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고지방 다이어트’ 열풍…오해와 진실

입력 2016.10.18 (21:29) 수정 2016.10.18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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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젊은 여성들이 즐겨했던 덴마크 다이어트에 황제 다이어트, 레몬 디톡스 등 지금까지 나온 다이어트 방법만 2만 6천 가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모두 얼마간 유행을 타다 금세 사라지곤 했는데요.

최근엔 고지방에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열풍이 불면서 논란도 거셉니다.

삼겹살만 먹으면서 살을 빼는가 하면 시장에선 버터가 품귀 현상까지 빚는다는 소식인데요.

이슈앤뉴스, 오늘(18일)은 고지방 다이어트를 둘러싼 논란과 부작용 문제를 집중 점검합니다.

우리 식단에 파고든 고지방 다이어트 바람을 정다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다이어트 열풍, 삼겹살·버터가 식단 점령▼

<리포트>

점심시간에 삼겹살을 굽는 여성들.

인원은 다섯인데, 밥은 한 공기밖에 없습니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직장인들입니다.

<인터뷰> 안현진(회사원) : "고기를 먹었을 때는 포만감이 느껴져서, 배가 고파 다른 간식을 찾지 않게 되니까 오히려 다이어트에 도움이 돼..."

일주일 전, 같은 다이어트를 시작한 이 여성.

아침엔 버터와 코코넛오일을 듬뿍 넣은 커피를 마시고, 지글지글 점심 도시락으론 버터에 구운 삼겹살을 준비합니다.

하루 식단의 70% 이상을 지방으로 채웁니다.

<인터뷰> 김민정(회사원) : "과일도 안 먹어요. 그리고 뿌리채소 안 먹고. 그러니까 나머지는 그냥 다 지방만 섭취를 하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인기를 끌면서, 대형마트 육류 판매대는 연일 호황입니다.

쇼핑카트 속을 들여다 봤더니, 삼겹살 수육이며 버터에 아몬드까지 고지방 식품이 한가득입니다.

<인터뷰> 정대영(회사원) : "빵이나 라면 같은 거는 잘 안 사게 되고요. 고기나 지방이 많이 들어도 예전에는 꺼렸는데 요새는 마음 편히 사고 있죠."

이런 여파로 한 대형마트는 지난 한 달 삼겹살 매출이 1년 전보다 8% 늘고, 버터 매출이 41%나 뛰는 기현상을 빚었습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인슐린’이 핵심…한계, 부작용은?▼

<기자 멘트>

우리가 집이나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차림입니다.

밥과 김치가 기본이고, 간간이 삼겹살 등 육류가 추가되는데요.

이른바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이 밥 등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대신 삼겹살처럼 지방 성분이 많은 육류 섭취를 늘리는 게 핵심입니다.

인체에 탄수화물이 들어가면 췌장에서 인슐린이란 물질이 나와 지방 분해를 억제하는데요.

이 탄수화물 섭취에 따른 인슐린 분비량을 줄여 지방을 분해시켜 살이 빠지게 하는 원리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평균 탄수화물 섭취는 전체 열량의 60% 정도인데요.

이를 10%가량으로 대폭 줄이고, 대신 지방으로 잘 바뀌지 않는 단백질, 즉 육류 섭취를 권장하는 겁니다.

문제는 보통사람의 경우 이 고지방 다이어트를 6개월 이상 장기간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점인데요.

특히 한국인이 주식으로 섭취하는 탄수화물을 거의 먹지 않으면서 버티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또 우리 뇌는 탄수화물에서 나오는 포도당만 에너지원으로 쓰기 때문에 탄수화물이 없으면 정상적인 활동이 어렵습니다.

신장 질환자나 폐 질환자들의 경우는 지방 섭취만 고집하면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되기도 하는데요.

고지방 다이어트, 주의할 점은 뭔지, 김진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맹신은 금물…‘균형잡힌 식단·운동’이 중요▼

<리포트>

20일째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30대 여성입니다.

고지방식을 시작한 뒤 어지럽고 메스꺼운 증상이 계속돼 병원을 찾았습니다.

최근엔 집중력도 떨어졌습니다.

<인터뷰> 유00(회사원) : "하루에 한 2~3번 정도는 멍한 느낌이 들면서 어지러운 적도 있었고 상황 판단이라든가 머리 두뇌회전이 좀 안 될 때가 있었어요."

특히 수험생이나 직장인들은 일의 능률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우려됩니다.

또한 식단 대부분을 지방으로 채우는 이른바 '원 푸드 다이어트'라는 점에서 과거의 실패한 다이어트 방식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쪽에 치우친 식단이 장기간 계속되면 몸의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 고지혈증을 유발하는 등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겁니다.

성장기 청소년이나 노인의 경우 특히 무작정 따라 해선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입니다.

<인터뷰> 김이연(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야채라든지 곡류에서 올 수 있는 다른 필수 영양소들, 비타민, 미량 영양소 이런 것을 섭취할 경로가 거의 차단되는 식으로 돼 있어서 건강의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소가 있습니다."

