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따라 전문대 ‘유턴’ 증가…“학벌보다 능력”

입력 2016.10.11 (08:17) 수정 2016.10.1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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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올해 8월 청년 실업률은 9.3%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취업난 속에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전문대로 재입학하는 이른바 '유턴입학생'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김진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강의실 맨 앞자리에 앉은 늦깎이 학생.

4년제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전문대 사회복지과로 재입학한 김정율 씨입니다.

10년차 베테랑 회사원이었지만 진짜 자기 적성을 찾아 나섰습니다.

<인터뷰> 김정율(서일대 사회복지과 2학년) : "친구들이 다 대학을 가니까 '아 나도 가야되나보다' 일반적으로…(지금은) 사회복지학이라는 공부가 너무 재미있고."

김씨처럼 4년제 대학 졸업생이 전문대로 재입학하는 사례는 지난 5년간 6천명이 넘습니다.

전체 대학 진학률은 떨어지는데, 4년제 대학에서 전문대로 가는 숫자가 매년 늘어나는 겁니다.

<인터뷰> 황보은(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 : "취업이나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막연하게 학벌을 쫓아가다가 이런 현상을 맞이하게 된 겁니다."

지방 4년제 대학보다 전문대의 졸업생 평균 소득이 더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무조건 대학에 가고 본다'는 식의 학력 중심 사회는 이제 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인터뷰> 정제영(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 :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학벌주의나 학력 중심의 문화가 개선되지 않을까, 능력 중심 사회로 전환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2년 뒤부턴 고등학교 졸업자 수가 대학 입학생 정원보다 적어져 대졸자 프리미엄은 더욱 줄어들 전망입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기자 멘트>

유턴 입학생이 가장 많이 선택한 전공은 간호학과입니다.

간호학과를 선택한 인원은 해마다 늘어 올해 500명을 넘었습니다.

다음으로 유아교육학과와 물리치료학과가 뒤를 이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상위 5개 과의 지난해 취업률은 80.4%로 일반대 평균 취업률(58.4%)이나 전문대 평균 취업률(63.4%)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또 학력에 따른 월평균 소득 차이가 감소한 것도 유턴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대졸자의 월평균 소득은 202만 원으로 지방 4년제 대학보다 보다 높았고, 4년제 대학 평균과는 5만7000원 정도 차이가 났습니다.

4년제 대학생이 전문대 학생보다 2년 더 공부하는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오히려 전문대 진학이 합리적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전문대 졸업생들의 비정규직 고용 비율은 그 이상 학력자들보다 높았습니다.

반면, 4년제 대학생들은 어떨까요?

전체 재적생의 약 30%가 현재 휴학 중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졸업할 때가 됐는데도 학교를 떠나지 않는 이른바 '5학년생'은 5만 8000명에 달했습니다.

전공 불만이나 비싼 등록금,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 등이 원인이죠.

청년들이 제 때 졸업하지 못하거나 좋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결국 사회적 비용과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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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 따라 전문대 ‘유턴’ 증가…“학벌보다 능력”
    • 입력 2016-10-11 08:18:41
    • 수정2016-10-11 09: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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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올해 8월 청년 실업률은 9.3%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취업난 속에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전문대로 재입학하는 이른바 '유턴입학생'이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김진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강의실 맨 앞자리에 앉은 늦깎이 학생.

4년제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전문대 사회복지과로 재입학한 김정율 씨입니다.

10년차 베테랑 회사원이었지만 진짜 자기 적성을 찾아 나섰습니다.

<인터뷰> 김정율(서일대 사회복지과 2학년) : "친구들이 다 대학을 가니까 '아 나도 가야되나보다' 일반적으로…(지금은) 사회복지학이라는 공부가 너무 재미있고."

김씨처럼 4년제 대학 졸업생이 전문대로 재입학하는 사례는 지난 5년간 6천명이 넘습니다.

전체 대학 진학률은 떨어지는데, 4년제 대학에서 전문대로 가는 숫자가 매년 늘어나는 겁니다.

<인터뷰> 황보은(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 : "취업이나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막연하게 학벌을 쫓아가다가 이런 현상을 맞이하게 된 겁니다."

지방 4년제 대학보다 전문대의 졸업생 평균 소득이 더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무조건 대학에 가고 본다'는 식의 학력 중심 사회는 이제 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인터뷰> 정제영(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 :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학벌주의나 학력 중심의 문화가 개선되지 않을까, 능력 중심 사회로 전환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2년 뒤부턴 고등학교 졸업자 수가 대학 입학생 정원보다 적어져 대졸자 프리미엄은 더욱 줄어들 전망입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기자 멘트>

유턴 입학생이 가장 많이 선택한 전공은 간호학과입니다.

간호학과를 선택한 인원은 해마다 늘어 올해 500명을 넘었습니다.

다음으로 유아교육학과와 물리치료학과가 뒤를 이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상위 5개 과의 지난해 취업률은 80.4%로 일반대 평균 취업률(58.4%)이나 전문대 평균 취업률(63.4%)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또 학력에 따른 월평균 소득 차이가 감소한 것도 유턴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대졸자의 월평균 소득은 202만 원으로 지방 4년제 대학보다 보다 높았고, 4년제 대학 평균과는 5만7000원 정도 차이가 났습니다.

4년제 대학생이 전문대 학생보다 2년 더 공부하는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오히려 전문대 진학이 합리적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전문대 졸업생들의 비정규직 고용 비율은 그 이상 학력자들보다 높았습니다.

반면, 4년제 대학생들은 어떨까요?

전체 재적생의 약 30%가 현재 휴학 중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졸업할 때가 됐는데도 학교를 떠나지 않는 이른바 '5학년생'은 5만 8000명에 달했습니다.

전공 불만이나 비싼 등록금,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 등이 원인이죠.

청년들이 제 때 졸업하지 못하거나 좋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결국 사회적 비용과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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