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기자 꿀! 정보] 옛 골목 추억 찾아…익선동 한옥 마을

입력 2016.10.19 (08:41) 수정 2016.10.1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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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똑기자, 꿀정보 시간입니다.

어린 시절 집 앞 골목에서 친구들과 뛰어 놀았는데요.

아파트가 많아진 요즘은 그런 골목 찾기가 상당히 힘들죠.

참 아쉬워요. 하지만 아직도 옛 정취를 그대로 간직한 골목들 있습니다.

이번 주부터 그런 골목들 소개해드릴 텐데, 정지주 기자, 오늘은 서울 시내에서 한 곳 소개하신다고요?

<기자 멘트>

서울 종로하면 번화가, 도심 이런 생각부터 드시죠.

그런데 여기에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마을이 있습니다.

바로 익선동인데요.

1920년대 초에 만들어진 서민들의 보금자린데, 아직도 그 모습 그대로여서 익선동 골목을 걸으면 꼭 시간여행을 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새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젊은 창업자들이 한옥은 지키면서도 골목과 잘 어우러지는 가게를 열고 있는 건데요,

100년 세월을 지켜온 그 골목으로 지금 가보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 4번 출구.

길을 건너자 시간이 멈춘 듯 100년 전 세상이 펼쳐집니다.

서울 익선동 한옥마을입니다.

낡은 한옥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이곳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마을이죠.

100년 세월을 이어오며 시련도 많았는데요.

<인터뷰> 이정렬 (서울시 종로구 익선동 통장) : “ 익선동은 2004년부터 재개발 사업이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재개발이 무산되고 주민 50%가 떠난 상태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130여 개의 한옥이 남아있는 동네입니다.”

익선동은 인사동과 종묘 사이에 있는데 1920년대 초, 민족주의 운동가였던 건축가 정세권 씨 가 조성했다고 합니다.

세월이 흘러 일대엔 고층빌딩이 생겼지만 이곳만큼은 여전합니다.

서민들을 위한 보금자리. 규모는 50제곱미터 안팎입니다.

낡았지만 세월을 버텨낸 서까래, 삐걱거리긴 해도 사람을 반갑게 맞이하는 대문까지.

여기만 시간이 멈춘 듯합니다.

소문 듣고 이 골목을 찾는 이들도 서서히 늘고 있죠.

<인터뷰> 남은희 (서울시 강북구) : “서울 시내에 이런 한옥이 있는 게 정말 신기합니다.”

<인터뷰> 디안 볼린 (미국) : “이 골목은 정말 아름다워요. 낡은 한옥과 현대식 건축물의 조 화가 인상적입니다.”

익선동 골목을 걷다보면 재밌는 장소에 도착하게 되는데, 바로 추억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한옥 스튜디오입니다.

집 전체가 모두 스튜디오. 이곳의 물건들은 신기하면서도 정겹습니다.

<녹취> “이거 옛날 텔레비전 아니야?”

지금은 사라진 로터리식 돌리는 텔레비전부터 옛날 어머니들이 쓰던 자개 화장대도 보입니다.

<인터뷰> 강민우 (한옥 스튜디오 운영) : “우리 어머니나 할아버지 세대들이 살았던 모습을 재현하여 여기 오는 사람들이 그때로 돌아가서 추억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골목을 쭉 따라 걷다 코너를 돌면 자그마한 한복집이 나옵니다.

30년 동안 익선동에서 한복을 만든 집인데요.

예전부터 국악기 상점과 유명 요리 집이 많아서 한복집도 덩달아 호황을 누렸다고 합니다.

<인터뷰> 노정자 (한복집 운영) : “예전에는 익선동 주변에 요정이 많아서 단골손님이 많았 어요. 일거리가 너무 많아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요정이 없어지면서 일거리가 많이 줄었어요.”

손님은 줄었지만 혼례복부터 무대용 한복까지 세월이 흘러도 솜씨만큼은 변함이 없습니다.

한 땀 한 땀 그 정성이 느껴지죠.

골목의 하루가 또 저물어갑니다.

