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지진 진원, 양산 단층 아냐”…새 활성 단층 주목

입력 2016.10.03 (15:00) 수정 2016.10.03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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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기사] ☞ [이슈&뉴스] “양산단층 아닌 새 활성단층 가능성”

경주 지진이 양산 단층이 아닌 숨겨진 활성 단층에서 발생했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제기됐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난 12일 발생한 규모 5.1, 5.8 지진과 이후 여진의 진앙을 분석한 결과 이번 지진이 양산 단층을 가로지르는 새로운 단층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경주 지진은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새 단층에서 발생"

홍 교수 주장의 근거는 크게 네 가지다. 먼저 이번 경주 지진과 여진을 재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진앙이 북북동-남남서 방향으로 놓인 직사각형 지역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에서 남북 방향으로 뻗은 양산 단층과 방향이 다를 뿐더러 양산 단층을 가로지르는 형태로 분석된다.

갈색으로 표시된 직사각형에 대부분 여진의 진앙이 몰려 있다. 분홍색 선은 양산 단층을 나타낸다.갈색으로 표시된 직사각형에 대부분 여진의 진앙이 몰려 있다. 분홍색 선은 양산 단층을 나타낸다.

또한 규모 5.1의 전진, 5.8의 본진, 이후 규모 4.5와 3.2 여진에 작용한 힘(주응력)의 방향을 분석했을 때 역시 이 직사각형의 방향과 일치했다. 홍 교수는 이 같은 사실로 미루어 "지진들이 모두 동일한 단층에서 일어났으며, 이 단층은 양산 단층을 가로지르며 북북동-남남서 방향으로 뻗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단층면이 기울어진 방향이 양산 단층을 향하지 않는 것도 이번 지진이 양산 단층이 아닌 곳에서 발생했음을 뒷받침한다. 경주 지진의 진앙은 대부분 양산 단층의 서쪽에 위치해 있는데 만약 단층면이 오른쪽 위로 기울어져 있다면 연장선이 지표로 나타나는 양산 단층선과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단층면을 입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오른쪽 아래로 70도 가량 기울어져 있어, 연장선이 양산 단층의 반대편을 가리킨다는 게 홍 교수의 설명이다.

홍 교수는 세 번째로 단층면의 면적 역시 이번 지진이 새로운 단층에서 발생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지진이 발생하면 지진의 규모에 따라 단층면의 크기를 추정할 수 있는데 규모 5.8 지진의 경우 단층면의 면적은 60㎢ 안팎의 크기로 추정된다. 그런데 앞서 분석된 직사각형의 면적이 이와 유사한 40~50㎢ 크기로 확인돼 이번 경주 지진이 발생한 단층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네 번째 증거는 경주 지진 당시 발생한 고주파 에너지다. 홍 교수는 "경주 지진 파형의 주파수 분석을 통해서 보면 고주파 에너지가 강력하게 관찰되는데 이 고주파 에너지의 관찰은 단층면이 신선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것은 이 단층이 새로 발달한 단층이거나 마지막 활동 뒤 오랫동안 활동을 하지 않은 단층임을 지시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단층 연장선에 연쇄 지진 발생 가능성"

이번 지진의 진원이 양산 단층이 아니라 새로운 활성 단층이라면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홍 교수는 이번 지진에 따른 주변 지역의 응력 변화를 조사했다. 응력은 지각에 쌓인 힘을 의미하는데 그 값이 커질 수록 지진 위험도 커진다.

지진 이후 응력 변화지진 이후 응력 변화

붉은색으로 보이는 북북동-남남서 방향, 그리고 이에 수직한 방향이 응력이 증가한 지역이다. 반면 푸른색으로 보이는 지역은 이번 지진으로 응력이 해소돼 오히려 지진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홍 교수는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응력 증가 지역에 주목했다. 포항과 김해 지역을 향하는 방향이다. 홍 교수는 "단층으로 추정되는 북북동-남남서 방향으로 많은 응력이 쌓인 것이 확인됐는데 이 방향에 존재하는 또 다른 활성 단층이 있거나 이 단층의 연장선이 길다면 추가적인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숨겨진 단층을 따라 연쇄 지진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설명이다.

