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롯데’ 서미경, 조 단위 자산가 반열에

입력 2016.10.06 (15:19) 수정 2016.10.0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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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94) 총괄회장의 사실혼 배우자인 서미경(57)씨 모녀가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6.8%나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개인 지분으로는 가장 많은 것으로, 서씨 모녀가 그룹 경영권의 향배를 결정할 키를 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6일 검찰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 등에서 확보한 자료를 통해 총수 일가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13.3%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사실상 지배하는 회사다. 롯데그룹이 일본 기업 아니냐는 논란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일본 롯데홀딩스 모습.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를 지배하고 있어 향후 롯데그룹의 경영권 향배를 좌우할 핵심으로 꼽힌다.일본 롯데홀딩스 모습.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를 지배하고 있어 향후 롯데그룹의 경영권 향배를 좌우할 핵심으로 꼽힌다.

검찰이 파악한 총수 일가 지분 현황에 따르면 서씨 모녀가 6.8%로 가장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신 총괄회장으로 부터 증여 받은 3.21% 외에 추가로 3.6%의 지분 보유가 드러난 것이다.

반면 신 총괄회장의 다른 직계 자녀들은 이보다 지분이 적었다. 총괄 회장의 맏딸인 신영자(74·구속 기소)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3.0%, 장남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1.6%, 그룹의 실질 경영주인 신동빈(61) 회장 1.4%, 신 총괄회장 0.4% 순이었다.

나머지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공영회(13.9%), 임원지주회(6.0%) 등이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나눠 갖고 있었다.


롯데홀딩스의 지분 구조가 의미 있는 것은 롯데홀딩스가 한국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의 지분 19.07%를 가지고, 자신이 지배하는 페이퍼컴퍼니 L투자회사를 통해 지분 72.65%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홀딩스의 지분 경쟁에서 이길 경우 한국 롯데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의문은 이처럼 중요한 회사의 최대 지분 보유자가 개인으로서는 서미경씨와 서씨가 신 총괄회장 사이에서 낳은 서유미(33)씨라는 사실이다.

지분 보유 배경은 모두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액면가로 증여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신 총괄회장은 1997년 3.6%가량을 주당 50엔(약 500원)의 액면가로 서씨 모녀에게 양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신 총괄회장은 2005∼2006년 해외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통해 차명 보유 지분 3.21%를 서씨 모녀에게 추가 증여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1%의 가치를 1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하는 롯데 측 평가 기준만 적용해도 신씨 모녀가 보유한 롯데홀딩스 지분 가치는 7000억원대에 달한다. 물론 실제 가치는 이보다 클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에 알려진 신씨 모녀가 소유한 부동산 자산의 가치가 1000억원 이상임을 감안하면 서씨 모녀의 보유 자산은 1조원에 육박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씨는 강남구 삼성동에 지상 15층 규모의 빌딩,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6층 규모의 공연장,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에 5층 빌딩 등 알짜 부동산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신 총괄회장은 이렇게 중요한 지분을 왜 자식보다 더 많이 사실혼 관계인 서씨 모녀에게 줬을까.

검찰은 신 총괄회장이 그룹 후계 구도가 완성될 때 경영권을 뒷받침할 우호 세력 역할을 기대함과 아울러 필요하면 주식을 매도해 상당한 수익을 챙겨주려는 생각을 가졌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 해도 본인은 물론 두 아들이나 장녀보다 더 많은 지분을 10년 넘게 맡긴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경영권을 쥐고 있을 당시 가족 구성원이 본인 지분율을 넘어서는 걸 한치도 허락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1979년 모델로 활동하던 시절의 서미경씨.1979년 모델로 활동하던 시절의 서미경씨.

검찰은 두 사람의 지분 양도 사실에 대해 법률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과 기억력이 흐려진 상황에서 20년 전 사실관계 규명이 쉽지 않은 데다 탈세 등 혐의가 있더라도 공소시효(10년)가 지났다는 판단이다.