바쁜 세상을 찾아 떠난 이들도 제법 많습니다.

뼈대만 남은 집, 꽁꽁 잠긴 대문도 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익선동에 새 바람이 불어 왔습니다.

빈 집에 생명이 불어넣어졌죠.

여긴 전통찻집인데요.

꽃 가득한 마당엔 기분 좋은 향기가 가득합니다.

한국의 전통 차를 즐기러 온 외국인들도 있고요.

<인터뷰> 김애란 (전통찻집 운영) : “8년 전에 이 집은 비어있는 칼국수 집이었어요. 한옥의 기와가 낡은 것이 마음에 들었고 잘 고쳐서 서까래도 살리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 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 찻집의 인기 메뉴, 바로 팥죽입니다.

붉은 팥을 푹 끓여, 쫀득한 찹쌀 옹심이를 넣어 함께 먹으면 그만이죠.

뜨끈한 팥죽을 정성스럽게 담아 손님상에 내가면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인터뷰> 허백이 (서울시 마포구) : “어린 시절에 엄마가 해준 것처럼 향수가 느껴지는 팥죽 입니다.”

<인터뷰> 이두래 (경기도 광명시) : “옛날로 돌아간 것 같고 마음이 푸근하고 좋네요.”

전통 찻집을 시작으로 익선동 골목에는 열다섯 개 정도의 가게가 새로 생겼는데요,

이곳은 학창시절 다녔던 분식집을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초록빛 그릇과 포크도 낯익죠? 떡볶이도 정겹습니다.

<인터뷰> 신서영 (분식집 운영) : “바쁘고 걱정 많은 회사원들, 대학생들이 어린 시절의 추억 을 느낄 수 있도록 어른들의 분식집을 차리게 됐고요. 물론 어린이들도 즐길 수 있습니다.”

옛날 떡볶이 맛을 내기 위해 떡도 길쭉하고 쫄깃쫄깃한 밀떡을 쓰는데요,

학창시절, 밥 먹고 나도 끊임없이 먹던 떡볶이 그 추억이 살아난 듯합니다.

<인터뷰> 신서경 (서울시 종로구) : “옛날 초등학교 앞에서 먹던 떡볶이와 똑같은 맛이에요.”

분식집 앞을 떠나지 못하게 하는 이것~ 추억의 너구리... 동전게임깁니다.

<인터뷰> 이재성 (서울시 동대문구) : “근처에서 일하다가 가끔 쉴 때 나와서 떡볶이도 먹고, 게임도 하고 갑니다. 요즘 제 삶의 유일한 낙입니다.”

다시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구멍가게를 만나게 됩니다.

동네 아이들을 유혹하는 과자 봉지가 제일 먼저 눈에 띄는데요.

허름해 보이긴 해도 문을 연 지 1년 밖에 안 된 새 가게입니다.

작아도 있을 건 다 있습니다.

옛집의 담을 헐어 개조했다는데, 이유가 있습니다.

<인터뷰> 박지호 (구멍가게 운영) : “익선동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싶었고, 원래 있었던 가게처럼 보이고 싶어서 이렇게 하게 되었습니다. 주민들이나 관광객들과 허물 없이 지내고 싶어서 담을 허물고 소통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저녁 무렵, 새로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녹취> : “저희 먹태 하나 주세요!”

먹태는 따뜻한 날 명태를 말리면 색깔이 검게 되어 붙여진 이름인데요.

옛날 구멍가게에서 해주던 그대로 연탄에 구워냅니다.

어디서도 보기 힘든 또 하나의 추억거리죠.

<인터뷰> 정은지 (서울시 금천구) : “옛날 느낌이 나서 좋고 정겨운 느낌이 나서 또 오고 싶어요.”

<인터뷰> 정윤화 (서울시 성북구) : “낡음과 새로움의 조화가 재미있고 이 골목이 오래오래 유지되었으면 좋겠어요.”

