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소녀의 절규 “난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입력 2016.10.09 (13:46) 수정 2016.10.0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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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포에서 전쟁이 끝난다면 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거예요."

반군이 장악한 시리아 북부도시 알레포에 대한 시리아 정부군의 공습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엔 안전 보장이사회에서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결의안이 부결된 9일 알레포에 사는 7살 소녀 바나 알라베드(이하 바나)가 소셜 미디어인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알레포 지역 평화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다. 바나는 지난 달 24일 소셜 미디어에 계정을 개설해 엄마와 함께 알레포의 공습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면서 전 세계에 공습 중단과 평화를 호소하고 있다.

바나의 트위터는 15일 만에 팔로워가 6만 명을 넘어섰다. 또 영국 BBC 등 세계 유수 언론들에 관련 내용이 소개되면서 세계 각지에서 바나의 안전을 기원하고 평화를 호소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바나의 트위터 일기는 나치가 유대인을 박해하자 2년 동안 숨어지면서 일어난 일들을 기록한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의 ‘안네의 일기’를 연상시키며 ‘시리아판 안네의 일기’라는 평판도 얻고 있다.


"난 평화가 필요해요"

바나는 지난 달 24일 평화가 필요하다는 말로 트위터를 시작했다. 폭격 때문에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며 폭격 중단을 호소했다. 알레포에 평화가 찾아오면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자신의 엄마처럼 영어 선생님이 되는 게 바나의 꿈이다. 바나는 지금 당장은 '런던의 어린이'들처럼 평화롭게 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연일 계속되는 알레포의 폭격은 7살 소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찬 게 현실이다. 바나의 가족들은 계속되는 폭격에 죽음의 공포에 휩싸인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바나는 폭격에서 살아남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바나는 전쟁을 일으키는 건 어른들이지만 그 과정에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희생당하는 어린이들이 너무 많다는 글을 올렸다. 바나는 그러면서 바로 옆집에 사는 자신의 친구가 폭격으로 숨졌다는 글을 사진과 함께 올리면서 친구가 보고 싶다고도 했다.

옆집에 사는 친구의 파손된 집 (사진=바나 트위터 )옆집에 사는 친구의 파손된 집 (사진=바나 트위터 )

수 백 개에 불과한 바나의 글과 사진들은 엄청난 반향을 몰고 왔다. 영국의 BBC와 가디언, 미국의 CNN, 아랍 언론들이 바나의 글을 소개했다.바나의 트윗 계정이 인기를 끌자 이를 사칭하는 계정이 잇따라 개설되기도 했다. 특히 바나의 글이 파장이 커지면서 폭격을 주도하고 있는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바나와 가족들의 글이 잘못된 정보에 근거하고 있다며 직접 비난하고 나섰다.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정부군은 병원이나 학교 시설을 파괴하지 않는다"며 "알레포 소녀의 트윗은 테러리스트나 그의 지지자들에게 영향을 받은 내용이며 믿을만한 소식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바나와 가족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아사드 대통령에게 당당하게 맞섰다.바나와 그 가족들은 "아사드 대통령님, 진실이 두려운가요? 진실을 말하는 게 테러인가요?. 저는 테러리스트가 아니에요. 살고 싶을 뿐이니 제발 폭격을 중단해주세요!"라고 아사드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바나는 아사드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그리고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호소하는 글도 올렸다.

"당신들도 우리 같은 어린이가 있지 않나요? 당신들이 어린이들을 사랑하듯이 우리를 똑같이 대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들은 지도자가 아니라 거짓말쟁이 에요"

[바로가기] ☞ 바나 알라베드 트위터

바나가 공개한 전쟁 전의 자신의 모습 (사진=바나 트위터)바나가 공개한 전쟁 전의 자신의 모습 (사진=바나 트위터)

바나의 꿈은 언제 실현?

바나의 절절한 소망과는 달리 알레포 사태는 미국과 러시아간의 대치로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심지어 두 나라가 군사작전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미국 주도 연합군이 전투기와 함정으로 시리아 공군 활주로를 폭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도 미군이 시리아의 정부군 영역을 공습한다면, 신형 방공미사일로 이를 요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12일 임시 휴전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임시휴전이 일주일 만에 무산되고 시리아군이 알레포의 반군 장악 지역에 대해 대대적인 공습을 재개하면서 현재까지 376명이 숨지고 1천200여 명이 부상했다는 게 UN의 집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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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살 소녀의 절규 “난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 입력 2016-10-09 13:46:39
    • 수정2016-10-09 13:51:14
    취재K
"알레포에서 전쟁이 끝난다면 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될 거예요."