관심은 서씨 모녀의 지분이 신동빈-신동주 형제의 경영권 분쟁에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올 3월 서씨 모녀에게 7500억원에 지분을 전부 매도하라고 제안했으나 그들은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서씨 모녀는 대신 신동빈 회장에게 더 비싼 값으로 지분 매입을 제안했고 거래가 성사되기 직전 검찰 수사가 시작돼 유야무야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모두 서씨 모녀가 가진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려는 속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서씨 모녀는 신 회장 편에 서며 신 전 부회장을 지원한 총괄회장과는 다른 선택을 한 셈이다.

그룹 안팎에선 서씨 모녀가 영향력 행사보다 매매 차익 실현에 더 관심이 있다는 시각이 많다. 만일 지분 매각이 성사될 경우 서씨 모녀는 명실상부한 1조원대 자산가 반열에 오른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6.8%는 경영권 향배의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는 지분율"이라며 "고령에 건강이 좋지 않은 신 총괄회장의 부재와 맞물려 서씨 모녀의 입김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검찰은 일본에 체류하는 서씨가 수차례 소환에 불응하자 지난달 말 297억원대 탈세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여권 무효화 등 강제 입국을 진행 중이다. 딸 신유미씨는 일본인 남편을 따라 국적을 바꿔 일단 수사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서씨는 1977년 제1회 미스롯데 출신이다. 뛰어난 외모로 70년대 후반 영화 출연과 CF모델로 큰 인기를 누렸다. ‘껌이라면 역시 롯데껌’의 광고 카피를 히트시킨 주인공이다.


인기의 절정에서 서씨는 1981년 돌연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공식적인 이유는 “유학을 떠나 공부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서씨는 이후 세간의 이목에서 사라졌고, 1983년 신 총괄회장 사이에서 딸 신유미씨를 낳은 사실이 이후 밝혀졌다.

