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숙 훈련, 부작용 ‘심각’…대책 마련 ‘시급’

입력 2016.09.23 (21:53) 수정 2016.09.2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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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얼마 전 광주의 한 여자 고교 배구 코치가 숙소에서 선수들을 상습 성추행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는데요,

그동안 합숙 훈련은 경기력을 높인다는 믿음때문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운동부 합숙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김기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고교 축구부. 30여 명의 선수들이 한 방에서 먹고 자고 운동합니다.

대부분 현장 지도자들은 합숙이 학생들의 일탈을 막고 훈련에만 집중해 장점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고교 축구부 선수 : "집에 있을 때는 컴퓨터도 많이 하는데 여기서는 그런 걸 못하게 자제시켜 줘서 개인 훈련 시간도 많이 갖고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합숙은 다른 나라들에선 거의 시행하지 않는 우리만의 제도에 가까운 데다, 합숙의 부작용이 너무 심각한 상황입니다.

일부 지도자들은 멀리 있는 부모의 눈을 피해 상습적인 체벌을 가하는데다, 어린 학생들에게 자신의 빨래를 맡기는 등 개인적으로 부리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여학교 팀의 경우엔 지도자들이 폐쇄된 공간에서 성추행을 자행하는 일이 적지 않아 합숙 제도의 폐해는 선수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충격과 상처를 남길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정윤수(스포츠 평론가) : "중고등학교 때 합숙 훈련에 익숙해지면 성인이 돼서도 단체 생활 외에는 다른 사회 생활에 대해서 거의 적응할 수 없게 성장합니다."

가장 근본적으로는,합숙이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박공원(안산 축구단 단장) : "가장 중요한 부분이 운동할 때 창의성이 있어야 하는데 시키는 것만 하니까...그런 부분은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합숙의 폐단을 막기 위해 현재 초중학교의 운동부 합숙을 원칙적으로 금지해 놓은 상태.

고등학교만 일부 허용하고 있지만,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인권 침해 등 득보다는 실이 많은 합숙 문화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김기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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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숙 훈련, 부작용 ‘심각’…대책 마련 ‘시급’
    • 입력 2016-09-23 21:54:44
    • 수정2016-09-23 22: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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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얼마 전 광주의 한 여자 고교 배구 코치가 숙소에서 선수들을 상습 성추행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는데요,

그동안 합숙 훈련은 경기력을 높인다는 믿음때문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운동부 합숙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김기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한 고교 축구부. 30여 명의 선수들이 한 방에서 먹고 자고 운동합니다.

대부분 현장 지도자들은 합숙이 학생들의 일탈을 막고 훈련에만 집중해 장점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고교 축구부 선수 : "집에 있을 때는 컴퓨터도 많이 하는데 여기서는 그런 걸 못하게 자제시켜 줘서 개인 훈련 시간도 많이 갖고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합숙은 다른 나라들에선 거의 시행하지 않는 우리만의 제도에 가까운 데다, 합숙의 부작용이 너무 심각한 상황입니다.

일부 지도자들은 멀리 있는 부모의 눈을 피해 상습적인 체벌을 가하는데다, 어린 학생들에게 자신의 빨래를 맡기는 등 개인적으로 부리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여학교 팀의 경우엔 지도자들이 폐쇄된 공간에서 성추행을 자행하는 일이 적지 않아 합숙 제도의 폐해는 선수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충격과 상처를 남길 수도 있습니다.

<인터뷰> 정윤수(스포츠 평론가) : "중고등학교 때 합숙 훈련에 익숙해지면 성인이 돼서도 단체 생활 외에는 다른 사회 생활에 대해서 거의 적응할 수 없게 성장합니다."

가장 근본적으로는,합숙이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박공원(안산 축구단 단장) : "가장 중요한 부분이 운동할 때 창의성이 있어야 하는데 시키는 것만 하니까...그런 부분은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합숙의 폐단을 막기 위해 현재 초중학교의 운동부 합숙을 원칙적으로 금지해 놓은 상태.

고등학교만 일부 허용하고 있지만,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인권 침해 등 득보다는 실이 많은 합숙 문화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KBS 뉴스 김기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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