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유출 ‘에어돔’ 근로자 안전도 위협

입력 2016.09.26 (23:13) 수정 2016.09.26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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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정폐기물을 매립장에서 나오는 악취와 침출수를 막기 위해서 거대한 텐트처럼 생긴 구조물인 에어돔을 덮어 씌웁니다.

그런데 이 에어돔의 관리가 부실해지면서 침출수가 유출되거나 안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유해가스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이세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남의 한 농촌 마을.

잠실올림픽주경기장 절반 정도 크기의 '에어돔'이 설치돼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자, 지독한 악취와 함께 폐석면이 굴러다니고, 폐유 등이 섞인 침출수가 곳곳에 고여있습니다.

환기시설은 작은 환기구 6개가 전부.

<녹취> 매립장 근로자 : "(방독면을 쓰면) 호흡하기가 상당히 곤란해요. 분진이라든가 먼지, 가스가 한 방에 다 들어오니까 (벗을 수도 없고.)"

유해물질로 가득차 있다보니 안에서는 발암물질인 TVOC 농도가 기준치 30배 넘게, 미세먼지 농도도 11배나 검출됐습니다.

<인터뷰> 배재근(서울과학기술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 "방울이 이렇게 올라오잖아요. 내부에서 유기물들이 분해가 돼서 메탄가스 상태로 나오는 거예요."

게다가 기둥이 없어 붕괴 위험까지 높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이 에어돔은 폭설에 무너졌습니다.

무너진 채 방치된 곳에서는 유해물질 섞인 침출수가 흘러나옵니다.

이렇게 흘러나온 침출수가 인근 하천으로 유입돼 물고기가 모두 사라지는 등 2차 환경피해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붕괴된 에어돔이 4년째 방치되자 제천시는 결국 예산 60억 원을 들여 매립장을 되돌려놓기로 했습니다.

관련 규정이 없어 생기는 일입니다.

<녹취> 환경부 관계자(음성 변조) "(검증 절차 같은 게 있었나요?) 그런 건 없죠, 법상 요건이 아닌데요."

<인터뷰> 강병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 : "추가 설치를 금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미 설치된 에어돔은 근본적으로 다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국 8곳의 '에어돔' 가운데 7곳에서 화재나 붕괴사고가 났습니다.

KBS 뉴스 이세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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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기물 유출 ‘에어돔’ 근로자 안전도 위협
    • 입력 2016-09-26 23:16:14
    • 수정2016-09-26 23: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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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폐기물을 매립장에서 나오는 악취와 침출수를 막기 위해서 거대한 텐트처럼 생긴 구조물인 에어돔을 덮어 씌웁니다.

그런데 이 에어돔의 관리가 부실해지면서 침출수가 유출되거나 안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유해가스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이세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남의 한 농촌 마을.

잠실올림픽주경기장 절반 정도 크기의 '에어돔'이 설치돼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자, 지독한 악취와 함께 폐석면이 굴러다니고, 폐유 등이 섞인 침출수가 곳곳에 고여있습니다.

환기시설은 작은 환기구 6개가 전부.

<녹취> 매립장 근로자 : "(방독면을 쓰면) 호흡하기가 상당히 곤란해요. 분진이라든가 먼지, 가스가 한 방에 다 들어오니까 (벗을 수도 없고.)"

유해물질로 가득차 있다보니 안에서는 발암물질인 TVOC 농도가 기준치 30배 넘게, 미세먼지 농도도 11배나 검출됐습니다.

<인터뷰> 배재근(서울과학기술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 "방울이 이렇게 올라오잖아요. 내부에서 유기물들이 분해가 돼서 메탄가스 상태로 나오는 거예요."

게다가 기둥이 없어 붕괴 위험까지 높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2년 이 에어돔은 폭설에 무너졌습니다.

무너진 채 방치된 곳에서는 유해물질 섞인 침출수가 흘러나옵니다.

이렇게 흘러나온 침출수가 인근 하천으로 유입돼 물고기가 모두 사라지는 등 2차 환경피해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붕괴된 에어돔이 4년째 방치되자 제천시는 결국 예산 60억 원을 들여 매립장을 되돌려놓기로 했습니다.

관련 규정이 없어 생기는 일입니다.

<녹취> 환경부 관계자(음성 변조) "(검증 절차 같은 게 있었나요?) 그런 건 없죠, 법상 요건이 아닌데요."

<인터뷰> 강병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 : "추가 설치를 금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미 설치된 에어돔은 근본적으로 다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국 8곳의 '에어돔' 가운데 7곳에서 화재나 붕괴사고가 났습니다.

KBS 뉴스 이세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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