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시행 엿새째…청탁줄었지만 역풍도

입력 2016.10.03 (21:23) 수정 2016.10.0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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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부정청탁금지법,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엿새째입니다.

청탁이나 접대문화는 일단 겉으로는 많이 줄었는데, 꺼림칙한 일은 안하고 보자는 분위기 속에 역풍을 맞는 곳도 적지 않았습니다.

조빛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관례적으로 이뤄지던 피감기관의 의원 식사대접이 사라지고 따로 밥값을 계산합니다.

지역구의 '난감한' 민원에 대처하는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

<녹취> 국회의원 비서관(음성변조) : "(민원인에게 개인적인) 수익이 돌아가는 민원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거부할 명분이 생겨가지고 그분들도 저희에게 (민원을) 가져오지 않는 자기 조절 효과가 있어요..."

대학병원들은 '순서 새치기' 같은 청탁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는 반응입니다.

<녹취> 대학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진료 좀 당겨준다던지 하는 것들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정리했고요. 업무적으로 좀 더 편하죠. 빅 5(대학병원)에선 김영란법 시행전부터 (청탁이) 줄었다는..."

우리 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그늘도 있습니다.

고급 음식점과 골프장은 부쩍 한산해졌고 경조사용 꽃 수요는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녹취> 꽃가게 주인 : "화훼농가에서는 아예 꽃을 안 심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제작하는 사람이나 배송하는 기사님이나 우리들은 뭘 먹고 살아야 되는지 막막해요."

직무관련성이 있다해도 사교나 원활한 업무수행을 위한 3만원 이하 식사 등은 허용되지만, 일단 조심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습니다.

<인터뷰> 이종일(서울시 양천구) : "나랑 친구들 간에도 많아요. 업무에 관련된 사람들.. 그런데 거기서도 이제 뭔가 걸릴 수 있다는 거죠."

김영란법 시행으로 산업계의 매출 손실이 연간 11조 6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며, 소비절벽을 우려하는 보고서도 나왔습니다.

<인터뷰> 강신업(대한변협 공보이사) : "허용되는 행동이 무엇인지, 그리고 금지되는 행동이 무엇인지가 명확해야 됩니다. 지금 원활한 직무수행이라든지 사교, 의례 또는 직무 관련성 이런 의미가 불명하다보니까 국민들이 크게 혼란을 겪고 있고..."

법 시행 엿새 동안 국민권익위원회엔 위반행위에 해당되는지를 묻는 서면 질의만 천여 건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례가 정립되기 전에는 속시원한 답변을 내놓기가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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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란법 시행 엿새째…청탁줄었지만 역풍도
    • 입력 2016-10-03 21:25:00
    • 수정2016-10-04 09:35:49
    뉴스 9
<앵커 멘트>

부정청탁금지법,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엿새째입니다.

청탁이나 접대문화는 일단 겉으로는 많이 줄었는데, 꺼림칙한 일은 안하고 보자는 분위기 속에 역풍을 맞는 곳도 적지 않았습니다.

조빛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관례적으로 이뤄지던 피감기관의 의원 식사대접이 사라지고 따로 밥값을 계산합니다.

지역구의 '난감한' 민원에 대처하는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

<녹취> 국회의원 비서관(음성변조) : "(민원인에게 개인적인) 수익이 돌아가는 민원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거부할 명분이 생겨가지고 그분들도 저희에게 (민원을) 가져오지 않는 자기 조절 효과가 있어요..."

대학병원들은 '순서 새치기' 같은 청탁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는 반응입니다.

<녹취> 대학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진료 좀 당겨준다던지 하는 것들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정리했고요. 업무적으로 좀 더 편하죠. 빅 5(대학병원)에선 김영란법 시행전부터 (청탁이) 줄었다는..."

우리 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그늘도 있습니다.

고급 음식점과 골프장은 부쩍 한산해졌고 경조사용 꽃 수요는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녹취> 꽃가게 주인 : "화훼농가에서는 아예 꽃을 안 심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제작하는 사람이나 배송하는 기사님이나 우리들은 뭘 먹고 살아야 되는지 막막해요."

직무관련성이 있다해도 사교나 원활한 업무수행을 위한 3만원 이하 식사 등은 허용되지만, 일단 조심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습니다.

<인터뷰> 이종일(서울시 양천구) : "나랑 친구들 간에도 많아요. 업무에 관련된 사람들.. 그런데 거기서도 이제 뭔가 걸릴 수 있다는 거죠."

김영란법 시행으로 산업계의 매출 손실이 연간 11조 6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며, 소비절벽을 우려하는 보고서도 나왔습니다.

<인터뷰> 강신업(대한변협 공보이사) : "허용되는 행동이 무엇인지, 그리고 금지되는 행동이 무엇인지가 명확해야 됩니다. 지금 원활한 직무수행이라든지 사교, 의례 또는 직무 관련성 이런 의미가 불명하다보니까 국민들이 크게 혼란을 겪고 있고..."

법 시행 엿새 동안 국민권익위원회엔 위반행위에 해당되는지를 묻는 서면 질의만 천여 건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판례가 정립되기 전에는 속시원한 답변을 내놓기가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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