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동 “국정 역사교과서 목차 봤다” 내용 공개…규정 위반 논란

입력 2016.09.30 (21:07) 수정 2016.09.30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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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30일(오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6월 한국사 국정교과서 원고본을 봤다"고 발언했다.

내년부터 중·고등학교에서 사용될 예정인 한국사 국정교과서는 현재까지 비공개로 집필되고 있다. 원고본(초고)는 집필진과 편찬 심의위원만 확인할 수 있다. 집필진과 심의위원 명단은 한 명도 공개되지 않았다.

이 원장은 국감장에서 "국사편찬위원으로 오래 활동해 위아래 친분이 있다"며 "사적으로 봤다"고 말했다. 또 "시대별로 8개 장으로 돼 있는데, 장별 배분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며 "올해 근현대가 논란이 많으니까 비중을 줄이자는 의견을 냈다"고도 밝혔다.

이를 두고 야당 위원들은 "열람 자격이 없는 연구원장이 규정을 어긴 것 아니냐"며 집중 질타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어떤 자격으로 미공개 원고본을 열람했냐고 묻자 이 원장은 "국사편찬위원 자격"이라고 답했다.

이 원장은 "목차만 힐끗 봤다. 목차 내용만 보면 활자 수를 셀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이 빈약하다"며 "가르치는 부담을 줄인다며 지면을 줄이고 그림을 많이 넣었다"고 구체적으로 내용을 설명했다.

"사실 이 원장이 국정교과서 심의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김호섭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NCND(긍정도 부정도 아님)로 해달라"고 답했다.

같은 질문을 받은 이 원장도 "아까 NC…. 뭐라고 하지 않았느냐?"라며 대답을 피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기봉 교육부 기획조정실장에게 "집필 중인 초고를 심의위원 아닌 사람에게 주고 의견을 받을 수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 실장은 "내부 절차는 확인해보겠지만, 그런 경우는 없을 듯하다"고 답변했다.

안 의원이 재차 "어디에서 원고본을 확인했냐"고 물었지만, 이 원장은 답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옆에 앉아있던 김호섭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국사편찬위원회에서 봤다고 하라"는 내용의 쪽지를 이 원장에게 건넸다가 지적받기도 했다.

앞서 국회 교문위 야당 의원들은 교육부에 국정 역사교과서 원고본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교육부는 '교과서가 아직 제작 중'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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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동 “국정 역사교과서 목차 봤다” 내용 공개…규정 위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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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6-09-30 21:12:42
    정치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30일(오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6월 한국사 국정교과서 원고본을 봤다"고 발언했다.

내년부터 중·고등학교에서 사용될 예정인 한국사 국정교과서는 현재까지 비공개로 집필되고 있다. 원고본(초고)는 집필진과 편찬 심의위원만 확인할 수 있다. 집필진과 심의위원 명단은 한 명도 공개되지 않았다.

이 원장은 국감장에서 "국사편찬위원으로 오래 활동해 위아래 친분이 있다"며 "사적으로 봤다"고 말했다. 또 "시대별로 8개 장으로 돼 있는데, 장별 배분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며 "올해 근현대가 논란이 많으니까 비중을 줄이자는 의견을 냈다"고도 밝혔다.

이를 두고 야당 위원들은 "열람 자격이 없는 연구원장이 규정을 어긴 것 아니냐"며 집중 질타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어떤 자격으로 미공개 원고본을 열람했냐고 묻자 이 원장은 "국사편찬위원 자격"이라고 답했다.

이 원장은 "목차만 힐끗 봤다. 목차 내용만 보면 활자 수를 셀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이 빈약하다"며 "가르치는 부담을 줄인다며 지면을 줄이고 그림을 많이 넣었다"고 구체적으로 내용을 설명했다.

"사실 이 원장이 국정교과서 심의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김호섭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NCND(긍정도 부정도 아님)로 해달라"고 답했다.

같은 질문을 받은 이 원장도 "아까 NC…. 뭐라고 하지 않았느냐?"라며 대답을 피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기봉 교육부 기획조정실장에게 "집필 중인 초고를 심의위원 아닌 사람에게 주고 의견을 받을 수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 실장은 "내부 절차는 확인해보겠지만, 그런 경우는 없을 듯하다"고 답변했다.

안 의원이 재차 "어디에서 원고본을 확인했냐"고 물었지만, 이 원장은 답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옆에 앉아있던 김호섭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국사편찬위원회에서 봤다고 하라"는 내용의 쪽지를 이 원장에게 건넸다가 지적받기도 했다.

앞서 국회 교문위 야당 의원들은 교육부에 국정 역사교과서 원고본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교육부는 '교과서가 아직 제작 중'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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