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뒤흔드는 도이체방크 위기설의 실체는?

입력 2016.09.3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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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발 위기설이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도이체방크가 미 연방정부의 벌금액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전세계 증시가 하락하고, 엔화 가치가 크게 올랐다.

지난 15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법무부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미국에서 모기지담보부증권을 충분한 설명없이 불완전 판매를 했다는 혐의로 140억 달러(15조 4천억원)의 벌금을 내라는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도이체방크가 이 같은 소송에 대비해 쌓아놓은 대손충당금은 62억 달러밖에 안되기 때문에 140억 달러의 벌금이 실제로 부과되면 자금난을 겪게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어제(29일)는 10여 개 헤지펀드가 도이체방크에서 돈을 회수했다는 소식이 더해지면서 도이체 방크의 주가가 하루아침에 7%나 급락하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도이체방크 위기론이 2007년 당시 리먼 브러더스의 악몽을 떠올리게 만들면서 도이체방크 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의 은행주 주가를 동반 하락시키고 있다.

더구나 유로화를 팔고 엔화를 사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엔화 가치가 올라 일본 경제가 유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일본 닛케이지수까지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 위기설은 미국 법무부에서 시작된 만큼 도이체방크에 대한 벌금이 직접적인 위기의 원인으로 불거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금융 전문가들의 견해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 미국 법무부가 도이체방크가 감당하기 불가능한 거액의 벌금을 물렸다가 실제 도이체방크가 위기상황으로 내몰린다면 경제 위기를 불러왔다는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자국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의 벌금액을 대폭 낮춰준 전력이 있는 만큼 아무런 협상 없이 독일 은행에만 유독 높은 벌금을 물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법무부가 비록 14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벌금으로 엄포를 놓기는 했지만, 도이체방크의 협상과정에서 벌금액을 낮추고 분납 형태를 통해 도이체방크의 부담을 덜어줄 가능성이 크다.

단, 이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독일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양국 정부가 서로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금융불안을 가중시킬 가능성은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같은 미국의 벌금보다 더 큰 문제는 도이체방크의 수익성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인위적인 저금리 정책이 계속되면서 대부분 은행이 충분한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만일 저금리로 은행들의 수익성이 계속 악화된다면 은행 부실이 계속 누적되고, 결국 위기론이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은행 위기는 저금리 속에서 얼마든지 신용경색을 불러올 우려가 있다.

더구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돈을 풀고 금리를 끌어내려 임시방편이라도 위기를 봉합할 여력이 남아 있었지만, 금리를 극한으로 낮추고 한계까지 돈을 푼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신용경색이 일어나면 대응하기가 너무나 어려울 것이다.

이 때문에 당장 미국 법무부의 벌금보다 도이체방크 같은 위기에 처한 초대형 금융회사들이 저금리 속에서 수익성을 회복할 묘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지를 보다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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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시장 뒤흔드는 도이체방크 위기설의 실체는?
    • 입력 2016-09-30 13:22:46
    경제
도이체방크발 위기설이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도이체방크가 미 연방정부의 벌금액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전세계 증시가 하락하고, 엔화 가치가 크게 올랐다.

지난 15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법무부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미국에서 모기지담보부증권을 충분한 설명없이 불완전 판매를 했다는 혐의로 140억 달러(15조 4천억원)의 벌금을 내라는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도이체방크가 이 같은 소송에 대비해 쌓아놓은 대손충당금은 62억 달러밖에 안되기 때문에 140억 달러의 벌금이 실제로 부과되면 자금난을 겪게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어제(29일)는 10여 개 헤지펀드가 도이체방크에서 돈을 회수했다는 소식이 더해지면서 도이체 방크의 주가가 하루아침에 7%나 급락하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도이체방크 위기론이 2007년 당시 리먼 브러더스의 악몽을 떠올리게 만들면서 도이체방크 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국의 은행주 주가를 동반 하락시키고 있다.

더구나 유로화를 팔고 엔화를 사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엔화 가치가 올라 일본 경제가 유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일본 닛케이지수까지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이번 위기설은 미국 법무부에서 시작된 만큼 도이체방크에 대한 벌금이 직접적인 위기의 원인으로 불거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금융 전문가들의 견해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 미국 법무부가 도이체방크가 감당하기 불가능한 거액의 벌금을 물렸다가 실제 도이체방크가 위기상황으로 내몰린다면 경제 위기를 불러왔다는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자국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의 벌금액을 대폭 낮춰준 전력이 있는 만큼 아무런 협상 없이 독일 은행에만 유독 높은 벌금을 물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법무부가 비록 14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벌금으로 엄포를 놓기는 했지만, 도이체방크의 협상과정에서 벌금액을 낮추고 분납 형태를 통해 도이체방크의 부담을 덜어줄 가능성이 크다.

단, 이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독일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양국 정부가 서로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금융불안을 가중시킬 가능성은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같은 미국의 벌금보다 더 큰 문제는 도이체방크의 수익성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인위적인 저금리 정책이 계속되면서 대부분 은행이 충분한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만일 저금리로 은행들의 수익성이 계속 악화된다면 은행 부실이 계속 누적되고, 결국 위기론이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은행 위기는 저금리 속에서 얼마든지 신용경색을 불러올 우려가 있다.

더구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돈을 풀고 금리를 끌어내려 임시방편이라도 위기를 봉합할 여력이 남아 있었지만, 금리를 극한으로 낮추고 한계까지 돈을 푼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신용경색이 일어나면 대응하기가 너무나 어려울 것이다.

이 때문에 당장 미국 법무부의 벌금보다 도이체방크 같은 위기에 처한 초대형 금융회사들이 저금리 속에서 수익성을 회복할 묘책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지를 보다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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