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서 ‘총격전’…경찰 1명 사망·시민 2명 부상

입력 2016.10.20 (03:41) 수정 2016.10.2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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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기사] ☞ [뉴스광장] 경찰에 총격…경찰 사망·시민 2명 부상

서울 도심에서 40대 남성이 사제 총기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경찰관 1명이 숨지고 시민 2명이 다쳤다. 전자발찌를 차고 있던 '총격범'은 지난 15년 동안 성폭행 등 7건의 전과가 있었고, 평소 SNS에 경찰을 향한 적개심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개요

어제(19일) 저녁 6시 반쯤, 서울 강북구 미아동 오패산 터널 부근에서 성 모(46) 씨가 대치 중인 경찰에게 사제 총을 쏴 현장에 있던 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 소속 김창호 경위가 총에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한 시간 만에 숨졌다.

경찰은 성 씨가 총격전을 벌이기 전 근처에서 이 모(67) 씨에게 사제 총을 쐈고, 이 씨가 달아나자 쫓아가 흉기로 가격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행인 이 모(71) 씨가 총에 맞았다고 덧붙였다. 이 씨 등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폭행 피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패산 터널 쪽으로 달아나던 성 씨를 발견한 뒤, 대치 과정에서 성 씨를 향해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발사하며 총격전을 벌였고,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합세한 끝에 성 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성 씨가 이 씨를 때린 뒤 도망가면서 차고 있던 전자 발찌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훼손된 전자발찌는 검거 현장 근처에서 발견됐다.

범행 현장 주변 등에서는 성 씨가 준비한 사제 총 17정과 흉기 7개가 발견됐으며, 성 씨는 검거 당시 방탄조끼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총기 테러’에 사용된 사제 총기는?

서울 강북경찰서는 찾아낸 사제 총기 17정 가운데 2정을 공개했다. 경찰이 공개한 사제 총기는 나무로 만든 몸체에 여러 개의 철제 파이프를 두른 뒤 테이프로 감은 조잡한 형태다.

경찰은 "파이프 뒤쪽의 심지에 불을 붙이면 쇠구슬 같은 물체를 1발씩 쏠 수 있는 종류"라며 "성 씨가 정확히 몇 발을 쐈는지는 확인되지 않으나 10여 발을 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성 씨가 인터넷을 보고 총기를 직접 만든 것으로 보고 자세한 제조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숨진 김창호 경위가 외근용 조끼만 입고 있어서 성 씨의 사제 총에서 발사된 총알을 막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반면 경찰은 성 씨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권총으로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발사해 이 가운데 실탄 1발을 성 씨의 복부 부근에 명중시켰지만, 방탄조끼를 뚫지 못해 상처를 입히진 못했다고 밝혔다.

■전과 7범의 ‘총격 테러범’…SNS에 경찰 향한 ‘적개심’

성 씨는 평소 자신의 SNS 계정에 경찰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는 글을 쓰는 등 범행을 암시하는 게시글을 자주 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성 씨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경찰 한 명이라도 더 죽이겠다'라는 글을 올렸고, 이틀 뒤인 13일에는 '나를 상대로 한 현행범 체포 현장에 출동하지 말기 바란다. 괜히 진급 욕심내거나 상관의 지시에 무조건 복종하다간 죽을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을 썼다.

또 성 씨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경찰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글을 쓰는 등 최근까지 경찰과의 충돌을 언급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잇따라 올렸고, 나흘 전에는 범행이 이뤄진 곳 근처인 강북경찰서에서 오패산 터널로 향하는 길 주변 영상을 찍어 올렸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001년 성 씨에게 성폭행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집행유예 기간인 지난 2003년 6월 청소년 성폭행 혐의로 다시 검거되면서 당시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성 씨는 성폭행 피해자를 무고죄로 맞고소해 죄질이 나쁘다는 이유로 징역 8월이 추가 선고되기도 했다.

