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가 본 美 대선…‘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입력 2016.10.1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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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과 앤은 겉보기에는 남부러울 것이 없는 부부이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완전 딴판이다. 존은 처제 신시아와 불륜 관계를 맺고 있고 앤은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다. 어느 날 두 부부에게 존의 친구 그레이엄이 찾아온다. 얼마 후 앤은 그레임의 집에 우연히 들렀다가 여자들의 이름이 쓰인 비디오테이프를 발견한다. 그리고 모든 비밀과 거짓말이 들통이 나는데..."

1989년 스티븐 소더버그가 만든 미국 영화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의 주요 내용이다.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이 영화는 1989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과 남우주연상을 받는 등 많은 인기를 끌었다.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영화 포스터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영화 포스터

이 영화가 만들어진 지 27년 만에 다시 그 제목이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는 10일(현지시각)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가 악의에 가득 찬 토론을 벌이면서 서로에게 엄청난 모욕감을 안겨주었다고 보도했다. BBC는 TV 토론의 주요 장면을 편집해 웹사이트에 올리면서 제목을 '대통령 선거 토론에서의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라고 붙여 놓았다,

미대선 2차 TV 토론 영상 관련 BBC 화면 캡처미대선 2차 TV 토론 영상 관련 BBC 화면 캡처

BBC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TV 토론 직전 공개된 도널드 트럼프의 음란 발언 관련을 공격하는 내용,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을 거론하며 특별검사를 임명하고 클린턴 후보를 감옥에 보내겠다고 한 장면 등을 2차 TV 토론의 주요 영상으로 편집해 올렸다. 또 서로 악수조차 하지 않고 시작했던 두 후보가 상대방의 장점을 말해달라는 청중의 질문에 답한 뒤 '어색한 악수'로 토론을 마무리했다는 내용도 올려놓았다.

[바로 가기] ☞ 대통령 선거 토론에서의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BBC)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딸과 남편 빌 클린턴이 방청석에서 2차 TV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AP)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딸과 남편 빌 클린턴이 방청석에서 2차 TV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AP)

미국 주요 언론들이 '미국 역사상 가장 추악한 토론'이었다고 공통적인 평가를 할 만큼 90분 내내 인신공격만 난무한 진흙탕 싸움이 돼 버린 이번 2차 TV토론의 모습은 1차 토론 이후 어느 정도 예견됐다.

지난 9월 말 1차 TV 토론에서 논리로 무장한 클린턴 후보의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사실상 완패했다는 평가를 받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토론 직후에 "클린턴 후보의 딸 첼시가 지켜보고 있어 빌 클린턴의 성 추문을 거론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클린턴 후보를 더 강하게 공격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좌로부터) 트럼프 후보의 부인 멜라니아와 딸 이반카. 아들 에릭, 주니어 트럼프 방청석에서 2차 TV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AP)(좌로부터) 트럼프 후보의 부인 멜라니아와 딸 이반카. 아들 에릭, 주니어 트럼프 방청석에서 2차 TV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AP)

게다가 2차 TV 토론 직전 도널드 트럼프가 11년 전 부시 가문인 빌리 부시와 라커룸(탈의실)에서 나눴다는 '음담패설' 녹음테이프가 공개되면서 후보들의 사생활을 둘러싼 추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

9일(현지시각) 2차 TV 토론의 주제는 '미국의 더 나은 미래'였다. 하지만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토론은 실종됐고 두 후보는 누가 더 '더 나쁜 과거'를 갖고 있느냐를 놓고 상대 후보를 비난하는 데만 온 힘을 쏟았다.

시청률 조사 전문기관인 닐슨의 집계를 보면 미국에서 6천650만 명의 시청자가 2차 TV 토론을 지켜봤다. 역대 최고 기록을 깬 1차 토론 때의 8천400만 명보다는 줄었지만 많은 미국인이 토론을 시청했고 이 가운데는 '미래의 주역'들인 어린 청소년들도 많이 포함돼 있을 것이다. 미국 유권자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과 함께 이 토론을 편하게 지켜보고 있었을까?

