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사드 정상회담’, 어떤 얘기 오갔나?

입력 2016.09.05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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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늘 정상회담은 사실상 '사드회담'이었습니다. 큰 틀에서 한중관계 증진방안을 논의한 자리였지만, 회담의 시작과 끝을 관통한 줄기는 사드였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두 정상은 사드에 대한 기존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회담내용에 대한 설명에 앞서 취재진에 공개된 모두발언부터 보시죠.


사드의 'ㅅ'도 안나왔습니다. 회담이 비공개로 전환되면서 두 정상간에 사드 논의는 본격화됐습니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사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응수단으로 배치, 사용된다. 제3국의 안보이익을 침해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핵과 미사일문제가 해결되면 더 이상 사드는 필요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 중국 세 나라간 소통을 통해 건설적이고 포괄적으로 사드를 논의하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정부의 '사드 기조'를 강조하면서 특히 한러 정상회담에서 제기한 '사드 조건부 배치론'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사드와 관련해 중국에 설명한 우리 입장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사드를 포함한 여러 관심사에 대해 한중간에 전략적 소통을 지속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까지는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이 청와대 기자단에게 설명한 내용입니다. 시진핑 주석 발언은 중국 쪽에 따로 공개됐습니다.(정상회담의 정상간 발언내용 브리핑은 해당 국가별로 따로 하는 게 외교관례입니다. 우리 대통령 발언은 우리 정부관계자가 한국 언론에, 중국 주석 발언은 중국정부측이 중국 언론에 설명하는 식이죠)

중국 언론의 보도입니다. "오늘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사드의 한국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와 신화통신이 이렇게 썼습니다. 시 주석은 "이 문제(사드)의 처리가 좋지 못하면 지역의 전략적 안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유관 당사국간의 모순을 격화할 수 있다"면서 우려도 표명했다고 합니다. 또 중국의 한반도 관련 3대 원칙도 재차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 실현과 한반도의 평화 안정 수호를 위해 시종일관 힘쓰고 있다. 한반도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 주석은 상대국의 핵심이익 존중, 구존동이(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먼저 찾는 것),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양호한 환경 조성, 지역및 국제무대에서의 협력강화를 위한 공동이익 확대 등을 희망했다고 중국언론은 전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사드 관련 발언과 관련해 청와대 역시 "두 정상이 기존입장에 따라 얘기했다"고 전했습니다.시 주석의 '사드반대'를 확인한 것입니다. 두 나라 사이에 '사드이견'이 공식화된 것입니다. 앞으로도 중국의 사드철회 요구가 계속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로 두나라 관계가 급속 악화될 우려는 크지 않아 보입니다. 외교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실현, 한반도 평화안정 수호에 대한 입장이 확고하며 안보리 결의를 엄격히 이행해 나가겠다"고 재확인한 부분에 주목했습니다. 북핵문제 해결의지와 함께 사드문제로 인한 한중 관계 파탄을 원치않음을 시사했다는 것입니다.

두 정상이 사드에 대해 대화한 사실 자체도 의미가 작지 않습니다. 지난 7월 사드 한반도 배치 공식발표 이후 한중 정상회담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동안 두 정상이 사드문제를 놓고 직접 얘기한 적도 없습니다. 청와대는 오늘 회담에 대해 "상호신뢰와 한중관계 발전 측면에서 진솔하게 얘기하고 상호이해를 증진했다"면서 "정상차원에서 직접 서로의 이야기를 하는 긍정적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제기한 '사드 조건부 배치론'에 대해선 "앞으로 실전배치까지는 시간이 있다"면서 "한중간 전략적 소통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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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 사드 정상회담’, 어떤 얘기 오갔나?
    • 입력 2016-09-05 19:36:25
    취재K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늘 정상회담은 사실상 '사드회담'이었습니다. 큰 틀에서 한중관계 증진방안을 논의한 자리였지만, 회담의 시작과 끝을 관통한 줄기는 사드였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두 정상은 사드에 대한 기존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회담내용에 대한 설명에 앞서 취재진에 공개된 모두발언부터 보시죠.


사드의 'ㅅ'도 안나왔습니다. 회담이 비공개로 전환되면서 두 정상간에 사드 논의는 본격화됐습니다. 박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사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응수단으로 배치, 사용된다. 제3국의 안보이익을 침해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핵과 미사일문제가 해결되면 더 이상 사드는 필요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 중국 세 나라간 소통을 통해 건설적이고 포괄적으로 사드를 논의하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정부의 '사드 기조'를 강조하면서 특히 한러 정상회담에서 제기한 '사드 조건부 배치론'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사드와 관련해 중국에 설명한 우리 입장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사드를 포함한 여러 관심사에 대해 한중간에 전략적 소통을 지속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까지는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이 청와대 기자단에게 설명한 내용입니다. 시진핑 주석 발언은 중국 쪽에 따로 공개됐습니다.(정상회담의 정상간 발언내용 브리핑은 해당 국가별로 따로 하는 게 외교관례입니다. 우리 대통령 발언은 우리 정부관계자가 한국 언론에, 중국 주석 발언은 중국정부측이 중국 언론에 설명하는 식이죠)

중국 언론의 보도입니다. "오늘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사드의 한국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중국 관영 인민일보와 신화통신이 이렇게 썼습니다. 시 주석은 "이 문제(사드)의 처리가 좋지 못하면 지역의 전략적 안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유관 당사국간의 모순을 격화할 수 있다"면서 우려도 표명했다고 합니다. 또 중국의 한반도 관련 3대 원칙도 재차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 실현과 한반도의 평화 안정 수호를 위해 시종일관 힘쓰고 있다. 한반도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 주석은 상대국의 핵심이익 존중, 구존동이(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먼저 찾는 것),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양호한 환경 조성, 지역및 국제무대에서의 협력강화를 위한 공동이익 확대 등을 희망했다고 중국언론은 전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사드 관련 발언과 관련해 청와대 역시 "두 정상이 기존입장에 따라 얘기했다"고 전했습니다.시 주석의 '사드반대'를 확인한 것입니다. 두 나라 사이에 '사드이견'이 공식화된 것입니다. 앞으로도 중국의 사드철회 요구가 계속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로 두나라 관계가 급속 악화될 우려는 크지 않아 보입니다. 외교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실현, 한반도 평화안정 수호에 대한 입장이 확고하며 안보리 결의를 엄격히 이행해 나가겠다"고 재확인한 부분에 주목했습니다. 북핵문제 해결의지와 함께 사드문제로 인한 한중 관계 파탄을 원치않음을 시사했다는 것입니다.

두 정상이 사드에 대해 대화한 사실 자체도 의미가 작지 않습니다. 지난 7월 사드 한반도 배치 공식발표 이후 한중 정상회담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동안 두 정상이 사드문제를 놓고 직접 얘기한 적도 없습니다. 청와대는 오늘 회담에 대해 "상호신뢰와 한중관계 발전 측면에서 진솔하게 얘기하고 상호이해를 증진했다"면서 "정상차원에서 직접 서로의 이야기를 하는 긍정적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제기한 '사드 조건부 배치론'에 대해선 "앞으로 실전배치까지는 시간이 있다"면서 "한중간 전략적 소통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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