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재훈 “올해까지 인턴기간…‘악마의 재능’ 과분한 평가” ①

입력 2016.10.19 (10:29) 수정 2016.10.1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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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힘이 들어가 있죠? 저를 완전히 못 놓았고 여전히 조심스러운가 봐요. 전 올해까지 인턴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2013년 '도박 파문' 이후 3년 만에 방송에 복귀한 탁재훈(48)은 불편한 지적에도 솔직하게 답했다.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방송 화면에서 느껴질 때가 있다고 하자 "힘이 들어가면 역시 표시가 난다"고 수긍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탁재훈이 안정적으로 복귀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이다. 가수이면서 2007년 'KBS 연예대상' 대상을 거머쥘 정도로 영역을 구축했던 만큼 다시 돌아온 그에겐 '악마의 재능'이란 별칭도 붙었다.

올해 5월 엠넷 '음악의 신 2'로 시동을 건 그는 tvN 'SNL코리아 8'과 21일 첫 방송하는 SBS TV '드라이브 클럽', 12월부터 진행할 tvN 토크쇼 '인생술집'(가제) 등 6개 프로그램의 MC를 꿰찼다. MBC, tvN과 또다른 신규 예능도 구체적으로 논의 중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탁재훈을 만났다. 약속 시각에 늦을까 봐 매니저를 먼저 보내고 뒤늦게 손수 운전하고 나타난 그는 "T엔터테인먼트라고 기획사를 만들었는데 직원이 나와 11년 지기 매니저, 우리 둘"이라고 웃었다.

다음은 탁재훈과의 일문일답.

-- 방송에 안정적으로 복귀했는데.

▲ 아직 제대로 띄워놓은 프로그램이 없다. 몇 년 전과 예능 트렌드가 달라져서 아침 프로그램까지 장르를 안 가리고 도전해봤다. 'SNL코리아 8' 크루에 합류했는데 콩트 하는 캐릭터 강한 친구들과 생방송을 하려니 정신이 없더라. 뉴스쇼 코너의 MC 역할인데 시사적인 내용을 논하며 웃기는 게 어렵다. 5개월간 진행도 하고 게스트로도 출연하며 모든 걸 경험한다는 느낌으로 적응하려 노력했다.

-- 그 사이 예능 트렌드에 어떤 변화가 있던가.

▲ 출연자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한 일들을 지켜보는 관찰 예능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출연자가 아무 소리 안 하고 먹기만 하면 방송사고였다. 또 한 프로그램 안에서 두 갈래 이야기를 교차 편집해 보여주는 패턴도 많이 생겨났다.

-- 복귀해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 스스로 어색함이 30%라면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 하는 대중의 시선이 70%는 차지하는 것 같다. 댓글은 보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어 잘 안 본다. 되레 기사를 보면서 옛날에는 몰랐던 기자들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 느꼈다. 요즘은 기자들 전화와 문자에 일일이 답을 한다. 하하.

-- 일(방송)의 소중함도 느꼈겠다.

▲ 요즘 몸은 힘든데 기분이 좋다. 표시 내진 않지만 일의 소중함을 너무 많이 느낀다.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사람이 있으니 너무 행복한 거다. 물론 아직 나의 성취감은 덜하다. 성취감의 기준이 시청률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내가 녹화할 때 스스로 만족하고 그 반응을 피부로 느끼는 걸 의미한다.

-- 복귀작인 '음악의 신 2'는 좀 각별할 것 같은데.

▲ 정말 힘들었다. 한주에 5일을 밤낮없이 찍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빡센' 프로그램을 촬영하니 몸에 좋은 약이 됐고 의미있는 경험이었다.

-- 지난 7월 일회성 파일럿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지상파 MC는 '드라이브 클럽'이 정식 복귀작인데.

▲ 자동차 관련 프로그램인데 솔직함을 지향한다. 자동차는 거금을 들인 재산이나 마찬가지이니 대부분의 사람은 구매할 때 신중을 기한다. 자동차에 대한 과한 칭찬이 아니라 미처 알지 못한 단점을 가감 없이 알려준다. '인생술집'도 비슷한 맥락이다. 신동엽 씨와 내가 술집 주인이 되어 마치 동네에 나온 듯한 편한 차림의 스타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속 이야기를 하는 포맷이다. '19금' 얘기까지 나올 수도 있고 인위적인 모습을 안 보여주려 한다.

-- 애드리브가 강해서인지 '악마의 입담'을 지녔다고들 한다. 이상민 씨는 과거 치부를 드러내는 코믹한 입담이, 김구라 씨는 돌직구 코멘트가 트레이드 마크인데 본인의 필살기는.

▲ '악마의 재능'이란 수식어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모르겠다. '비난받은 사람이지만 재능은 있다'는 의미인 것 같다. 어떤 의미에서든 그런 타이틀을 달아준 게 과분하고 기발하게 느껴진다. 나는 사실 패턴을 잃을까 봐 방송할 때 대본을 잘 안 본다. 대본대로 꾸미고 짜인 듯한 것보다 자연스러운 느낌이 좋아서다. PD들은 예측되지 않는 입담을 장점이라고 말해주더라.

-- 여러 대형 기획사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홀로서기 한 이유는.