대선 후보들 간의 오는 19일 한 번 더 열린다. 두 후보는 마지막 토론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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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BC가 본 美 대선…‘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 입력 2016-10-11 12:02:41
    취재K
"존과 앤은 겉보기에는 남부러울 것이 없는 부부이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완전 딴판이다. 존은 처제 신시아와 불륜 관계를 맺고 있고 앤은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다. 어느 날 두 부부에게 존의 친구 그레이엄이 찾아온다. 얼마 후 앤은 그레임의 집에 우연히 들렀다가 여자들의 이름이 쓰인 비디오테이프를 발견한다. 그리고 모든 비밀과 거짓말이 들통이 나는데..."

1989년 스티븐 소더버그가 만든 미국 영화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의 주요 내용이다.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이 영화는 1989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과 남우주연상을 받는 등 많은 인기를 끌었다.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 영화 포스터
이 영화가 만들어진 지 27년 만에 다시 그 제목이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영국의 공영방송인 BBC는 10일(현지시각)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가 악의에 가득 찬 토론을 벌이면서 서로에게 엄청난 모욕감을 안겨주었다고 보도했다. BBC는 TV 토론의 주요 장면을 편집해 웹사이트에 올리면서 제목을 '대통령 선거 토론에서의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라고 붙여 놓았다,

미대선 2차 TV 토론 영상 관련 BBC 화면 캡처
BBC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TV 토론 직전 공개된 도널드 트럼프의 음란 발언 관련을 공격하는 내용,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을 거론하며 특별검사를 임명하고 클린턴 후보를 감옥에 보내겠다고 한 장면 등을 2차 TV 토론의 주요 영상으로 편집해 올렸다. 또 서로 악수조차 하지 않고 시작했던 두 후보가 상대방의 장점을 말해달라는 청중의 질문에 답한 뒤 '어색한 악수'로 토론을 마무리했다는 내용도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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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딸과 남편 빌 클린턴이 방청석에서 2차 TV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AP)
미국 주요 언론들이 '미국 역사상 가장 추악한 토론'이었다고 공통적인 평가를 할 만큼 90분 내내 인신공격만 난무한 진흙탕 싸움이 돼 버린 이번 2차 TV토론의 모습은 1차 토론 이후 어느 정도 예견됐다.

지난 9월 말 1차 TV 토론에서 논리로 무장한 클린턴 후보의 공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사실상 완패했다는 평가를 받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토론 직후에 "클린턴 후보의 딸 첼시가 지켜보고 있어 빌 클린턴의 성 추문을 거론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클린턴 후보를 더 강하게 공격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좌로부터) 트럼프 후보의 부인 멜라니아와 딸 이반카. 아들 에릭, 주니어 트럼프 방청석에서 2차 TV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AP)
게다가 2차 TV 토론 직전 도널드 트럼프가 11년 전 부시 가문인 빌리 부시와 라커룸(탈의실)에서 나눴다는 '음담패설' 녹음테이프가 공개되면서 후보들의 사생활을 둘러싼 추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했다.

9일(현지시각) 2차 TV 토론의 주제는 '미국의 더 나은 미래'였다. 하지만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토론은 실종됐고 두 후보는 누가 더 '더 나쁜 과거'를 갖고 있느냐를 놓고 상대 후보를 비난하는 데만 온 힘을 쏟았다.

시청률 조사 전문기관인 닐슨의 집계를 보면 미국에서 6천650만 명의 시청자가 2차 TV 토론을 지켜봤다. 역대 최고 기록을 깬 1차 토론 때의 8천400만 명보다는 줄었지만 많은 미국인이 토론을 시청했고 이 가운데는 '미래의 주역'들인 어린 청소년들도 많이 포함돼 있을 것이다. 미국 유권자 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과 함께 이 토론을 편하게 지켜보고 있었을까?

대선 후보들 간의 오는 19일 한 번 더 열린다. 두 후보는 마지막 토론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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