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쓰는 남자들…세상에 균열을 일으키다

입력 2016.09.1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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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쓴남자(#MenInHijab)' 운동에 대해 들어 본 적 있나요?

이란에서 여성은 7살이 되는 순간부터 평생 히잡을 쓰도록 강요받는데, 이를 어기면 '풍기문란' 죄목으로 벌금을 내거나 심하면 구금되기도 한다. 여기에 반발한 이란의 남성들이 SNS를 통해 인증샷 공유 운동을 벌이고 있다.

자신의 부인이나, 어머니, 여동생과 여자 친지들 곁에서 그들의 히잡을 대신 머리에 두른 채 함께 사진을 찍고 '히잡쓴남자(#MenInHijab)'라는 해시태그 붙여 올리는 방식으로 동참한다.


이란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쓰도록 강요받게 된 건, 1979년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이 일어난 이후 새로운 법이 생기면서부터다. 지금까지도 이란 정부는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는 건 불명예스러운 일이고 스스로 타락한 여자임을 밝히는 행위라는 홍보물을 거리에 세우는 데 돈을 들이고 있다.

그런데 홍보 효과는 전혀 없었던 것 같다. 나이를 불문하고 수많은 이란의 남성들이 여성에게 히잡을 강요하는 지금의 법과 문화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또 많은 남성이, 이 같은 '히잡 강요법'이 이란을 살기 싫은 곳으로 망치고 있다는 데 동의하고 스스로 개혁에 나서고 있다. 자신들의 조국이, 성별과 관계없이 개개인 모두의 자유와 선택권이 존중받는 나라이길 바란다는 글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히잡쓴남자(#MenInHijab)'운동은, 이란의 저널리스트 마시 알리네자드(Masih Alinejad)가 '나의 은밀한 자유'라는 표제 아래, 이란 남성들의 동참을 호소하면서 들불처럼 크게 번졌다. 지각 있는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각성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일으킨 것이다. 그리고 이 물결은 이제 이란을 벗어나 세계 각국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히잡을 쓴 채 인증사진을 찍어 지지의 메시지를 보내는 남성들이 그 증거다.
[바로가기]☞ ‘my stealthy freedom’ 페이스북 바로가기


이처럼 성별의 차이에 집착해 차별을 양산하기보다, 인간 보편의 권리와 자유를 함께 지키고 존중하려는 사람들이 점차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변화의 일환으로 신체적 차이에서 오는 '경험의 간극'을 좁혀보려는 시도들도 다방면에서 진행 중이다.

'버즈피드'는 남자들이 여성의 생리기간을 최대한 비슷하게 경험하는 실험에 도전했다. 새빨간 비트 주스에 전분을 섞은 액체가 일정 간격으로 계속 흘러내리도록 고안된 장치가 지급됐다. 실험에 참가한 3명의 남성은 제각각 스트레스를 표출했고, 예민해진 자신의 신체적·심정적 변화를 인터뷰했다. 단 3일의 경험이 그들의 생각을 얼마나 급진적으로 변화시켰는지는, 해당 기사와 영상을 통해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 기사 바로가기

출산의 고통을 경험해보는 남성들출산의 고통을 경험해보는 남성들

또 남성들이 출산의 고통을 시간대별로 동일하게 느껴보는 실험도 미국과 중국 등 여러 곳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 기사 바로가기 ‘Watch These Men Try Labor Pain Simulation And Scream Like Women’

진지하고 심각한 주제를 너무 웃음의 소재로 다룬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렵고 무거운 주제일수록 너무 심각한 접근보다 사람들의 관심과 동참을 유도하는 이런 방식이, 단단한 기성 시스템에 균열을 일으키는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물론 본래의 주제와 의도를 무시한 채, 비하나 혐오에 이용하려는 저급한 시도는 제외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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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잡 쓰는 남자들…세상에 균열을 일으키다
    • 입력 2016-09-17 09:04:43
    취재K
'#히잡쓴남자(#MenInHijab)' 운동에 대해 들어 본 적 있나요?

이란에서 여성은 7살이 되는 순간부터 평생 히잡을 쓰도록 강요받는데, 이를 어기면 '풍기문란' 죄목으로 벌금을 내거나 심하면 구금되기도 한다. 여기에 반발한 이란의 남성들이 SNS를 통해 인증샷 공유 운동을 벌이고 있다.

자신의 부인이나, 어머니, 여동생과 여자 친지들 곁에서 그들의 히잡을 대신 머리에 두른 채 함께 사진을 찍고 '히잡쓴남자(#MenInHijab)'라는 해시태그 붙여 올리는 방식으로 동참한다.


이란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쓰도록 강요받게 된 건, 1979년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이 일어난 이후 새로운 법이 생기면서부터다. 지금까지도 이란 정부는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는 건 불명예스러운 일이고 스스로 타락한 여자임을 밝히는 행위라는 홍보물을 거리에 세우는 데 돈을 들이고 있다.

그런데 홍보 효과는 전혀 없었던 것 같다. 나이를 불문하고 수많은 이란의 남성들이 여성에게 히잡을 강요하는 지금의 법과 문화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또 많은 남성이, 이 같은 '히잡 강요법'이 이란을 살기 싫은 곳으로 망치고 있다는 데 동의하고 스스로 개혁에 나서고 있다. 자신들의 조국이, 성별과 관계없이 개개인 모두의 자유와 선택권이 존중받는 나라이길 바란다는 글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히잡쓴남자(#MenInHijab)'운동은, 이란의 저널리스트 마시 알리네자드(Masih Alinejad)가 '나의 은밀한 자유'라는 표제 아래, 이란 남성들의 동참을 호소하면서 들불처럼 크게 번졌다. 지각 있는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각성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일으킨 것이다. 그리고 이 물결은 이제 이란을 벗어나 세계 각국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히잡을 쓴 채 인증사진을 찍어 지지의 메시지를 보내는 남성들이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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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성별의 차이에 집착해 차별을 양산하기보다, 인간 보편의 권리와 자유를 함께 지키고 존중하려는 사람들이 점차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변화의 일환으로 신체적 차이에서 오는 '경험의 간극'을 좁혀보려는 시도들도 다방면에서 진행 중이다.

'버즈피드'는 남자들이 여성의 생리기간을 최대한 비슷하게 경험하는 실험에 도전했다. 새빨간 비트 주스에 전분을 섞은 액체가 일정 간격으로 계속 흘러내리도록 고안된 장치가 지급됐다. 실험에 참가한 3명의 남성은 제각각 스트레스를 표출했고, 예민해진 자신의 신체적·심정적 변화를 인터뷰했다. 단 3일의 경험이 그들의 생각을 얼마나 급진적으로 변화시켰는지는, 해당 기사와 영상을 통해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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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의 고통을 경험해보는 남성들
또 남성들이 출산의 고통을 시간대별로 동일하게 느껴보는 실험도 미국과 중국 등 여러 곳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 기사 바로가기 ‘Watch These Men Try Labor Pain Simulation And Scream Like Women’

진지하고 심각한 주제를 너무 웃음의 소재로 다룬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렵고 무거운 주제일수록 너무 심각한 접근보다 사람들의 관심과 동참을 유도하는 이런 방식이, 단단한 기성 시스템에 균열을 일으키는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물론 본래의 주제와 의도를 무시한 채, 비하나 혐오에 이용하려는 저급한 시도는 제외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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