시간이 잠시 멈춰간 곳, 서울 익선동 한옥골목에는 과거가 숨 쉬고 있습니다.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추억 여행, 한번 떠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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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 기자 꿀! 정보] 옛 골목 추억 찾아…익선동 한옥 마을
    • 입력 2016-10-19 08:46:13
    • 수정2016-10-19 08: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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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똑기자, 꿀정보 시간입니다.

어린 시절 집 앞 골목에서 친구들과 뛰어 놀았는데요.

아파트가 많아진 요즘은 그런 골목 찾기가 상당히 힘들죠.

참 아쉬워요. 하지만 아직도 옛 정취를 그대로 간직한 골목들 있습니다.

이번 주부터 그런 골목들 소개해드릴 텐데, 정지주 기자, 오늘은 서울 시내에서 한 곳 소개하신다고요?

<기자 멘트>

서울 종로하면 번화가, 도심 이런 생각부터 드시죠.

그런데 여기에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마을이 있습니다.

바로 익선동인데요.

1920년대 초에 만들어진 서민들의 보금자린데, 아직도 그 모습 그대로여서 익선동 골목을 걸으면 꼭 시간여행을 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새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젊은 창업자들이 한옥은 지키면서도 골목과 잘 어우러지는 가게를 열고 있는 건데요,

100년 세월을 지켜온 그 골목으로 지금 가보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 4번 출구.

길을 건너자 시간이 멈춘 듯 100년 전 세상이 펼쳐집니다.

서울 익선동 한옥마을입니다.

낡은 한옥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이곳은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마을이죠.

100년 세월을 이어오며 시련도 많았는데요.

<인터뷰> 이정렬 (서울시 종로구 익선동 통장) : “ 익선동은 2004년부터 재개발 사업이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재개발이 무산되고 주민 50%가 떠난 상태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130여 개의 한옥이 남아있는 동네입니다.”

익선동은 인사동과 종묘 사이에 있는데 1920년대 초, 민족주의 운동가였던 건축가 정세권 씨 가 조성했다고 합니다.

세월이 흘러 일대엔 고층빌딩이 생겼지만 이곳만큼은 여전합니다.

서민들을 위한 보금자리. 규모는 50제곱미터 안팎입니다.

낡았지만 세월을 버텨낸 서까래, 삐걱거리긴 해도 사람을 반갑게 맞이하는 대문까지.

여기만 시간이 멈춘 듯합니다.

소문 듣고 이 골목을 찾는 이들도 서서히 늘고 있죠.

<인터뷰> 남은희 (서울시 강북구) : “서울 시내에 이런 한옥이 있는 게 정말 신기합니다.”

<인터뷰> 디안 볼린 (미국) : “이 골목은 정말 아름다워요. 낡은 한옥과 현대식 건축물의 조 화가 인상적입니다.”

익선동 골목을 걷다보면 재밌는 장소에 도착하게 되는데, 바로 추억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한옥 스튜디오입니다.

집 전체가 모두 스튜디오. 이곳의 물건들은 신기하면서도 정겹습니다.

<녹취> “이거 옛날 텔레비전 아니야?”

지금은 사라진 로터리식 돌리는 텔레비전부터 옛날 어머니들이 쓰던 자개 화장대도 보입니다.

<인터뷰> 강민우 (한옥 스튜디오 운영) : “우리 어머니나 할아버지 세대들이 살았던 모습을 재현하여 여기 오는 사람들이 그때로 돌아가서 추억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골목을 쭉 따라 걷다 코너를 돌면 자그마한 한복집이 나옵니다.

30년 동안 익선동에서 한복을 만든 집인데요.

예전부터 국악기 상점과 유명 요리 집이 많아서 한복집도 덩달아 호황을 누렸다고 합니다.

<인터뷰> 노정자 (한복집 운영) : “예전에는 익선동 주변에 요정이 많아서 단골손님이 많았 어요. 일거리가 너무 많아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요정이 없어지면서 일거리가 많이 줄었어요.”

손님은 줄었지만 혼례복부터 무대용 한복까지 세월이 흘러도 솜씨만큼은 변함이 없습니다.

한 땀 한 땀 그 정성이 느껴지죠.

골목의 하루가 또 저물어갑니다.

