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총통 “중 압력 저항해야”…‘탈중국’ 강조

입력 2016.09.30 (18:07) 수정 2016.09.30 (18:3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중국이 타이완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할 것을 압박하는 가운데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중국의 압력에 저항해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며 '탈중국' 노선을 천명했다.

타이완은 얼마 전까지는 중국과의 기존 관계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현상유지'를 표방해왔다.

차이 총통은 민진당 창당 30주년을 맞아 당원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건강하고 정상적인 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이 발표한 내용은 공개서한이라는 점에서 이는 앞으로 타이완 정부의 양안 정책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차이 총통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탈중국'을 꾀할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차이 총통의 이같은 발표는 최근 타이완 정부가 추진해왔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총회 참석이 중국의 외압으로 무산된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앞으로 다른 국제기구 활동에도 제약이 많아질 것으로 보고 본격적인 탈중국 노선을 통해 활로를 찾겠다는 것이다.

차이 총통은 지난 23일 ICAO 총회 참석이 무산되자 이는 "극도로 불공평한 대우"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여기에는 지난 8월 취임한 중국 국적의 류팡 ICAO 사무총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타이완은 ICAO 총회에 이어 오는 11월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고 쑹추위(74) 친민당 주석을 특사로 내정했다. 타이완은 아직 APEC 회의에 공식 초청 서한을 받지 못한 상태다.

타이완 중국시보는 이에 대해 "'양국론'(두 개의 중국)으로 돌아가려는 행보로 사실상 중국에 대한 전쟁 선언"이라며 "양안 현상유지 정책을 지속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마샤오광 중국 타이완판공실 주임은 "급진적이든 온건적이든 타이완의 독립은 실패할 것"이라며 타이완이 '92공식'(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의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인정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마 주임은 ICAO 총회 문제를 놓고 중국의 외압설에 대해 "타이완은 중국을 비난하기보다 반성부터 해야 한다"며 "3년 전에는 총회에 참가했다가 올해는 왜 참가할 수 없었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타이완 총통 “중 압력 저항해야”…‘탈중국’ 강조
    • 입력 2016-09-30 18:07:26
    • 수정2016-09-30 18:33:15
    국제
중국이 타이완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할 것을 압박하는 가운데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중국의 압력에 저항해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며 '탈중국' 노선을 천명했다.

타이완은 얼마 전까지는 중국과의 기존 관계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현상유지'를 표방해왔다.

차이 총통은 민진당 창당 30주년을 맞아 당원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건강하고 정상적인 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이 총통이 발표한 내용은 공개서한이라는 점에서 이는 앞으로 타이완 정부의 양안 정책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차이 총통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탈중국'을 꾀할 것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차이 총통의 이같은 발표는 최근 타이완 정부가 추진해왔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총회 참석이 중국의 외압으로 무산된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앞으로 다른 국제기구 활동에도 제약이 많아질 것으로 보고 본격적인 탈중국 노선을 통해 활로를 찾겠다는 것이다.

차이 총통은 지난 23일 ICAO 총회 참석이 무산되자 이는 "극도로 불공평한 대우"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여기에는 지난 8월 취임한 중국 국적의 류팡 ICAO 사무총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타이완은 ICAO 총회에 이어 오는 11월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고 쑹추위(74) 친민당 주석을 특사로 내정했다. 타이완은 아직 APEC 회의에 공식 초청 서한을 받지 못한 상태다.

타이완 중국시보는 이에 대해 "'양국론'(두 개의 중국)으로 돌아가려는 행보로 사실상 중국에 대한 전쟁 선언"이라며 "양안 현상유지 정책을 지속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마샤오광 중국 타이완판공실 주임은 "급진적이든 온건적이든 타이완의 독립은 실패할 것"이라며 타이완이 '92공식'(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의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인정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마 주임은 ICAO 총회 문제를 놓고 중국의 외압설에 대해 "타이완은 중국을 비난하기보다 반성부터 해야 한다"며 "3년 전에는 총회에 참가했다가 올해는 왜 참가할 수 없었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