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전 잿더미로 변한 성경, 첨단 기술로 되살렸다

입력 2016.09.23 (11:53) 수정 2016.09.23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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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기사] ☞ [뉴스9] 첨단기술로 ‘사해 두루마리’ 비밀 풀었다

1500년 전 완전히 불에 탄 두루마리 문서를 첨단 3D 기술로 분석한 결과 히브리어로 쓰인 구약 성서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1970년 이스라엘 사해 연안 엔게디 지역의 고대 유대교 회당에서 잿더미로 발견된 이른바 '엔게디 두루마리'의 실체가 40여 년 만에 확인된 것이다. 첨단 컴퓨터 스캔을 이용한 사해문서 판독 성공은 앞으로 다른 고대문서의 비밀을 푸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고유물국(IAA)과 미 켄터키대학 연구팀이 40여 년 전 발견된 불탄 두루마리를 '가상으로 펼치는' 과정을 통해 해독한 결과, 히브리어로 구약성서 레위기가 적힌 것을 확인했다고 가디언과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1970년 이스라엘 사해 지역의 한 유대교 성당에서 발견된 두루마리 잿더미 (사진=AP)1970년 이스라엘 사해 지역의 한 유대교 성당에서 발견된 두루마리 잿더미 (사진=AP)

양피지로 제작된 두루마리는 회당 안 성궤에 보관되던 중 기원후 600년쯤 발생한 화재로 성궤와 함께 불탔다. 두루마리는 발견 당시 조금만 건드렸다가는 그대로 부서져 내릴 것 같은 상태여서 이를 물리적으로 펼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이에 이스라엘 IAA는 두루마리를 엑스레이로 스캔한 이미지를 컴퓨터 과학자 브렌트 실스가 이끄는 켄터키대 연구진에 보내면서 두루마리의 해독과정이 시작됐다. 켄터키대학 연구진은 이스라엘에서 받은 두루마리 이미지를 3D 공간에서 가상으로 펼쳐 놓은 후 엑스레이를 투과시켜 반짝이는 부분을 찾아냈다.

3D 기술을 스캔했을 때 불탄 두루마리 모습. 반짝이는 부분이 글씨가 쓰인 부분 (사진 =AP)3D 기술을 스캔했을 때 불탄 두루마리 모습. 반짝이는 부분이 글씨가 쓰인 부분 (사진 =AP)

이 반짝이는 부분이 바로 잉크가 쓰인 곳으로, 두루마리에 사용된 잉크에 철이나 납 같은 금속이 포함된 덕분에 연구팀은 두루마리에 적힌 문자를 시각화할 수 있었다.

연구진이 복원해낸 조각들 (사진=AP)연구진이 복원해낸 조각들 (사진=AP)


복원된 조각들을 맞춰 가상으로 펼쳐 놓은 두루마리 잿더미 (사진=AP)복원된 조각들을 맞춰 가상으로 펼쳐 놓은 두루마리 잿더미 (사진=AP)

히브리어를 모르는 연구진은 5장으로 밝혀진 두루마리 이미지를 다시 이스라엘에 보냈고, IAA는 분석 끝에 두루마리에 적힌 글이 구약 성서 레위기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스라엘 연구진이 복원해 만들어 낸 구약 성서 레위기 (사진=AP)이스라엘 연구진이 복원해 만들어 낸 구약 성서 레위기 (사진=AP)

연구진은 이 문서가 기원후 300년께 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유대인들은 모음 없이 자음만으로 이뤄진 문자를 사용했는데 이 두루마리에 적힌 문자들이 모두 자음이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성서 두루마리가 1940∼1950년대 발견된 사해 두루마리 문서들을 제외하고 가장 오래된 히브리어 성서라고 보고 있다. 사해 북서쪽 쿰란 동굴에서 발견된 사해 문서들은 기원전 3세기∼기원후 70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켄터키 대 실스 박사는 "컴퓨터 기술과 원문 분석이 없었다면 엔게디 두루마리의 가치는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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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00년 전 잿더미로 변한 성경, 첨단 기술로 되살렸다
    • 입력 2016-09-23 11:53:05
    • 수정2016-09-23 22: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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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기사] ☞ [뉴스9] 첨단기술로 ‘사해 두루마리’ 비밀 풀었다 1500년 전 완전히 불에 탄 두루마리 문서를 첨단 3D 기술로 분석한 결과 히브리어로 쓰인 구약 성서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1970년 이스라엘 사해 연안 엔게디 지역의 고대 유대교 회당에서 잿더미로 발견된 이른바 '엔게디 두루마리'의 실체가 40여 년 만에 확인된 것이다. 첨단 컴퓨터 스캔을 이용한 사해문서 판독 성공은 앞으로 다른 고대문서의 비밀을 푸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고유물국(IAA)과 미 켄터키대학 연구팀이 40여 년 전 발견된 불탄 두루마리를 '가상으로 펼치는' 과정을 통해 해독한 결과, 히브리어로 구약성서 레위기가 적힌 것을 확인했다고 가디언과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1970년 이스라엘 사해 지역의 한 유대교 성당에서 발견된 두루마리 잿더미 (사진=AP) 양피지로 제작된 두루마리는 회당 안 성궤에 보관되던 중 기원후 600년쯤 발생한 화재로 성궤와 함께 불탔다. 두루마리는 발견 당시 조금만 건드렸다가는 그대로 부서져 내릴 것 같은 상태여서 이를 물리적으로 펼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이에 이스라엘 IAA는 두루마리를 엑스레이로 스캔한 이미지를 컴퓨터 과학자 브렌트 실스가 이끄는 켄터키대 연구진에 보내면서 두루마리의 해독과정이 시작됐다. 켄터키대학 연구진은 이스라엘에서 받은 두루마리 이미지를 3D 공간에서 가상으로 펼쳐 놓은 후 엑스레이를 투과시켜 반짝이는 부분을 찾아냈다. 3D 기술을 스캔했을 때 불탄 두루마리 모습. 반짝이는 부분이 글씨가 쓰인 부분 (사진 =AP) 이 반짝이는 부분이 바로 잉크가 쓰인 곳으로, 두루마리에 사용된 잉크에 철이나 납 같은 금속이 포함된 덕분에 연구팀은 두루마리에 적힌 문자를 시각화할 수 있었다. 연구진이 복원해낸 조각들 (사진=AP) 복원된 조각들을 맞춰 가상으로 펼쳐 놓은 두루마리 잿더미 (사진=AP) 히브리어를 모르는 연구진은 5장으로 밝혀진 두루마리 이미지를 다시 이스라엘에 보냈고, IAA는 분석 끝에 두루마리에 적힌 글이 구약 성서 레위기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스라엘 연구진이 복원해 만들어 낸 구약 성서 레위기 (사진=AP) 연구진은 이 문서가 기원후 300년께 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유대인들은 모음 없이 자음만으로 이뤄진 문자를 사용했는데 이 두루마리에 적힌 문자들이 모두 자음이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성서 두루마리가 1940∼1950년대 발견된 사해 두루마리 문서들을 제외하고 가장 오래된 히브리어 성서라고 보고 있다. 사해 북서쪽 쿰란 동굴에서 발견된 사해 문서들은 기원전 3세기∼기원후 70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켄터키 대 실스 박사는 "컴퓨터 기술과 원문 분석이 없었다면 엔게디 두루마리의 가치는 아무도 몰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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