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뜻이에요?” 공공기관 외국어 남발

입력 2016.10.09 (21:27) 수정 2016.10.0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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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글날을 맞아서, 한글 사랑에 앞장서야 할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들을 살펴봤더니 각종 축제 이름부터 보도자료까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외국어 사용을 남발하고 있었습니다.

반 천년 위대한 역사와 거꾸로 가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해보길 바랍니다.

김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코리아 세일 페스타',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

정부가 추진한 소비 관광 축제입니다.

온 국민이 함께 즐기자는 뜻의 행사지만, 모두 영어 표현들입니다.

<인터뷰> 정진하(경기도 성남) : "지칭하는 말들이 다 영어로 돼 있기 때문에 확 와닿지 않아서..."

정부 행사 등에 마구잡이로 K를 붙여만들다보니, 의미를 알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한식문화 체험 공간인 'K-스타일 허브'는 명칭만으로는 뭘 하는 곳인지 외국인조차 짐작하지 못합니다.

<인터뷰> 크리스틴 호이(미국인) : "처음 봤을 때 패션이 떠올랐어요. (이걸 보면 바로 어떤 장소인지 알 수 있나요?) 모르겠어요."

정부 부처의 보도 자료에도 외국어가 넘쳐납니다.

<인터뷰> 유아현(서울 관악구) : "이용자가 '데이터마이닝'을 통해 무슨말인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요."

실제로 정부 보도자료 3천5백여 건을 분석해보니, 자료 1건 당 평균 6번 씩 외국어를 남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이건범(한글문화연대 대표) : "정책의 대상자, 수혜자는 누구겠습니까. 결국 국민들인데 이 국민들이 제대로 알 수 있는, 알아가야 할 것을 알지 못하게 하는 거죠."

한글을 사랑하자면서 정작 외국어 오남용에 무심한 공공기관들.

한글날 제정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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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게 무슨 뜻이에요?” 공공기관 외국어 남발
    • 입력 2016-10-09 21:28:59
    • 수정2016-10-09 22: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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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글날을 맞아서, 한글 사랑에 앞장서야 할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들을 살펴봤더니 각종 축제 이름부터 보도자료까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외국어 사용을 남발하고 있었습니다.

반 천년 위대한 역사와 거꾸로 가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해보길 바랍니다.

김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코리아 세일 페스타',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

정부가 추진한 소비 관광 축제입니다.

온 국민이 함께 즐기자는 뜻의 행사지만, 모두 영어 표현들입니다.

<인터뷰> 정진하(경기도 성남) : "지칭하는 말들이 다 영어로 돼 있기 때문에 확 와닿지 않아서..."

정부 행사 등에 마구잡이로 K를 붙여만들다보니, 의미를 알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한식문화 체험 공간인 'K-스타일 허브'는 명칭만으로는 뭘 하는 곳인지 외국인조차 짐작하지 못합니다.

<인터뷰> 크리스틴 호이(미국인) : "처음 봤을 때 패션이 떠올랐어요. (이걸 보면 바로 어떤 장소인지 알 수 있나요?) 모르겠어요."

정부 부처의 보도 자료에도 외국어가 넘쳐납니다.

<인터뷰> 유아현(서울 관악구) : "이용자가 '데이터마이닝'을 통해 무슨말인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요."

실제로 정부 보도자료 3천5백여 건을 분석해보니, 자료 1건 당 평균 6번 씩 외국어를 남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이건범(한글문화연대 대표) : "정책의 대상자, 수혜자는 누구겠습니까. 결국 국민들인데 이 국민들이 제대로 알 수 있는, 알아가야 할 것을 알지 못하게 하는 거죠."

한글을 사랑하자면서 정작 외국어 오남용에 무심한 공공기관들.

한글날 제정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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