▲ 제안을 받았지만, 고민 끝에 욕심내지 말고 마음 편히 해보기로 했다. 방송에서와 달리 내가 카메라 불만 꺼지면 바보나 다름없다. 사람을 잘 믿는 것도 문제이다. 지금 회사 직원은 연예인 1명에 매니저 1명이다. 앞으로 후배들을 키울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내 앞가림을 하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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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재훈 “올해까지 인턴기간…‘악마의 재능’ 과분한 평가” ①
    • 입력 2016-10-19 10:29:53
    • 수정2016-10-19 10:31:13
    연합뉴스
"아직 힘이 들어가 있죠? 저를 완전히 못 놓았고 여전히 조심스러운가 봐요. 전 올해까지 인턴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2013년 '도박 파문' 이후 3년 만에 방송에 복귀한 탁재훈(48)은 불편한 지적에도 솔직하게 답했다.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방송 화면에서 느껴질 때가 있다고 하자 "힘이 들어가면 역시 표시가 난다"고 수긍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탁재훈이 안정적으로 복귀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이다. 가수이면서 2007년 'KBS 연예대상' 대상을 거머쥘 정도로 영역을 구축했던 만큼 다시 돌아온 그에겐 '악마의 재능'이란 별칭도 붙었다.

올해 5월 엠넷 '음악의 신 2'로 시동을 건 그는 tvN 'SNL코리아 8'과 21일 첫 방송하는 SBS TV '드라이브 클럽', 12월부터 진행할 tvN 토크쇼 '인생술집'(가제) 등 6개 프로그램의 MC를 꿰찼다. MBC, tvN과 또다른 신규 예능도 구체적으로 논의 중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탁재훈을 만났다. 약속 시각에 늦을까 봐 매니저를 먼저 보내고 뒤늦게 손수 운전하고 나타난 그는 "T엔터테인먼트라고 기획사를 만들었는데 직원이 나와 11년 지기 매니저, 우리 둘"이라고 웃었다.

다음은 탁재훈과의 일문일답.

-- 방송에 안정적으로 복귀했는데.

▲ 아직 제대로 띄워놓은 프로그램이 없다. 몇 년 전과 예능 트렌드가 달라져서 아침 프로그램까지 장르를 안 가리고 도전해봤다. 'SNL코리아 8' 크루에 합류했는데 콩트 하는 캐릭터 강한 친구들과 생방송을 하려니 정신이 없더라. 뉴스쇼 코너의 MC 역할인데 시사적인 내용을 논하며 웃기는 게 어렵다. 5개월간 진행도 하고 게스트로도 출연하며 모든 걸 경험한다는 느낌으로 적응하려 노력했다.

-- 그 사이 예능 트렌드에 어떤 변화가 있던가.

▲ 출연자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한 일들을 지켜보는 관찰 예능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출연자가 아무 소리 안 하고 먹기만 하면 방송사고였다. 또 한 프로그램 안에서 두 갈래 이야기를 교차 편집해 보여주는 패턴도 많이 생겨났다.

-- 복귀해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 스스로 어색함이 30%라면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 하는 대중의 시선이 70%는 차지하는 것 같다. 댓글은 보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어 잘 안 본다. 되레 기사를 보면서 옛날에는 몰랐던 기자들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 느꼈다. 요즘은 기자들 전화와 문자에 일일이 답을 한다. 하하.

-- 일(방송)의 소중함도 느꼈겠다.

▲ 요즘 몸은 힘든데 기분이 좋다. 표시 내진 않지만 일의 소중함을 너무 많이 느낀다.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사람이 있으니 너무 행복한 거다. 물론 아직 나의 성취감은 덜하다. 성취감의 기준이 시청률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내가 녹화할 때 스스로 만족하고 그 반응을 피부로 느끼는 걸 의미한다.

-- 복귀작인 '음악의 신 2'는 좀 각별할 것 같은데.

▲ 정말 힘들었다. 한주에 5일을 밤낮없이 찍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빡센' 프로그램을 촬영하니 몸에 좋은 약이 됐고 의미있는 경험이었다.

-- 지난 7월 일회성 파일럿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지상파 MC는 '드라이브 클럽'이 정식 복귀작인데.

▲ 자동차 관련 프로그램인데 솔직함을 지향한다. 자동차는 거금을 들인 재산이나 마찬가지이니 대부분의 사람은 구매할 때 신중을 기한다. 자동차에 대한 과한 칭찬이 아니라 미처 알지 못한 단점을 가감 없이 알려준다. '인생술집'도 비슷한 맥락이다. 신동엽 씨와 내가 술집 주인이 되어 마치 동네에 나온 듯한 편한 차림의 스타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속 이야기를 하는 포맷이다. '19금' 얘기까지 나올 수도 있고 인위적인 모습을 안 보여주려 한다.

-- 애드리브가 강해서인지 '악마의 입담'을 지녔다고들 한다. 이상민 씨는 과거 치부를 드러내는 코믹한 입담이, 김구라 씨는 돌직구 코멘트가 트레이드 마크인데 본인의 필살기는.

▲ '악마의 재능'이란 수식어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모르겠다. '비난받은 사람이지만 재능은 있다'는 의미인 것 같다. 어떤 의미에서든 그런 타이틀을 달아준 게 과분하고 기발하게 느껴진다. 나는 사실 패턴을 잃을까 봐 방송할 때 대본을 잘 안 본다. 대본대로 꾸미고 짜인 듯한 것보다 자연스러운 느낌이 좋아서다. PD들은 예측되지 않는 입담을 장점이라고 말해주더라.

-- 여러 대형 기획사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홀로서기 한 이유는.

▲ 제안을 받았지만, 고민 끝에 욕심내지 말고 마음 편히 해보기로 했다. 방송에서와 달리 내가 카메라 불만 꺼지면 바보나 다름없다. 사람을 잘 믿는 것도 문제이다. 지금 회사 직원은 연예인 1명에 매니저 1명이다. 앞으로 후배들을 키울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내 앞가림을 하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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