건강한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특정 음식에 의존하기보다는 균형 있는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동반한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가 중요합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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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고지방 다이어트’ 열풍…오해와 진실
    • 입력 2016-10-18 21:31:03
    • 수정2016-10-18 22:11:47
    뉴스 9
<앵커 멘트>

젊은 여성들이 즐겨했던 덴마크 다이어트에 황제 다이어트, 레몬 디톡스 등 지금까지 나온 다이어트 방법만 2만 6천 가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모두 얼마간 유행을 타다 금세 사라지곤 했는데요.

최근엔 고지방에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열풍이 불면서 논란도 거셉니다.

삼겹살만 먹으면서 살을 빼는가 하면 시장에선 버터가 품귀 현상까지 빚는다는 소식인데요.

이슈앤뉴스, 오늘(18일)은 고지방 다이어트를 둘러싼 논란과 부작용 문제를 집중 점검합니다.

우리 식단에 파고든 고지방 다이어트 바람을 정다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다이어트 열풍, 삼겹살·버터가 식단 점령▼

<리포트>

점심시간에 삼겹살을 굽는 여성들.

인원은 다섯인데, 밥은 한 공기밖에 없습니다.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직장인들입니다.

<인터뷰> 안현진(회사원) : "고기를 먹었을 때는 포만감이 느껴져서, 배가 고파 다른 간식을 찾지 않게 되니까 오히려 다이어트에 도움이 돼..."

일주일 전, 같은 다이어트를 시작한 이 여성.

아침엔 버터와 코코넛오일을 듬뿍 넣은 커피를 마시고, 지글지글 점심 도시락으론 버터에 구운 삼겹살을 준비합니다.

하루 식단의 70% 이상을 지방으로 채웁니다.

<인터뷰> 김민정(회사원) : "과일도 안 먹어요. 그리고 뿌리채소 안 먹고. 그러니까 나머지는 그냥 다 지방만 섭취를 하는..."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인기를 끌면서, 대형마트 육류 판매대는 연일 호황입니다.

쇼핑카트 속을 들여다 봤더니, 삼겹살 수육이며 버터에 아몬드까지 고지방 식품이 한가득입니다.

<인터뷰> 정대영(회사원) : "빵이나 라면 같은 거는 잘 안 사게 되고요. 고기나 지방이 많이 들어도 예전에는 꺼렸는데 요새는 마음 편히 사고 있죠."

이런 여파로 한 대형마트는 지난 한 달 삼겹살 매출이 1년 전보다 8% 늘고, 버터 매출이 41%나 뛰는 기현상을 빚었습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인슐린’이 핵심…한계, 부작용은?▼

<기자 멘트>

우리가 집이나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차림입니다.

밥과 김치가 기본이고, 간간이 삼겹살 등 육류가 추가되는데요.

이른바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이 밥 등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대신 삼겹살처럼 지방 성분이 많은 육류 섭취를 늘리는 게 핵심입니다.

인체에 탄수화물이 들어가면 췌장에서 인슐린이란 물질이 나와 지방 분해를 억제하는데요.

이 탄수화물 섭취에 따른 인슐린 분비량을 줄여 지방을 분해시켜 살이 빠지게 하는 원리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평균 탄수화물 섭취는 전체 열량의 60% 정도인데요.

이를 10%가량으로 대폭 줄이고, 대신 지방으로 잘 바뀌지 않는 단백질, 즉 육류 섭취를 권장하는 겁니다.

문제는 보통사람의 경우 이 고지방 다이어트를 6개월 이상 장기간 지속하기가 어렵다는 점인데요.

특히 한국인이 주식으로 섭취하는 탄수화물을 거의 먹지 않으면서 버티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또 우리 뇌는 탄수화물에서 나오는 포도당만 에너지원으로 쓰기 때문에 탄수화물이 없으면 정상적인 활동이 어렵습니다.

신장 질환자나 폐 질환자들의 경우는 지방 섭취만 고집하면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되기도 하는데요.

고지방 다이어트, 주의할 점은 뭔지, 김진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맹신은 금물…‘균형잡힌 식단·운동’이 중요▼

<리포트>

20일째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30대 여성입니다.

고지방식을 시작한 뒤 어지럽고 메스꺼운 증상이 계속돼 병원을 찾았습니다.

최근엔 집중력도 떨어졌습니다.

<인터뷰> 유00(회사원) : "하루에 한 2~3번 정도는 멍한 느낌이 들면서 어지러운 적도 있었고 상황 판단이라든가 머리 두뇌회전이 좀 안 될 때가 있었어요."

특히 수험생이나 직장인들은 일의 능률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우려됩니다.

또한 식단 대부분을 지방으로 채우는 이른바 '원 푸드 다이어트'라는 점에서 과거의 실패한 다이어트 방식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쪽에 치우친 식단이 장기간 계속되면 몸의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 고지혈증을 유발하는 등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겁니다.

성장기 청소년이나 노인의 경우 특히 무작정 따라 해선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입니다.

<인터뷰> 김이연(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야채라든지 곡류에서 올 수 있는 다른 필수 영양소들, 비타민, 미량 영양소 이런 것을 섭취할 경로가 거의 차단되는 식으로 돼 있어서 건강의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소가 있습니다."

건강한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특정 음식에 의존하기보다는 균형 있는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을 동반한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가 중요합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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