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찰 ‘억울한 옥살이’ 대가로 170억 원 보상

입력 2016.09.30 (14:00) 수정 2016.09.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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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미 CBS 뉴스)(사진 출처 : 미 CBS 뉴스)

부패한 경찰에 의해 20년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미국의 50대 흑인 남성이 거액의 보상을 받게 됐다.

29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은 지난 1993년 시카고 하이츠 시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으로 징역 80년 형을 선고받고 20년 간 복역하다 재심에서 무죄로 석방됐던 로들 샌더스(51)가 지자체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1천500만 달러(약 170억 원)의 피해보상을 받아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의 에이미 세인트 이브 판사가 전날 합의안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샌더스는 갱 조직에 몸담았던 28세 때 총을 쏴 경쟁 조직원 1명을 살해하고 1명에게 치명상을 입힌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당시 목격자는 "약 182cm 키에 마른 체형의 남성이 총격을 주도했다"고 증언했으나, 경찰이 내세운 증인에 의해 오히려 땅딸막한 체형의 샌더스가 혐의를 덮어쓰게 됐다.

이후 6개월 만에 샌더스의 가족은 '진범'을 자처하는 남성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이 남성은 "경찰이 샌더스가 범인이라며 거짓말을 하라고 시켰다. 경찰은 나를 이미 다른 사건의 범인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경찰이 범죄조직에 속해있는 샌더스를 이 기회에 제거하길 원했다"고 밝혔다.

또 재심 과정에서 경찰이 샌더스의 사진을 조작해 목격자들에게 제시한 사실도 드러났다.

샌더스는 수감된 후에도 무죄를 주장하며 법률 서적을 사들여 관련 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력으로 법원에 청원을 넣고 12명에 달하는 증인이 교차 심문을 받도록 한끝에 재심 기회를 얻었다.

재심 끝에 풀려난 샌더스는 현재 법률사무소에서 사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번 판결에서 샌더스의 변호인은 "샌더스에 대한 유죄 판결은 '부패한 사법 시스템의 슬픈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판결 후 샌더스는 "합의금이 피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될 수 있을까"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동안 침묵하다 "나의 20년은 결코 되찾을 수가 없다. 그 시간 동안 내가 잃어버린 수많은 것들은 그 무엇으로도 보상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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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경찰 ‘억울한 옥살이’ 대가로 170억 원 보상
    • 입력 2016-09-30 14:00:29
    • 수정2016-09-30 14:00:53
    국제
(사진 출처 : 미 CBS 뉴스) 부패한 경찰에 의해 20년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미국의 50대 흑인 남성이 거액의 보상을 받게 됐다. 29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은 지난 1993년 시카고 하이츠 시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으로 징역 80년 형을 선고받고 20년 간 복역하다 재심에서 무죄로 석방됐던 로들 샌더스(51)가 지자체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1천500만 달러(약 170억 원)의 피해보상을 받아냈다고 보도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의 에이미 세인트 이브 판사가 전날 합의안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샌더스는 갱 조직에 몸담았던 28세 때 총을 쏴 경쟁 조직원 1명을 살해하고 1명에게 치명상을 입힌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당시 목격자는 "약 182cm 키에 마른 체형의 남성이 총격을 주도했다"고 증언했으나, 경찰이 내세운 증인에 의해 오히려 땅딸막한 체형의 샌더스가 혐의를 덮어쓰게 됐다. 이후 6개월 만에 샌더스의 가족은 '진범'을 자처하는 남성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이 남성은 "경찰이 샌더스가 범인이라며 거짓말을 하라고 시켰다. 경찰은 나를 이미 다른 사건의 범인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경찰이 범죄조직에 속해있는 샌더스를 이 기회에 제거하길 원했다"고 밝혔다. 또 재심 과정에서 경찰이 샌더스의 사진을 조작해 목격자들에게 제시한 사실도 드러났다. 샌더스는 수감된 후에도 무죄를 주장하며 법률 서적을 사들여 관련 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력으로 법원에 청원을 넣고 12명에 달하는 증인이 교차 심문을 받도록 한끝에 재심 기회를 얻었다. 재심 끝에 풀려난 샌더스는 현재 법률사무소에서 사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이번 판결에서 샌더스의 변호인은 "샌더스에 대한 유죄 판결은 '부패한 사법 시스템의 슬픈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판결 후 샌더스는 "합의금이 피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될 수 있을까"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동안 침묵하다 "나의 20년은 결코 되찾을 수가 없다. 그 시간 동안 내가 잃어버린 수많은 것들은 그 무엇으로도 보상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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