 인솔 교사와 버스 기사를 비롯해 유치원생 21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단 두 명의 아이만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을 뿐 다행히 큰 인명피해가 없었습니다.

출발 전 인솔교사가 아이들이 안전벨트를 매도록 지도한 덕분이었는데요.

또 무엇보다 2차 사고 우려가 있던 상황에서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현장을 통제하고 아이들을 직접 구해내기까지 했습니다.

작은 안전수칙의 중요성과 시민의식이 빛났던 현장을 직접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금요일 오전 11시. 한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입니다.

터널을 진입해 달리던 차량이 기우뚱하더니 차선을 가로질러 벽면을 들이박습니다.

외마디 비명과 함께 차 안의 블랙박스는 그대로 먹통이 됐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해당 차량의 뒤에서 달리던 승용차의 블랙박스를 확인해 보니, 사고 차량은 25인승 버스.

잘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터널 벽면에 부딪히더니 튕기듯 나와 다른 쪽 벽면을 한 번 더 들이박고 옆으로 쓰러집니다.

<인터뷰>조경수(목격자):“2차로로 차선 변경하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오른쪽 벽에 박고 왼쪽 벽에 박더니 두 번 박고 버스가 뒤집어졌어요. 그래서 전 아 진짜 큰일이다 싶어서 심장이 철렁했습니다.”

사고 차량은 다른 아닌 노란색 어린이 통학 버스

사고 당시 충격이 컸던 만큼 만약 아이들이 타고 있었다면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

그런데 사고 직후 이를 목격한 시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일제히 차를 세운 후, 사고 차량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인터뷰>조경수(목격자):“갑자기 뒤에서 시민들이 먼저 뛰어나가서 창문 안을 다 살펴보니까, 아기들이 있다고 아기들 빨리 꺼내야 된다고. 구출해야 한다고…”

차 안엔 현장학습을 가던 5살 유치원생들이 단체로 탑승해 있었던 겁니다.

사고 충격으로 두려움에 떨고 있던 아이들.

사람들은 119에 신고를 하고 일부 시민은 버스 내부로 들어갈 방법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버스가 옆으로 누워있어 구조할 길이 마땅치 않자 각자 차량으로 들어가 비상용 망치와 골프채 등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인터뷰>조경수(목격자):“망치 들고 오신 분이 조심해서 깨야 된다고 (했어요.) 급하면 팡팡 깨는데 그분은 되게 침착하게 애들이 다 차 안에 있으니까 다칠 수도 있으니까, 가장자리부터 침착하게 탁탁탁 깨서······.”

버스 안, 아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차량 뒤 유리창을 깨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잠시 뒤 차 안에서 어린아이들을 하나둘 구조해 냅니다.

차 안에 있던 아이들은 모두 21명으로 인솔 교사와 운전기사를 포함해 23명 전원이 구조됐습니다.

<인터뷰>조경수(목격자):“몇 분은 또 안에 들어가서 아기들이 남아있는지 안 남아있는지 다 확인하고, 기사님 모셔 나오고 그렇게 다 구조를 했습니다.”

사고가 난 지 불과 5분 남짓 만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녹취>김선아(부산 기장소방서 소방사):“현장에 도착했을 때 아이들이 다 구조된 상태였고, 몇 분이 아기를 다독이고 계시더라고요. 조금 다친 애들은 울고 그랬었는데 아이들 대부분이 침착하게 잘 있었어요.”

구조된 아이들을 터널 가장자리 안전지대로 옮긴 승객들은

겁에 질려 우는 아이들을 다독이며 사고 충격으로 놀란 마음까지 어루만져 준 겁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녹취>김선아 (부산 기장소방서 소방사):“머리 쪽에 가벼운 찰과상 입은 애들만 한두 명 정도 있었고 다른 애들은 다쳤는지 물어봐도 괜찮다고 이렇게 다 얘기를 하더라고요.”

차량이 여러 차례 벽면에 부딪히고 옆으로 쓰러지기까지 한 큰 사고.

사고 충격으로 차량은 앞부분이 심하게 찌그러졌고, 옆 유리는 완전히 부서진 상태.

그런데도 차 안에 있던 아이들은 크게 다치지 않았던 겁니다.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 했을까?

비밀은 바로 안전벨트에 있었습니다.

인솔교사가 출발하기 전 아이들이 모두 안전벨트를 착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한 뒤 차를 출발시킨 겁니다.

<녹취> 유치원 관계자 : "아무리 짧은 거리라도 아이들이 안전벨트를 다 맸는지 확인하고 현장학습을 갈 때도 탑승 인원을 준수하고…."

작은 안전 수칙을 지키는 일이 자칫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던 겁니다.

<녹취>경찰 관계자(음성변조): “안전벨트 안 하고 있었으면 좌우 충격으로 인해서 애들이 차 안에서 이동이 되니까 많이 다쳤을 수도 있지요.”

그 덕분에 병원으로 이송된 학생은 단 두 명뿐이었습니다.

<녹취>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사고 당일 두 명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퇴원했고, 나머지 애들은 부모한테 인계했고 자고 일어난 후 이상이 있으면 다시 검사를 받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사고 원인은 무엇일까?

사고 당일은 아침부터 비가 왔던 상황.

경찰은 차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욱이 사고가 좁은 터널 안에서 벌어진 데다 노면이 젖어 있던 상태라 뒤따르던 차량에 의한 2차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던 상황.

그 순간, 시민 의식이 빛났습니다.

<인터뷰>조경수 (목격자):“어떤 분은 유리를 깨고, 어떤 분은 아이를 구조하고, 어떤 분들은 차량을 통제하시고. 그렇게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던 모습이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구조작업부터 차량 통제까지 특별히 진두지휘한 사람은 없었지만

마치 업무 분담을 하듯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힘을 보탠 겁니다.

사고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안전수칙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시민 영웅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춘달 (부산시 해운대구):“시민의식이 안전벨트만큼 크게 중요하다는 것을 부산 시민으로서 크게 느꼈습니다. 차후라고 시민 정신에 입각해서 그런 일이 생기면 솔선수범해서 접근하면 안 좋겠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인터뷰>손양은 (부산시 연제구):“아이들이 더 큰 사고가 날 수 있었는데 119에서 오기도 전에 시민들이 힘을 모아서 구출하는 장면이 저는 정말 감동을 받았습니다.”

경찰은 사고 원인을 운전자 부주의에 무게를 두는 한편, 차량 결함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