대다수 지진 학자는 신중한 입장

그러나 대다수의 지진 학자들은 새로운 단층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지난 22일 경주 지진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한 학계 합동 조사반은 "일차적으로 이번 지진의 진원은 여전히 양산 단층이나 그 지류 단층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며 "정확한 지진의 발생 원인은 현재 진행 중인 현지 조사와 이에 대한 정밀 분석이 끝나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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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주 지진 진원, 양산 단층 아냐”…새 활성 단층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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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6-10-03 22: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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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기사] ☞ [이슈&뉴스] “양산단층 아닌 새 활성단층 가능성”

경주 지진이 양산 단층이 아닌 숨겨진 활성 단층에서 발생했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제기됐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난 12일 발생한 규모 5.1, 5.8 지진과 이후 여진의 진앙을 분석한 결과 이번 지진이 양산 단층을 가로지르는 새로운 단층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경주 지진은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새 단층에서 발생"

홍 교수 주장의 근거는 크게 네 가지다. 먼저 이번 경주 지진과 여진을 재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진앙이 북북동-남남서 방향으로 놓인 직사각형 지역에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에서 남북 방향으로 뻗은 양산 단층과 방향이 다를 뿐더러 양산 단층을 가로지르는 형태로 분석된다.

갈색으로 표시된 직사각형에 대부분 여진의 진앙이 몰려 있다. 분홍색 선은 양산 단층을 나타낸다.
또한 규모 5.1의 전진, 5.8의 본진, 이후 규모 4.5와 3.2 여진에 작용한 힘(주응력)의 방향을 분석했을 때 역시 이 직사각형의 방향과 일치했다. 홍 교수는 이 같은 사실로 미루어 "지진들이 모두 동일한 단층에서 일어났으며, 이 단층은 양산 단층을 가로지르며 북북동-남남서 방향으로 뻗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단층면이 기울어진 방향이 양산 단층을 향하지 않는 것도 이번 지진이 양산 단층이 아닌 곳에서 발생했음을 뒷받침한다. 경주 지진의 진앙은 대부분 양산 단층의 서쪽에 위치해 있는데 만약 단층면이 오른쪽 위로 기울어져 있다면 연장선이 지표로 나타나는 양산 단층선과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단층면을 입체적으로 분석한 결과 오른쪽 아래로 70도 가량 기울어져 있어, 연장선이 양산 단층의 반대편을 가리킨다는 게 홍 교수의 설명이다.

홍 교수는 세 번째로 단층면의 면적 역시 이번 지진이 새로운 단층에서 발생했음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지진이 발생하면 지진의 규모에 따라 단층면의 크기를 추정할 수 있는데 규모 5.8 지진의 경우 단층면의 면적은 60㎢ 안팎의 크기로 추정된다. 그런데 앞서 분석된 직사각형의 면적이 이와 유사한 40~50㎢ 크기로 확인돼 이번 경주 지진이 발생한 단층면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네 번째 증거는 경주 지진 당시 발생한 고주파 에너지다. 홍 교수는 "경주 지진 파형의 주파수 분석을 통해서 보면 고주파 에너지가 강력하게 관찰되는데 이 고주파 에너지의 관찰은 단층면이 신선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것은 이 단층이 새로 발달한 단층이거나 마지막 활동 뒤 오랫동안 활동을 하지 않은 단층임을 지시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단층 연장선에 연쇄 지진 발생 가능성"

이번 지진의 진원이 양산 단층이 아니라 새로운 활성 단층이라면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홍 교수는 이번 지진에 따른 주변 지역의 응력 변화를 조사했다. 응력은 지각에 쌓인 힘을 의미하는데 그 값이 커질 수록 지진 위험도 커진다.

지진 이후 응력 변화
붉은색으로 보이는 북북동-남남서 방향, 그리고 이에 수직한 방향이 응력이 증가한 지역이다. 반면 푸른색으로 보이는 지역은 이번 지진으로 응력이 해소돼 오히려 지진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홍 교수는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응력 증가 지역에 주목했다. 포항과 김해 지역을 향하는 방향이다. 홍 교수는 "단층으로 추정되는 북북동-남남서 방향으로 많은 응력이 쌓인 것이 확인됐는데 이 방향에 존재하는 또 다른 활성 단층이 있거나 이 단층의 연장선이 길다면 추가적인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숨겨진 단층을 따라 연쇄 지진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설명이다.

대다수 지진 학자는 신중한 입장

그러나 대다수의 지진 학자들은 새로운 단층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지난 22일 경주 지진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한 학계 합동 조사반은 "일차적으로 이번 지진의 진원은 여전히 양산 단층이나 그 지류 단층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며 "정확한 지진의 발생 원인은 현재 진행 중인 현지 조사와 이에 대한 정밀 분석이 끝나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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