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작가 “원작 배제하지도 의지하지도 않아” ③

입력 2016.10.1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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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5천만의 히트작이자 131회 분량의 원작 웹소설을 18부의 드라마로 만드는 작업은 또 다른 창작이었다.

김민정 작가는 원작의 내용을 요약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설정과 이야기로 '김민정표 구르미 그린 달빛'을 내놓았다.

결말도 원작과 완전히 달랐다.

시청자들은 "각색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작가는 '즐거운 나의 집' '각시탈' 등을 쓴 유현미 작가의 보조작가를 거쳐 2012년 KBS 드라마극본 공모전에서 당선됐다. 지난해 KBS 2TV '후아유-학교 2015'로 미니시리즈 드라마 데뷔를 했다.

-- '갓민정'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 작업 중에 주변에서 문자로 알려줘 웃었다. 작가팀에 임예진 작가도 있기에 그런 칭찬은 저한테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드라마는 협업이기 때문에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당연히 감사하다. 그런데 정확하게 왜 그런 애칭이 붙었는지는 모르겠다. (웃음)

-- 각색 작업을 해보니 어땠나.

▲ 각색을 처음 해봤다. 고민도 많고 어려움도 많았는데, 결론은 원작을 배제하지도 의지하지도 말자였다. 원작이 가진 매력을 빼도 손해고 원작에 갇혀도 손해다. 원작의 장점을 살리되 자유롭게 쓰자고 결론을 내렸다. 원작자인 윤이수 작가는 준비단계에서 만났는데, 다행히 웹소설과 드라마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드라마는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하더라. 방송 도중 윤 작가가 제작사 통해 드라마 잘 보고 있다고 응원해줬다고 들었다.

-- 원작을 원래 알았나. 원작에서 취하고 버린 점은 무엇인가.

▲ '후아유-학교2015' 끝낸 후였는데 김성윤 PD님이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 읽어보라고 하더라.

원작 캐릭터를 드라마적으로 바꾸면서 모든 이야기가 허구가 됐다. 역사적인 부분과도 다르게 가자고 했다. 원작의 이영은 이미 완성된 캐릭터라면, 드라마의 이영은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채워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원작에서의 완벽하게 멋있는 이영을 기대했던 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드라마에서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성장해가는 이영을 보여주고자 했다.

-- 이영과 홍라온을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으로 연결시킨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 부모 세대의 악연과 문제로 이영과 홍라온이 이뤄질 수 없는 것이기에 부모 세대 악연이 어찌 엮였는지는 꼭 필요한 이야기였다. 어머니 이야기를 생략하면 자식 세대로 악연이 이어지는 힘이 없어진다.

또한 주인공들이 각자 아픔이 있는데 이들을 이어줄 공감대가 필요했다. 세자와 내시의 차이가 너무 큰 상황에서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으로 이영과 홍라온을 연결하면서 세자의 결핍을 홍라온이 채워주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그려나갔다.

소설에서는 글로 읽기에 잘 받아들여지는 부분을 드라마에서는 사람이 나와 연기하기 때문에 좀 더 감정적으로 세밀하게 살릴 필요가 있다.

-- 시청률 20%를 넘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

▲ 정말 욕심 없이 시작했는데 결과가 너무 좋았다. 재미있는 청춘 로맨스 사극 하나 또 나올 때 되지 않았냐는 생각에서 김성윤 PD님과 작업을 한 거였다. 반응이 좋아서 깜짝 놀랐고, 뒷부분 마무리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서 시청률이 떨어졌을 때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드라마의 분위기가 너무 갑작스럽게 변하기도 했고, 즐거운 멜로가 사라지고 아프고 거리를 두는 멜로가 나오면서 시청률이 좀 떨어졌는데 이야기적으로 고민은 했어도 시청률 때문에 고민하지는 않았다. 이미 처음 기대보다 잘 나왔기에 너무 고공행진하기 보다는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

-- 다음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뭔가.

▲ '후아유-학교 2015'와 '구르미 그린 달빛'의 공통점은 풋풋한 청춘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서투른 어린 친구들의 사랑 이야기. 다음에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알 만큼 알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힌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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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르미’ 작가 “원작 배제하지도 의지하지도 않아” ③
    • 입력 2016-10-19 09:58:13
    연합뉴스
조회 수 5천만의 히트작이자 131회 분량의 원작 웹소설을 18부의 드라마로 만드는 작업은 또 다른 창작이었다.

