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 검색에 성인인증 하라고요?

입력 2016.09.06 (11:51) 수정 2016.09.0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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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인증을 하지 않고 볼 수 있는 '일반인'의 이미지들이다. 음란물을 걸러내는 '세이프서치' 기능도 활성화된 상태다. 정말 일반적인 일반인의 이미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성적 대상으로 삼은 여성의 몸'이 거의 대부분인데, 공공장소에서 '도촬(도둑촬영, 주로 음란-퇴폐적인 모습을 상대 몰래 찍는 것을 가리킴)'한 사진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뒤 음란하거나 모욕적인 제목 등을 붙인 것도 상당수다.

그럼 '구글 코리아 google.co.kr'가 아닌 해외계정 '구글 닷컴 google.com'의 경우는 어떨까?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일반인'을 의미하는 정확한 영어 단어는 없지만 이와 유사한 '오디너리 퍼슨(ordinary person)'으로 검색해봤다. 한국 사이트와 사뭇 다른 결과가 나왔다.


진짜 일반 사람들의 이미지들이 보인다. 'regular person/people' , 'average person/people' 등 유사어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 차이는 몇 번 클릭을 해보면 더욱 뚜렷해진다.

구글 코리아 사이트에서 검색된 '일반인' 이미지를 서너 번 열어보다 보면, 다음과 같은 난감한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성인 인증도 하지 않고 음란물 필터링을 활성화한 상태의 결과물이다. 대체 '세이프서치(음란물 필터링)' 기능을 끄면 어떤 이미지들이 나온다는 건가? 끄고 검색해봤다.

단순히 '헐벗었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성인용 동영상을 캡쳐한 듯한 이미지들이 모자이크 하나 없이 화면 가득 떴다. '여자 아이돌'을 검색하면 우리나라 아이돌의 민망한 사진이나 일본의 음란물이, '여성'을 검색하면 일본의 성인물 속 여성의 모습이 떴다. 심지어 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이미지까지 걸러지지 않고 노출되고 있다.


구글 닷컴의 경우, 검색된 이미지 중에 피부색이 많은 사진들만 골라 열어보고 다녀도 성인 화보나 광고, 패션쇼,뮤직비디오 장면 등 대중적으로 공개되는 수위를 넘지 않았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구글 코리아 측은 "웹은 현실을 반영합니다"라고 공식 답변했다. 해당 단어로 올려지거나 태그(#tag)되는 게시물과, 검색 결과 목록에서 주로 클릭되는 콘텐츠에 대한 누적된 정보가 알고리즘에 따라 이 같은 차이로 나타난다는 얘기다.

마땅히 아동과 청소년들에게는 노출되지 않아야 할 이미지와 내용들이 '세이프검색'이라는 장치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100% 필터링하진 못 하지만, 대부분 걸러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한 가지 맹점은 이 '세이프서치' 기능은 사용자가 적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인터넷에서 이런 필터링을 피하는 방법을 설명해 놓은 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이용자들이 '세이프서치'에 걸려 게시물이 노출되지 않는 걸 막기 위해 여러 꼼수들을 쓰는 것도 사실이라고, 구글코리아 홍보대행사 측은 전했다. '일/반인' '일반/인' 처럼 띄어쓰기를 달리 해 한 단어로 인식되지 못 하게 하거나, 전혀 새로운 단어를 은어처럼 사용하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에서 '일반인'이라는 단어는 이렇게 소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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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반인’ 검색에 성인인증 하라고요?
    • 입력 2016-09-06 11:51:52
    • 수정2016-09-06 14:06:51
    사회




성인 인증을 하지 않고 볼 수 있는 '일반인'의 이미지들이다. 음란물을 걸러내는 '세이프서치' 기능도 활성화된 상태다. 정말 일반적인 일반인의 이미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성적 대상으로 삼은 여성의 몸'이 거의 대부분인데, 공공장소에서 '도촬(도둑촬영, 주로 음란-퇴폐적인 모습을 상대 몰래 찍는 것을 가리킴)'한 사진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뒤 음란하거나 모욕적인 제목 등을 붙인 것도 상당수다.

그럼 '구글 코리아 google.co.kr'가 아닌 해외계정 '구글 닷컴 google.com'의 경우는 어떨까?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일반인'을 의미하는 정확한 영어 단어는 없지만 이와 유사한 '오디너리 퍼슨(ordinary person)'으로 검색해봤다. 한국 사이트와 사뭇 다른 결과가 나왔다.


진짜 일반 사람들의 이미지들이 보인다. 'regular person/people' , 'average person/people' 등 유사어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 차이는 몇 번 클릭을 해보면 더욱 뚜렷해진다.

구글 코리아 사이트에서 검색된 '일반인' 이미지를 서너 번 열어보다 보면, 다음과 같은 난감한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성인 인증도 하지 않고 음란물 필터링을 활성화한 상태의 결과물이다. 대체 '세이프서치(음란물 필터링)' 기능을 끄면 어떤 이미지들이 나온다는 건가? 끄고 검색해봤다.

단순히 '헐벗었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성인용 동영상을 캡쳐한 듯한 이미지들이 모자이크 하나 없이 화면 가득 떴다. '여자 아이돌'을 검색하면 우리나라 아이돌의 민망한 사진이나 일본의 음란물이, '여성'을 검색하면 일본의 성인물 속 여성의 모습이 떴다. 심지어 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이미지까지 걸러지지 않고 노출되고 있다.


구글 닷컴의 경우, 검색된 이미지 중에 피부색이 많은 사진들만 골라 열어보고 다녀도 성인 화보나 광고, 패션쇼,뮤직비디오 장면 등 대중적으로 공개되는 수위를 넘지 않았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구글 코리아 측은 "웹은 현실을 반영합니다"라고 공식 답변했다. 해당 단어로 올려지거나 태그(#tag)되는 게시물과, 검색 결과 목록에서 주로 클릭되는 콘텐츠에 대한 누적된 정보가 알고리즘에 따라 이 같은 차이로 나타난다는 얘기다.

마땅히 아동과 청소년들에게는 노출되지 않아야 할 이미지와 내용들이 '세이프검색'이라는 장치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100% 필터링하진 못 하지만, 대부분 걸러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한 가지 맹점은 이 '세이프서치' 기능은 사용자가 적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인터넷에서 이런 필터링을 피하는 방법을 설명해 놓은 글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이용자들이 '세이프서치'에 걸려 게시물이 노출되지 않는 걸 막기 위해 여러 꼼수들을 쓰는 것도 사실이라고, 구글코리아 홍보대행사 측은 전했다. '일/반인' '일반/인' 처럼 띄어쓰기를 달리 해 한 단어로 인식되지 못 하게 하거나, 전혀 새로운 단어를 은어처럼 사용하는 방식 등이 대표적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에서 '일반인'이라는 단어는 이렇게 소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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