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김창준 전 미 연방하원 의원 “트럼프 당선될 것”

입력 2016.10.11 (18:02) 수정 2016.10.11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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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미쳤다고 생각하겠지만,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될 것으로 본다. 만약 지더라도 근소한 차이로 질 것이다”

1992년 한국계·아시아계 최초로 미국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돼 내리 3선을 지낸 김창준 전 의원의 말이다.

오랜 기간 미국 정치의 속살을 체험한 그는 “선거는 마지막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이라면서 11일 이같이 주장했다.

미 연방하원 의원 당선 당시 김창준미 연방하원 의원 당선 당시 김창준

트럼프는 최근 ‘음담패설’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돼 다수의 공화당 의원들이 지지를 철회하거나 사퇴를 요구하는 등 궁지에 몰려 있다.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현지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이 같은 여론조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갈수록 복잡다단해지는 여론의 향방을 여론조사로 충분히 가름하기 힘들어졌다는 게 그 이유다.

그러면서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예로 들었다. 캐머런 전 총리가 정치적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제안한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예상과 달리 찬성으로 결정 난 것처럼 유권자들의 선택은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전 의원은 “여론조사 과정에서 답한 것과 달리 최종 투표장에서 다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투표장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열풍’이 지지자들 사이에선 여전하다는 점도 요인으로 제시됐다.

그는 “공화당에 적대적인 미국 주류 언론들이 ‘트럼프 열풍’이 일시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의 속을 들여다보면 ‘지속적인 열풍’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바마 대통령 재임 기간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온 40대 이상 백인층이 결국에는 트럼프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은 대졸 미만의 백인 남성들이다.

특히 어느 후보에게 표를 던질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규모가 유권자의 최대 30%에 달한다는 점은 변수를 더욱 크게 하는 요인이다.

그는 미국과 한국 언론 보도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에 적대적인 뉴욕타임스, CNN 등 일부 언론이 보도한 내용을 한국 언론이 인용해서 보도하다 보니 다소 편향된 목소리가 전달되는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어떤 후보가 당선되는지에 따라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보다 객관적인 분석 보도가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트럼프가 유세 중 밝힌 주한미군 철수나 한미FTA 반대 등 우리 국민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반응과 현실 정치의 한계 등으로 트럼프가 당선돼도 유세 때 밝힌 것처럼 극단적인 방향으로 정책을 펴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북핵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인 행동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이 같은 생각을 전하기 위해 최근 책도 썼다. 트럼프의 막말과 기행에 쏠린 대중의 관심을 확장해 국제 정세를 냉정하게 분석해보자는 취지에서다.

미국에서 갑작스럽게 불어 닥친 ‘트럼프 열풍’의 원인을 분석하면서 미 대선 결과가 세계 정치 사회의 판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예측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김 전 의원은 미국 대선을 바라보며 한국의 선거 풍토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도입된 정당 공천제를 폐지하고 미국의 선거제도와 같이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 대통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현재의 국무총리 제도도 미국식 부통령제도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닝메이트로 국민들의 선택을 받은 부통령은 차기 대통령에 오르기 위해서라도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힘쓸 것이란 설명이다.

한국에서 대학 졸업과 군 복무를 마친 김 전 의원은 1961년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 주 다이아몬드바 시의원과 시장을 거쳐 1993년 미국 연방하원 의원에 당선돼 내리 3선을 했다.

현재 (사)김창준 정경아카데미와 (사)김창준 미래한미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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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11 18:02:46
    • 수정2016-10-11 23:32:56
    국제
“사람들이 미쳤다고 생각하겠지만,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될 것으로 본다. 만약 지더라도 근소한 차이로 질 것이다”

1992년 한국계·아시아계 최초로 미국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돼 내리 3선을 지낸 김창준 전 의원의 말이다.

오랜 기간 미국 정치의 속살을 체험한 그는 “선거는 마지막 뚜껑을 열어봐야 아는 것”이라면서 11일 이같이 주장했다.

미 연방하원 의원 당선 당시 김창준
트럼프는 최근 ‘음담패설’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돼 다수의 공화당 의원들이 지지를 철회하거나 사퇴를 요구하는 등 궁지에 몰려 있다.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현지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이 같은 여론조사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이다. 갈수록 복잡다단해지는 여론의 향방을 여론조사로 충분히 가름하기 힘들어졌다는 게 그 이유다.

그러면서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예로 들었다. 캐머런 전 총리가 정치적 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제안한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예상과 달리 찬성으로 결정 난 것처럼 유권자들의 선택은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김 전 의원은 “여론조사 과정에서 답한 것과 달리 최종 투표장에서 다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투표장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열풍’이 지지자들 사이에선 여전하다는 점도 요인으로 제시됐다.

그는 “공화당에 적대적인 미국 주류 언론들이 ‘트럼프 열풍’이 일시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의 속을 들여다보면 ‘지속적인 열풍’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바마 대통령 재임 기간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온 40대 이상 백인층이 결국에는 트럼프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은 대졸 미만의 백인 남성들이다.

특히 어느 후보에게 표를 던질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의 규모가 유권자의 최대 30%에 달한다는 점은 변수를 더욱 크게 하는 요인이다.

그는 미국과 한국 언론 보도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에 적대적인 뉴욕타임스, CNN 등 일부 언론이 보도한 내용을 한국 언론이 인용해서 보도하다 보니 다소 편향된 목소리가 전달되는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어떤 후보가 당선되는지에 따라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보다 객관적인 분석 보도가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트럼프가 유세 중 밝힌 주한미군 철수나 한미FTA 반대 등 우리 국민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반응과 현실 정치의 한계 등으로 트럼프가 당선돼도 유세 때 밝힌 것처럼 극단적인 방향으로 정책을 펴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북핵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인 행동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이 같은 생각을 전하기 위해 최근 책도 썼다. 트럼프의 막말과 기행에 쏠린 대중의 관심을 확장해 국제 정세를 냉정하게 분석해보자는 취지에서다.

미국에서 갑작스럽게 불어 닥친 ‘트럼프 열풍’의 원인을 분석하면서 미 대선 결과가 세계 정치 사회의 판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예측을 담았다는 설명이다.

김 전 의원은 미국 대선을 바라보며 한국의 선거 풍토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도입된 정당 공천제를 폐지하고 미국의 선거제도와 같이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 대통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현재의 국무총리 제도도 미국식 부통령제도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닝메이트로 국민들의 선택을 받은 부통령은 차기 대통령에 오르기 위해서라도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힘쓸 것이란 설명이다.

한국에서 대학 졸업과 군 복무를 마친 김 전 의원은 1961년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 주 다이아몬드바 시의원과 시장을 거쳐 1993년 미국 연방하원 의원에 당선돼 내리 3선을 했다.

현재 (사)김창준 정경아카데미와 (사)김창준 미래한미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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