김민정 작가는 원작의 내용을 요약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설정과 이야기로 '김민정표 구르미 그린 달빛'을 내놓았다.

결말도 원작과 완전히 달랐다.

시청자들은 "각색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작가는 '즐거운 나의 집' '각시탈' 등을 쓴 유현미 작가의 보조작가를 거쳐 2012년 KBS 드라마극본 공모전에서 당선됐다. 지난해 KBS 2TV '후아유-학교 2015'로 미니시리즈 드라마 데뷔를 했다.

-- '갓민정'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 작업 중에 주변에서 문자로 알려줘 웃었다. 작가팀에 임예진 작가도 있기에 그런 칭찬은 저한테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드라마는 협업이기 때문에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당연히 감사하다. 그런데 정확하게 왜 그런 애칭이 붙었는지는 모르겠다. (웃음)

-- 각색 작업을 해보니 어땠나.

▲ 각색을 처음 해봤다. 고민도 많고 어려움도 많았는데, 결론은 원작을 배제하지도 의지하지도 말자였다. 원작이 가진 매력을 빼도 손해고 원작에 갇혀도 손해다. 원작의 장점을 살리되 자유롭게 쓰자고 결론을 내렸다. 원작자인 윤이수 작가는 준비단계에서 만났는데, 다행히 웹소설과 드라마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드라마는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의 몫이라고 하더라. 방송 도중 윤 작가가 제작사 통해 드라마 잘 보고 있다고 응원해줬다고 들었다.

-- 원작을 원래 알았나. 원작에서 취하고 버린 점은 무엇인가.

▲ '후아유-학교2015' 끝낸 후였는데 김성윤 PD님이 이런 이야기가 있는데 읽어보라고 하더라.

원작 캐릭터를 드라마적으로 바꾸면서 모든 이야기가 허구가 됐다. 역사적인 부분과도 다르게 가자고 했다. 원작의 이영은 이미 완성된 캐릭터라면, 드라마의 이영은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채워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다. 원작에서의 완벽하게 멋있는 이영을 기대했던 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드라마에서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성장해가는 이영을 보여주고자 했다.

-- 이영과 홍라온을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으로 연결시킨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 부모 세대의 악연과 문제로 이영과 홍라온이 이뤄질 수 없는 것이기에 부모 세대 악연이 어찌 엮였는지는 꼭 필요한 이야기였다. 어머니 이야기를 생략하면 자식 세대로 악연이 이어지는 힘이 없어진다.

또한 주인공들이 각자 아픔이 있는데 이들을 이어줄 공감대가 필요했다. 세자와 내시의 차이가 너무 큰 상황에서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으로 이영과 홍라온을 연결하면서 세자의 결핍을 홍라온이 채워주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그려나갔다.

소설에서는 글로 읽기에 잘 받아들여지는 부분을 드라마에서는 사람이 나와 연기하기 때문에 좀 더 감정적으로 세밀하게 살릴 필요가 있다.

-- 시청률 20%를 넘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

▲ 정말 욕심 없이 시작했는데 결과가 너무 좋았다. 재미있는 청춘 로맨스 사극 하나 또 나올 때 되지 않았냐는 생각에서 김성윤 PD님과 작업을 한 거였다. 반응이 좋아서 깜짝 놀랐고, 뒷부분 마무리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서 시청률이 떨어졌을 때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드라마의 분위기가 너무 갑작스럽게 변하기도 했고, 즐거운 멜로가 사라지고 아프고 거리를 두는 멜로가 나오면서 시청률이 좀 떨어졌는데 이야기적으로 고민은 했어도 시청률 때문에 고민하지는 않았다. 이미 처음 기대보다 잘 나왔기에 너무 고공행진하기 보다는 차라리 잘됐다 싶었다.

-- 다음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뭔가.

▲ '후아유-학교 2015'와 '구르미 그린 달빛'의 공통점은 풋풋한 청춘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서투른 어린 친구들의 사랑 이야기. 다음에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알 만큼 알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힌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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