반군이 장악한 시리아 북부도시 알레포에 대한 시리아 정부군의 공습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엔 안전 보장이사회에서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결의안이 부결된 9일 알레포에 사는 7살 소녀 바나 알라베드(이하 바나)가 소셜 미디어인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알레포 지역 평화에 대한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다. 바나는 지난 달 24일 소셜 미디어에 계정을 개설해 엄마와 함께 알레포의 공습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면서 전 세계에 공습 중단과 평화를 호소하고 있다.

바나의 트위터는 15일 만에 팔로워가 6만 명을 넘어섰다. 또 영국 BBC 등 세계 유수 언론들에 관련 내용이 소개되면서 세계 각지에서 바나의 안전을 기원하고 평화를 호소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바나의 트위터 일기는 나치가 유대인을 박해하자 2년 동안 숨어지면서 일어난 일들을 기록한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의 ‘안네의 일기’를 연상시키며 ‘시리아판 안네의 일기’라는 평판도 얻고 있다.


"난 평화가 필요해요"

바나는 지난 달 24일 평화가 필요하다는 말로 트위터를 시작했다. 폭격 때문에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며 폭격 중단을 호소했다. 알레포에 평화가 찾아오면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자신의 엄마처럼 영어 선생님이 되는 게 바나의 꿈이다. 바나는 지금 당장은 '런던의 어린이'들처럼 평화롭게 살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연일 계속되는 알레포의 폭격은 7살 소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찬 게 현실이다. 바나의 가족들은 계속되는 폭격에 죽음의 공포에 휩싸인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바나는 폭격에서 살아남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바나는 전쟁을 일으키는 건 어른들이지만 그 과정에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희생당하는 어린이들이 너무 많다는 글을 올렸다. 바나는 그러면서 바로 옆집에 사는 자신의 친구가 폭격으로 숨졌다는 글을 사진과 함께 올리면서 친구가 보고 싶다고도 했다.

옆집에 사는 친구의 파손된 집 (사진=바나 트위터 )
수 백 개에 불과한 바나의 글과 사진들은 엄청난 반향을 몰고 왔다. 영국의 BBC와 가디언, 미국의 CNN, 아랍 언론들이 바나의 글을 소개했다.바나의 트윗 계정이 인기를 끌자 이를 사칭하는 계정이 잇따라 개설되기도 했다. 특히 바나의 글이 파장이 커지면서 폭격을 주도하고 있는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바나와 가족들의 글이 잘못된 정보에 근거하고 있다며 직접 비난하고 나섰다.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정부군은 병원이나 학교 시설을 파괴하지 않는다"며 "알레포 소녀의 트윗은 테러리스트나 그의 지지자들에게 영향을 받은 내용이며 믿을만한 소식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바나와 가족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아사드 대통령에게 당당하게 맞섰다.바나와 그 가족들은 "아사드 대통령님, 진실이 두려운가요? 진실을 말하는 게 테러인가요?. 저는 테러리스트가 아니에요. 살고 싶을 뿐이니 제발 폭격을 중단해주세요!"라고 아사드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바나는 아사드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그리고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호소하는 글도 올렸다.

"당신들도 우리 같은 어린이가 있지 않나요? 당신들이 어린이들을 사랑하듯이 우리를 똑같이 대해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들은 지도자가 아니라 거짓말쟁이 에요"

[바로가기] ☞ 바나 알라베드 트위터

바나가 공개한 전쟁 전의 자신의 모습 (사진=바나 트위터)
바나의 꿈은 언제 실현?

바나의 절절한 소망과는 달리 알레포 사태는 미국과 러시아간의 대치로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심지어 두 나라가 군사작전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미국 주도 연합군이 전투기와 함정으로 시리아 공군 활주로를 폭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도 미군이 시리아의 정부군 영역을 공습한다면, 신형 방공미사일로 이를 요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달 12일 임시 휴전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임시휴전이 일주일 만에 무산되고 시리아군이 알레포의 반군 장악 지역에 대해 대대적인 공습을 재개하면서 현재까지 376명이 숨지고 1천200여 명이 부상했다는 게 UN의 집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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