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번째 담임”…교사, 지방 기피 심각

입력 2016.09.21 (21:48) 수정 2016.09.21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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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2학기가 시작되던 날, 이 학교 3학년 초등학생들 앞에 또 새로운 담임선생님이 왔습니다.

<인터뷰> 00초등학교 3학년(음성변조) : "(선생님 바뀌면) 싫어요. 계속 (같이) 있고 싶은데 자꾸 바뀌니까 낯설어요."

<인터뷰> 00초등학교 3학년(음성변조) : "(안 바뀌고) 한 선생님이 계속 했으면 좋겠어요."

올해에만 벌써 다섯 번째 담임교사.

새 학년이 시작된 지 한 달 뒤인 지난 4월, 원래 담임교사가 90일 출산휴가에 들어가면서 학교는 이 기간만 일할 기간제 교사를 뽑았습니다.

그런데 출산 휴가를 마친 담임교사가 곧바로 육아휴직을 내면서 학생들은 세 번째 담임교사를 만나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 교사마저 부임 하루 만에 사직서를 냅니다.

성폭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겁니다.

<녹취> 00 초등학교 교감(음성변조) : "계약서 쓰기 전까지는 아무런 범죄 경력이 없다고 해서 임용된 거죠 ."

결국 영어 과목 교사가 네 번째로 임시 담임을 맡다가 최근에야 가까스로 5번째 담임교사가 채용됐습니다.

<녹취> 학부모(음성변조) : "한두 명이 바뀐 것도 아니고 다섯 번째 선생님이 바뀌었다는 것 자체가 아이들 심리나 정서에 큰 마이너스고요."

휴직이나 연수 교사가 있을 경우 교육청이 대체 교사를 보내주지 않고 각 학교별로 기간제 교사를 충원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원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녹취> 지역 학교 교장(음성변조) : "웬만한 사람들은 공부해서 시골 안 가려고 하고..."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발령을 기다리는 초등학교 교사 대기자는 전국에 4천여 명,

그러나 지역 학교 지원자는 적어서 시골 초등학교는 심각한 교사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지방 안 가려고 ‘재시험’까지▼

<리포트>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임용시험 준비가 한창인 한 교육대학, 4학년 학생 대부분이 수도권을 지망합니다.

<녹취> 초등교사 임용시험 준비생(음성변조) : "(지방은) 생활환경이나 근무여건에 있어서 더 안 좋으니까 시험을 치는 사람 입장으로서는 조금 짜증이 나고 불안하고..."

교사 지원자들의 대도시 선호 현상은 뚜렷합니다.

지난해 서울의 초등교사 임용시험 경쟁률은 2대 1이었지만 경북, 충북, 전남 등 5곳은 지원자가 적어 미달됐습니다.

심지어 지역 초등교사 임용에 합격한 뒤 발령이 나도 사직서를 제출한 다음 대도시 지역으로 재시험을 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녹취> 서울 발령 대기자(임용 지역 2번 변경/음성변조) : "관사 안에서 모든 생활이 이뤄지기 때문에 불합리한 일도 많이 생기고 (지역) 교직 분위기가 너무 힘들어서..."

<녹취> 현직교사(임용 지역 1번 변경/음성변조) : "(임용)지역보다는 합격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일단 합격하고) 수도권도 경쟁률이 낮아지기 시작했고, 도전할 용기가 생겼고..."

교사들은 도서벽지 학교의 근무 여건이 열악해서 기피 현상이 계속된다고 말합니다.

<녹취>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음성변조) : "뱃값도 안 나오죠. (승진할 때) 도서벽지 점수를 많이 깎아버리니까 내가 가족들하고 떨어져서 고생할 필요가 없는 거죠.

지역 학교에 합격하고도 재시험을 치르는 교사 지원자들은 해마다 7백 명가량으로 추산됩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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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써 5번째 담임”…교사, 지방 기피 심각
    • 입력 2016-09-21 21:48:28
    • 수정2016-09-21 21:57:00
    사회
  올해 2학기가 시작되던 날, 이 학교 3학년 초등학생들 앞에 또 새로운 담임선생님이 왔습니다.

<인터뷰> 00초등학교 3학년(음성변조) : "(선생님 바뀌면) 싫어요. 계속 (같이) 있고 싶은데 자꾸 바뀌니까 낯설어요."

<인터뷰> 00초등학교 3학년(음성변조) : "(안 바뀌고) 한 선생님이 계속 했으면 좋겠어요."

올해에만 벌써 다섯 번째 담임교사.

새 학년이 시작된 지 한 달 뒤인 지난 4월, 원래 담임교사가 90일 출산휴가에 들어가면서 학교는 이 기간만 일할 기간제 교사를 뽑았습니다.

그런데 출산 휴가를 마친 담임교사가 곧바로 육아휴직을 내면서 학생들은 세 번째 담임교사를 만나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 교사마저 부임 하루 만에 사직서를 냅니다.

성폭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겁니다.

<녹취> 00 초등학교 교감(음성변조) : "계약서 쓰기 전까지는 아무런 범죄 경력이 없다고 해서 임용된 거죠 ."

결국 영어 과목 교사가 네 번째로 임시 담임을 맡다가 최근에야 가까스로 5번째 담임교사가 채용됐습니다.

<녹취> 학부모(음성변조) : "한두 명이 바뀐 것도 아니고 다섯 번째 선생님이 바뀌었다는 것 자체가 아이들 심리나 정서에 큰 마이너스고요."

휴직이나 연수 교사가 있을 경우 교육청이 대체 교사를 보내주지 않고 각 학교별로 기간제 교사를 충원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원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녹취> 지역 학교 교장(음성변조) : "웬만한 사람들은 공부해서 시골 안 가려고 하고..."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발령을 기다리는 초등학교 교사 대기자는 전국에 4천여 명,

그러나 지역 학교 지원자는 적어서 시골 초등학교는 심각한 교사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지방 안 가려고 ‘재시험’까지▼

<리포트>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임용시험 준비가 한창인 한 교육대학, 4학년 학생 대부분이 수도권을 지망합니다.

<녹취> 초등교사 임용시험 준비생(음성변조) : "(지방은) 생활환경이나 근무여건에 있어서 더 안 좋으니까 시험을 치는 사람 입장으로서는 조금 짜증이 나고 불안하고..."

교사 지원자들의 대도시 선호 현상은 뚜렷합니다.

지난해 서울의 초등교사 임용시험 경쟁률은 2대 1이었지만 경북, 충북, 전남 등 5곳은 지원자가 적어 미달됐습니다.

심지어 지역 초등교사 임용에 합격한 뒤 발령이 나도 사직서를 제출한 다음 대도시 지역으로 재시험을 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녹취> 서울 발령 대기자(임용 지역 2번 변경/음성변조) : "관사 안에서 모든 생활이 이뤄지기 때문에 불합리한 일도 많이 생기고 (지역) 교직 분위기가 너무 힘들어서..."

<녹취> 현직교사(임용 지역 1번 변경/음성변조) : "(임용)지역보다는 합격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일단 합격하고) 수도권도 경쟁률이 낮아지기 시작했고, 도전할 용기가 생겼고..."

교사들은 도서벽지 학교의 근무 여건이 열악해서 기피 현상이 계속된다고 말합니다.

<녹취>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음성변조) : "뱃값도 안 나오죠. (승진할 때) 도서벽지 점수를 많이 깎아버리니까 내가 가족들하고 떨어져서 고생할 필요가 없는 거죠.

지역 학교에 합격하고도 재시험을 치르는 교사 지원자들은 해마다 7백 명가량으로 추산됩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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