바쁜 세상을 찾아 떠난 이들도 제법 많습니다.

뼈대만 남은 집, 꽁꽁 잠긴 대문도 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부터 익선동에 새 바람이 불어 왔습니다.

빈 집에 생명이 불어넣어졌죠.

여긴 전통찻집인데요.

꽃 가득한 마당엔 기분 좋은 향기가 가득합니다.

한국의 전통 차를 즐기러 온 외국인들도 있고요.

<인터뷰> 김애란 (전통찻집 운영) : “8년 전에 이 집은 비어있는 칼국수 집이었어요. 한옥의 기와가 낡은 것이 마음에 들었고 잘 고쳐서 서까래도 살리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 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 찻집의 인기 메뉴, 바로 팥죽입니다.

붉은 팥을 푹 끓여, 쫀득한 찹쌀 옹심이를 넣어 함께 먹으면 그만이죠.

뜨끈한 팥죽을 정성스럽게 담아 손님상에 내가면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인터뷰> 허백이 (서울시 마포구) : “어린 시절에 엄마가 해준 것처럼 향수가 느껴지는 팥죽 입니다.”

<인터뷰> 이두래 (경기도 광명시) : “옛날로 돌아간 것 같고 마음이 푸근하고 좋네요.”

전통 찻집을 시작으로 익선동 골목에는 열다섯 개 정도의 가게가 새로 생겼는데요,

이곳은 학창시절 다녔던 분식집을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초록빛 그릇과 포크도 낯익죠? 떡볶이도 정겹습니다.

<인터뷰> 신서영 (분식집 운영) : “바쁘고 걱정 많은 회사원들, 대학생들이 어린 시절의 추억 을 느낄 수 있도록 어른들의 분식집을 차리게 됐고요. 물론 어린이들도 즐길 수 있습니다.”

옛날 떡볶이 맛을 내기 위해 떡도 길쭉하고 쫄깃쫄깃한 밀떡을 쓰는데요,

학창시절, 밥 먹고 나도 끊임없이 먹던 떡볶이 그 추억이 살아난 듯합니다.

<인터뷰> 신서경 (서울시 종로구) : “옛날 초등학교 앞에서 먹던 떡볶이와 똑같은 맛이에요.”

분식집 앞을 떠나지 못하게 하는 이것~ 추억의 너구리... 동전게임깁니다.

<인터뷰> 이재성 (서울시 동대문구) : “근처에서 일하다가 가끔 쉴 때 나와서 떡볶이도 먹고, 게임도 하고 갑니다. 요즘 제 삶의 유일한 낙입니다.”

다시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구멍가게를 만나게 됩니다.

동네 아이들을 유혹하는 과자 봉지가 제일 먼저 눈에 띄는데요.

허름해 보이긴 해도 문을 연 지 1년 밖에 안 된 새 가게입니다.

작아도 있을 건 다 있습니다.

옛집의 담을 헐어 개조했다는데, 이유가 있습니다.

<인터뷰> 박지호 (구멍가게 운영) : “익선동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싶었고, 원래 있었던 가게처럼 보이고 싶어서 이렇게 하게 되었습니다. 주민들이나 관광객들과 허물 없이 지내고 싶어서 담을 허물고 소통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저녁 무렵, 새로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녹취> : “저희 먹태 하나 주세요!”

먹태는 따뜻한 날 명태를 말리면 색깔이 검게 되어 붙여진 이름인데요.

옛날 구멍가게에서 해주던 그대로 연탄에 구워냅니다.

어디서도 보기 힘든 또 하나의 추억거리죠.

<인터뷰> 정은지 (서울시 금천구) : “옛날 느낌이 나서 좋고 정겨운 느낌이 나서 또 오고 싶어요.”

<인터뷰> 정윤화 (서울시 성북구) : “낡음과 새로움의 조화가 재미있고 이 골목이 오래오래 유지되었으면 좋겠어요.”

시간이 잠시 멈춰간 곳, 서울 익선동 한옥골목에는 과거가 숨 쉬고 있습니다.

가을이 다 가기 전에 추억 여행, 한번 떠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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