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팔 잃은’ 가정폭력 피해자, 희망 찾아 한국으로!

입력 2016.09.29 (17:07) 수정 2016.09.2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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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네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해라."

지난 7월 24일 저녁 케냐 마차코스현(Machakos county), 남편 은길라 텡게(Ngila Thenge·34)가 3개월째 별거 중이던 부인 재클린 므웬데(Jackline Mwende·27)의 집에 예고 없이 들이닥쳤다. 문이 열리자마자 남편은 아내에게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재클린은 속수무책이었다. 비명을 듣고 이웃들이 몰려온 뒤에야 남편은 도망을 쳤다. 주민들은 피투성이가 된 재클린을 발견해 병원으로 급히 이송했다. 하지만 이미 얼굴 곳곳이 찢어지고, 두 팔을 모두 잃은 뒤였다.

"7년 동안 임신 못 해 복수했다"

재클린 므웬데는 임신이 안 된다는 이유로 남편으로부터 처참하게 공격 받았다. [화면제공: Daily Nation 캡처]재클린 므웬데는 임신이 안 된다는 이유로 남편으로부터 처참하게 공격 받았다. [화면제공: Daily Nation 캡처]

남편 은길라는 이튿날인 7월 25일 경찰에 체포됐다. 결혼한 지 7년이 지나도록 아이를 갖지 못했다는 게 범행 동기였다. 은길라는 "그래도 죽일 의도는 없었다"며 경찰에 진술했다.

고작 임신 문제로 아내를 난도질했다는 사실에 전국이 경악했다. 임신할 수 없는 의학적인 원인이 아내 재클린 때문이 아니라, 남편 은길라에게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2개월이 넘는 꾸준한 치료 덕에 재클린은 건강을 되찾았다. 하지만 상흔은 깊게 남았다. 얼굴에 패인 상처는 예전의 아름다움을 앗아갔고, 두 팔은 사라져 물 한 잔 스스로 마실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재클린, 희망 찾아 한국으로!

지난 9월 26일 가정폭력 피해자 재클린이 한국으로 떠나기 위해 케냐 나이로비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제공 : Daily Nation]지난 9월 26일 가정폭력 피해자 재클린이 한국으로 떠나기 위해 케냐 나이로비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제공 : Daily Nation]

지난 9월 26일 재클린이 케냐 나이로비의 조모 케냐타 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팔을 쓸 수 없어 간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했지만, 얼굴에는 환한 기운이 돌았다. 재클린은 이날 비행기를 타고 한국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사라진 두 팔을 되찾기 위해서다.

재클린은 10일간의 일정 동안 기본적인 치료와 함께 한국의 최신 기술력이 투입된 전자 인공팔을 부착할 예정이다. 27살에 불과한 이 여성은 평생 남의 도움을 받는 대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 LG전자가 재클린의 재활과 미래에 3만 달러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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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팔 잃은’ 가정폭력 피해자, 희망 찾아 한국으로!
    • 입력 2016-09-29 17:07:28
    • 수정2016-09-29 17:09:55
    취재K
"오늘이 네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해라." 지난 7월 24일 저녁 케냐 마차코스현(Machakos county), 남편 은길라 텡게(Ngila Thenge·34)가 3개월째 별거 중이던 부인 재클린 므웬데(Jackline Mwende·27)의 집에 예고 없이 들이닥쳤다. 문이 열리자마자 남편은 아내에게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재클린은 속수무책이었다. 비명을 듣고 이웃들이 몰려온 뒤에야 남편은 도망을 쳤다. 주민들은 피투성이가 된 재클린을 발견해 병원으로 급히 이송했다. 하지만 이미 얼굴 곳곳이 찢어지고, 두 팔을 모두 잃은 뒤였다. "7년 동안 임신 못 해 복수했다" 재클린 므웬데는 임신이 안 된다는 이유로 남편으로부터 처참하게 공격 받았다. [화면제공: Daily Nation 캡처] 남편 은길라는 이튿날인 7월 25일 경찰에 체포됐다. 결혼한 지 7년이 지나도록 아이를 갖지 못했다는 게 범행 동기였다. 은길라는 "그래도 죽일 의도는 없었다"며 경찰에 진술했다. 고작 임신 문제로 아내를 난도질했다는 사실에 전국이 경악했다. 임신할 수 없는 의학적인 원인이 아내 재클린 때문이 아니라, 남편 은길라에게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2개월이 넘는 꾸준한 치료 덕에 재클린은 건강을 되찾았다. 하지만 상흔은 깊게 남았다. 얼굴에 패인 상처는 예전의 아름다움을 앗아갔고, 두 팔은 사라져 물 한 잔 스스로 마실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재클린, 희망 찾아 한국으로! 지난 9월 26일 가정폭력 피해자 재클린이 한국으로 떠나기 위해 케냐 나이로비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제공 : Daily Nation] 지난 9월 26일 재클린이 케냐 나이로비의 조모 케냐타 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팔을 쓸 수 없어 간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했지만, 얼굴에는 환한 기운이 돌았다. 재클린은 이날 비행기를 타고 한국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사라진 두 팔을 되찾기 위해서다. 재클린은 10일간의 일정 동안 기본적인 치료와 함께 한국의 최신 기술력이 투입된 전자 인공팔을 부착할 예정이다. 27살에 불과한 이 여성은 평생 남의 도움을 받는 대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 LG전자가 재클린의 재활과 미래에 3만 달러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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