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학생 한국행 용인’ 中, 핵실험 북한 손봐주기 나섰나

입력 2016.09.28 (20:3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중국이 홍콩주재 한국총영사관에 머물던 탈북학생의 한국행을 용인한 것을 두고 잇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한 강경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북한이 제5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탈북자의 한국행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제5차 핵실험을 한 북한에 대한 '손봐주기'식의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홍콩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7월 중순 홍콩주재 한국총영사관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진 수학영재 리정열(18) 군이 지난 24일 홍콩을 떠나 한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군은 관행적인 탈북자들의 한국행 루트와 유사하게 제3국을 거쳐 한국행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란 점에서 리 군의 한국행은 홍콩 정부는 물론 중국 중앙 정부의 승인이 없었다면 성사되기 어려웠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과정에서 주중 한국대사관도 직원을 파견, 리 군의 심리적 안정과 건강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언론은 한국대사관 관계자가 홍콩 현지 공안 당국, 중국 외교부의 홍콩 상주기구인 주홍콩 특파원공서 등과 만나 리군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리 군은 홍콩에 도착한 지 약 80일만, 홍콩 한국총영사관에 진입한 지 약 70일 만에 한국에 도착했다는 점에서 다른 탈북자들에 비해 상당히 신속하게 귀순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소식통들은 "중국 중앙정부가 신속하게 처리해 주지 않았다면 그의 한국행은 상당히 더 오래 걸렸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언론 보도가 나옴으로써 세간의 관심이 쏠렸던 리군 사건을 중국이 신속하게 승인해 준 것은 그 함의가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탈북자 문제에 대해 "국제법과 국내법, 인도주의적인 원칙에 따라 북한으로부터의 불법 월경자(탈북자)를 처리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지만,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조용한 처리'를 중시해 왔다.
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국 배치 결정 등으로 한동안 한국과 껄끄러웠고, 1월 4차 핵실험 후에 냉각됐던 북한과의 관계를 최근 복원하는 조짐이 나타났던 상황이어서 리 군의 홍콩 체류기간이 상당히 장기화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의 대북 무역은 지난 8월의 경우 전년보다 30% 가까이 늘어나는 등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북·중 교역이 활기를 띠는 분위기까지 감지됐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중국이 대북 강경 입장으로 선회하는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한의 제5차 핵실험에 결연한 반대를 표시한 이후 최근 북한의 핵 개발에 연계된 것으로 드러난 자국 기업인 단둥 훙샹실업발전에 대한 본격적인 비리조사에 나서는 등 자체적인 대북 강경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 관측통은 "언론에 보도돼 북한이 반발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중국이 신속하게 리 군의 한국행을 승인한 것은 북한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탈북학생 한국행 용인’ 中, 핵실험 북한 손봐주기 나섰나
    • 입력 2016-09-28 20:34:22
    국제
중국이 홍콩주재 한국총영사관에 머물던 탈북학생의 한국행을 용인한 것을 두고 잇단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에 대한 강경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9일 북한이 제5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탈북자의 한국행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제5차 핵실험을 한 북한에 대한 '손봐주기'식의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홍콩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7월 중순 홍콩주재 한국총영사관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진 수학영재 리정열(18) 군이 지난 24일 홍콩을 떠나 한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군은 관행적인 탈북자들의 한국행 루트와 유사하게 제3국을 거쳐 한국행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은 중국의 특별행정구란 점에서 리 군의 한국행은 홍콩 정부는 물론 중국 중앙 정부의 승인이 없었다면 성사되기 어려웠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 과정에서 주중 한국대사관도 직원을 파견, 리 군의 심리적 안정과 건강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언론은 한국대사관 관계자가 홍콩 현지 공안 당국, 중국 외교부의 홍콩 상주기구인 주홍콩 특파원공서 등과 만나 리군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리 군은 홍콩에 도착한 지 약 80일만, 홍콩 한국총영사관에 진입한 지 약 70일 만에 한국에 도착했다는 점에서 다른 탈북자들에 비해 상당히 신속하게 귀순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소식통들은 "중국 중앙정부가 신속하게 처리해 주지 않았다면 그의 한국행은 상당히 더 오래 걸렸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언론 보도가 나옴으로써 세간의 관심이 쏠렸던 리군 사건을 중국이 신속하게 승인해 준 것은 그 함의가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탈북자 문제에 대해 "국제법과 국내법, 인도주의적인 원칙에 따라 북한으로부터의 불법 월경자(탈북자)를 처리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지만,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조용한 처리'를 중시해 왔다.
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국 배치 결정 등으로 한동안 한국과 껄끄러웠고, 1월 4차 핵실험 후에 냉각됐던 북한과의 관계를 최근 복원하는 조짐이 나타났던 상황이어서 리 군의 홍콩 체류기간이 상당히 장기화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의 대북 무역은 지난 8월의 경우 전년보다 30% 가까이 늘어나는 등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북·중 교역이 활기를 띠는 분위기까지 감지됐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중국이 대북 강경 입장으로 선회하는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한의 제5차 핵실험에 결연한 반대를 표시한 이후 최근 북한의 핵 개발에 연계된 것으로 드러난 자국 기업인 단둥 훙샹실업발전에 대한 본격적인 비리조사에 나서는 등 자체적인 대북 강경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 관측통은 "언론에 보도돼 북한이 반발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중국이 신속하게 리 군의 한국행을 승인한 것은 북한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