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작가 “박보검의 모든 눈빛 설득력 있어” ①

입력 2016.10.1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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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판타지가 무엇일까 고민을 했습니다. 만약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효명세자가 살아서 왕이 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으로 막을 내리는 것이 가장 희망찬 판타지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KBS 2TV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을 성공적으로 끝낸 김민정(39) 작가는 19일 연합뉴스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드라마의 마지막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18일 밤 인과응보와 판타지를 결합한 동화 같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큰 인기를 누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을 드라마로 옮기는 작업은 양날의 칼과 같다.

김 작가는 그 녹록지 않은 작업에 뛰어들어 시청률 20%짜리 히트작이라는 결과물을 내놓았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 대해 각색을 넘은 '또 하나의 창작'이라면서, 김 작가에게 신을 뜻하는 영어단어 갓(god)을 붙인 '갓민정'이라는 애칭을 선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마지막회에서 이야기가 휘몰아치며 해피엔딩이 됐다.

▲ 엔딩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조선은 결국은 망했고 실제 역사는 되게 허무하지만, (실제로 개혁을 꿈꿨고, 드라마의 모티브가 된) 효명세자가 만약 죽지 않고 살았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봤다. 효명세자가 살아 왕이 돼서 가장 희망차게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순간에서 드라마가 막을 내리는 게 가장 희망찬 판타지가 될 것 같았다.

이영과 라온의 멜로는 일단 둘 다 나이 어린 청춘이라는 점을 감안했다. 청춘 로맨스인 만큼 아무리 이영이 왕이 됐다고 하지만 굳이 라온이 바로 세자빈이 돼서 혼례를 올리는 것으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이 둘의 사랑도 이영이 만들어가는, '여인은 여인답게, 아이는 아이답게' 살 수 있는 세상에 어울리게 그리고 싶었다. 이영은 신분의 차이를 넘어 라온이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끝까지 찾을 것이다.

--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끝낸 소감은

▲ 사극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저한테는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이었고, 딱 지금이 아니면 못해볼 것 같아서 되게 큰 모험을 했는데 많은 사랑을 받아서 되게 기쁘기도 하고 아쉬운 부분도 있다. 막판에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김성윤 PD님께 감사드린다. '이런 장면을 쓰면 이렇게 예쁘게 찍어주시겠지' 하는 기대감이 늘 있었고, 내가 머릿속에 그린 이미지를 항상 예쁘게 영상으로 옮겨주셨다.

-- 원작과 달리 홍경래가 살았고 백운회의 설정이 바뀌었다.

▲ 홍경래가 살아있다는 믿음이 실제로 백성들 사이에 있었다는 것을 살렸다. 홍경래는 이영을 한 단계 성장시키기 위해 필요한 인물이었다.

원작에서는 왕이 비중있게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세자가 백운회의 수장일 수 있었지만, 드라마에서 세자가 백운회의 수장이라면 왕에게 맞서는 역모 주동자가 되고 왕과 세자 사이에 갈등이 생긴다. 드라마의 갈등 구조는 영상 김헌과 세자로 좁혀 확실하게 그려내기 위해 백운회의 설정을 바꿨다. 드라마에서는 세자가 백운회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성장하게 된다.

-- '박보검 신드롬'이 일었다. 박보검에 대한 평가는.

▲ 모든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과 똑같다. 톱스타가 끊임없이 자기를 낮추면서 노력하는데 어느 누가 싫다고 하겠나. 박보검은 주변 사람을 편안하게 대해주는 좋은 친구다.

박보검이 냉정하고 차가운 역할을 하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감에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실 걱정을 했는데 너무 잘해줘서 우리의 모험이 성공했다고 환호했다. 너무 '순둥순둥'하고 착해서 궁녀들에게 소리 지르고 까칠하게 하면 어색할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확 이영이 되더라. 박보검은 모든 눈빛이 다 설득력이 있다.