신유미씨는 1988년 호적에 올라 롯데가에 합류했고, 신 총괄회장은 환갑 넘어 얻은 막내딸을 유독 귀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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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6-10-06 15:20:09
    취재K
신격호(94) 총괄회장의 사실혼 배우자인 서미경(57)씨 모녀가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6.8%나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개인 지분으로는 가장 많은 것으로, 서씨 모녀가 그룹 경영권의 향배를 결정할 키를 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6일 검찰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 등에서 확보한 자료를 통해 총수 일가가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13.3%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사실상 지배하는 회사다. 롯데그룹이 일본 기업 아니냐는 논란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일본 롯데홀딩스 모습.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를 지배하고 있어 향후 롯데그룹의 경영권 향배를 좌우할 핵심으로 꼽힌다. 검찰이 파악한 총수 일가 지분 현황에 따르면 서씨 모녀가 6.8%로 가장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신 총괄회장으로 부터 증여 받은 3.21% 외에 추가로 3.6%의 지분 보유가 드러난 것이다. 반면 신 총괄회장의 다른 직계 자녀들은 이보다 지분이 적었다. 총괄 회장의 맏딸인 신영자(74·구속 기소)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3.0%, 장남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1.6%, 그룹의 실질 경영주인 신동빈(61) 회장 1.4%, 신 총괄회장 0.4% 순이었다. 나머지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공영회(13.9%), 임원지주회(6.0%) 등이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나눠 갖고 있었다. 롯데홀딩스의 지분 구조가 의미 있는 것은 롯데홀딩스가 한국롯데의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의 지분 19.07%를 가지고, 자신이 지배하는 페이퍼컴퍼니 L투자회사를 통해 지분 72.65%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홀딩스의 지분 경쟁에서 이길 경우 한국 롯데 전체를 장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의문은 이처럼 중요한 회사의 최대 지분 보유자가 개인으로서는 서미경씨와 서씨가 신 총괄회장 사이에서 낳은 서유미(33)씨라는 사실이다. 지분 보유 배경은 모두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액면가로 증여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신 총괄회장은 1997년 3.6%가량을 주당 50엔(약 500원)의 액면가로 서씨 모녀에게 양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신 총괄회장은 2005∼2006년 해외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통해 차명 보유 지분 3.21%를 서씨 모녀에게 추가 증여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1%의 가치를 1000억원 안팎으로 추정하는 롯데 측 평가 기준만 적용해도 신씨 모녀가 보유한 롯데홀딩스 지분 가치는 7000억원대에 달한다. 물론 실제 가치는 이보다 클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에 알려진 신씨 모녀가 소유한 부동산 자산의 가치가 1000억원 이상임을 감안하면 서씨 모녀의 보유 자산은 1조원에 육박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신씨는 강남구 삼성동에 지상 15층 규모의 빌딩,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6층 규모의 공연장,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에 5층 빌딩 등 알짜 부동산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신 총괄회장은 이렇게 중요한 지분을 왜 자식보다 더 많이 사실혼 관계인 서씨 모녀에게 줬을까. 검찰은 신 총괄회장이 그룹 후계 구도가 완성될 때 경영권을 뒷받침할 우호 세력 역할을 기대함과 아울러 필요하면 주식을 매도해 상당한 수익을 챙겨주려는 생각을 가졌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 해도 본인은 물론 두 아들이나 장녀보다 더 많은 지분을 10년 넘게 맡긴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경영권을 쥐고 있을 당시 가족 구성원이 본인 지분율을 넘어서는 걸 한치도 허락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1979년 모델로 활동하던 시절의 서미경씨. 검찰은 두 사람의 지분 양도 사실에 대해 법률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과 기억력이 흐려진 상황에서 20년 전 사실관계 규명이 쉽지 않은 데다 탈세 등 혐의가 있더라도 공소시효(10년)가 지났다는 판단이다. 관심은 서씨 모녀의 지분이 신동빈-신동주 형제의 경영권 분쟁에 중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올 3월 서씨 모녀에게 7500억원에 지분을 전부 매도하라고 제안했으나 그들은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서씨 모녀는 대신 신동빈 회장에게 더 비싼 값으로 지분 매입을 제안했고 거래가 성사되기 직전 검찰 수사가 시작돼 유야무야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모두 서씨 모녀가 가진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하려는 속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서씨 모녀는 신 회장 편에 서며 신 전 부회장을 지원한 총괄회장과는 다른 선택을 한 셈이다. 그룹 안팎에선 서씨 모녀가 영향력 행사보다 매매 차익 실현에 더 관심이 있다는 시각이 많다. 만일 지분 매각이 성사될 경우 서씨 모녀는 명실상부한 1조원대 자산가 반열에 오른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6.8%는 경영권 향배의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는 지분율"이라며 "고령에 건강이 좋지 않은 신 총괄회장의 부재와 맞물려 서씨 모녀의 입김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검찰은 일본에 체류하는 서씨가 수차례 소환에 불응하자 지난달 말 297억원대 탈세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여권 무효화 등 강제 입국을 진행 중이다. 딸 신유미씨는 일본인 남편을 따라 국적을 바꿔 일단 수사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서씨는 1977년 제1회 미스롯데 출신이다. 뛰어난 외모로 70년대 후반 영화 출연과 CF모델로 큰 인기를 누렸다. ‘껌이라면 역시 롯데껌’의 광고 카피를 히트시킨 주인공이다. 인기의 절정에서 서씨는 1981년 돌연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공식적인 이유는 “유학을 떠나 공부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서씨는 이후 세간의 이목에서 사라졌고, 1983년 신 총괄회장 사이에서 딸 신유미씨를 낳은 사실이 이후 밝혀졌다. 신유미씨는 1988년 호적에 올라 롯데가에 합류했고, 신 총괄회장은 환갑 넘어 얻은 막내딸을 유독 귀여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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