'엔딩요정'이라는 애칭도 얻었던데, 엔딩은 긴 대사보다 짧고 임팩트 있게 가는 걸 좋아하는데 박보검의 눈빛이 너무 좋아서 나 역시 재미있게 감상했다.(②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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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르미’ 작가 “박보검의 모든 눈빛 설득력 있어” ①
    • 입력 2016-10-19 09:56:07
    연합뉴스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판타지가 무엇일까 고민을 했습니다. 만약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효명세자가 살아서 왕이 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으로 막을 내리는 것이 가장 희망찬 판타지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KBS 2TV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을 성공적으로 끝낸 김민정(39) 작가는 19일 연합뉴스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드라마의 마지막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18일 밤 인과응보와 판타지를 결합한 동화 같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큰 인기를 누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을 드라마로 옮기는 작업은 양날의 칼과 같다.

김 작가는 그 녹록지 않은 작업에 뛰어들어 시청률 20%짜리 히트작이라는 결과물을 내놓았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 대해 각색을 넘은 '또 하나의 창작'이라면서, 김 작가에게 신을 뜻하는 영어단어 갓(god)을 붙인 '갓민정'이라는 애칭을 선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마지막회에서 이야기가 휘몰아치며 해피엔딩이 됐다.

▲ 엔딩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조선은 결국은 망했고 실제 역사는 되게 허무하지만, (실제로 개혁을 꿈꿨고, 드라마의 모티브가 된) 효명세자가 만약 죽지 않고 살았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봤다. 효명세자가 살아 왕이 돼서 가장 희망차게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순간에서 드라마가 막을 내리는 게 가장 희망찬 판타지가 될 것 같았다.

이영과 라온의 멜로는 일단 둘 다 나이 어린 청춘이라는 점을 감안했다. 청춘 로맨스인 만큼 아무리 이영이 왕이 됐다고 하지만 굳이 라온이 바로 세자빈이 돼서 혼례를 올리는 것으로 끝내고 싶지 않았다. 이 둘의 사랑도 이영이 만들어가는, '여인은 여인답게, 아이는 아이답게' 살 수 있는 세상에 어울리게 그리고 싶었다. 이영은 신분의 차이를 넘어 라온이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끝까지 찾을 것이다.

--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끝낸 소감은

▲ 사극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저한테는 인생에서 가장 큰 도전이었고, 딱 지금이 아니면 못해볼 것 같아서 되게 큰 모험을 했는데 많은 사랑을 받아서 되게 기쁘기도 하고 아쉬운 부분도 있다. 막판에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김성윤 PD님께 감사드린다. '이런 장면을 쓰면 이렇게 예쁘게 찍어주시겠지' 하는 기대감이 늘 있었고, 내가 머릿속에 그린 이미지를 항상 예쁘게 영상으로 옮겨주셨다.

-- 원작과 달리 홍경래가 살았고 백운회의 설정이 바뀌었다.

▲ 홍경래가 살아있다는 믿음이 실제로 백성들 사이에 있었다는 것을 살렸다. 홍경래는 이영을 한 단계 성장시키기 위해 필요한 인물이었다.

원작에서는 왕이 비중있게 등장하지 않는다. 그래서 세자가 백운회의 수장일 수 있었지만, 드라마에서 세자가 백운회의 수장이라면 왕에게 맞서는 역모 주동자가 되고 왕과 세자 사이에 갈등이 생긴다. 드라마의 갈등 구조는 영상 김헌과 세자로 좁혀 확실하게 그려내기 위해 백운회의 설정을 바꿨다. 드라마에서는 세자가 백운회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성장하게 된다.

-- '박보검 신드롬'이 일었다. 박보검에 대한 평가는.

▲ 모든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과 똑같다. 톱스타가 끊임없이 자기를 낮추면서 노력하는데 어느 누가 싫다고 하겠나. 박보검은 주변 사람을 편안하게 대해주는 좋은 친구다.

박보검이 냉정하고 차가운 역할을 하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감에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실 걱정을 했는데 너무 잘해줘서 우리의 모험이 성공했다고 환호했다. 너무 '순둥순둥'하고 착해서 궁녀들에게 소리 지르고 까칠하게 하면 어색할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확 이영이 되더라. 박보검은 모든 눈빛이 다 설득력이 있다.

'엔딩요정'이라는 애칭도 얻었던데, 엔딩은 긴 대사보다 짧고 임팩트 있게 가는 걸 좋아하는데 박보검의 눈빛이 너무 좋아서 나 역시 재미있게 감상했다.(②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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