수감생활 도중에도 성 씨는 교도소 안에서 추가로 범죄를 저지르면서 형량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전자감시제도가 도입되면서 검찰은 성 씨가 복역 후 성범죄를 다시 저지를 위험이 있다고 보고, 성 씨에 대해 5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법원에 청구했다.

성 씨가 안동교도소를 출소한 지 1년여 만인 지난 2014년 법원은 성 씨에 대한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성 씨는 전자발찌 소급적용에 불복해 항고했고, 출소 후 1년여 동안 재범이 없었다는 등의 이유로 항고심에서 부착 기한이 3년으로 줄었다.

성 씨는 이 판결에도 불복해 올해 대법원에 재항고를 냈지만 스스로 취하했다.

■‘총격 테러’에 숨진 김창호 경위…“평소 솔선수범”

성 씨의 '총격 테러'에 숨진 김창호(54) 경위는 모범공무원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등 평소 솔선수범했던 경찰관이었다고 동료 경찰관들은 입을 모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도 후배와 함께 출동했지만 먼저 내려 대응하다가 순직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 소속인 김 경위는 1962년 충북에서 태어나 1989년 순경으로 경찰 생활을 시작했다. 2005년 경위로 승진했고, 지난 2월 번동파출소에 배치됐다.

고 김창호 경위는 지난 2015년 모범공무원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등 27년의 경찰 생활 동안 총 24회의 수상 경력을 가진 모범 경찰관이었다.

■향후 수사 방향

경찰은 성 씨를 밤샘 조사하며 경찰관과 시민을 향한 '총격전'을 사전에 계획했는지 아닌지와 범행 동기 등을 추궁하고 있다.

또 성 씨가 다량의 사제 총기를 제작한 경위와 범행 전 동선 등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성 씨는 현재 진술을 하고 있지만,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성 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뒤, 늦어도 오는 21일(내일)까진 살인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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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도심서 ‘총격전’…경찰 1명 사망·시민 2명 부상
    • 입력 2016-10-20 03:41:34
    • 수정2016-10-20 10:43:45
    사회

[연관 기사] ☞ [뉴스광장] 경찰에 총격…경찰 사망·시민 2명 부상

서울 도심에서 40대 남성이 사제 총기로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끝에 경찰관 1명이 숨지고 시민 2명이 다쳤다. 전자발찌를 차고 있던 '총격범'은 지난 15년 동안 성폭행 등 7건의 전과가 있었고, 평소 SNS에 경찰을 향한 적개심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 개요

어제(19일) 저녁 6시 반쯤, 서울 강북구 미아동 오패산 터널 부근에서 성 모(46) 씨가 대치 중인 경찰에게 사제 총을 쏴 현장에 있던 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 소속 김창호 경위가 총에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한 시간 만에 숨졌다.

경찰은 성 씨가 총격전을 벌이기 전 근처에서 이 모(67) 씨에게 사제 총을 쐈고, 이 씨가 달아나자 쫓아가 흉기로 가격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행인 이 모(71) 씨가 총에 맞았다고 덧붙였다. 이 씨 등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폭행 피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패산 터널 쪽으로 달아나던 성 씨를 발견한 뒤, 대치 과정에서 성 씨를 향해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발사하며 총격전을 벌였고,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합세한 끝에 성 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성 씨가 이 씨를 때린 뒤 도망가면서 차고 있던 전자 발찌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훼손된 전자발찌는 검거 현장 근처에서 발견됐다.

범행 현장 주변 등에서는 성 씨가 준비한 사제 총 17정과 흉기 7개가 발견됐으며, 성 씨는 검거 당시 방탄조끼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총기 테러’에 사용된 사제 총기는?

서울 강북경찰서는 찾아낸 사제 총기 17정 가운데 2정을 공개했다. 경찰이 공개한 사제 총기는 나무로 만든 몸체에 여러 개의 철제 파이프를 두른 뒤 테이프로 감은 조잡한 형태다.

경찰은 "파이프 뒤쪽의 심지에 불을 붙이면 쇠구슬 같은 물체를 1발씩 쏠 수 있는 종류"라며 "성 씨가 정확히 몇 발을 쐈는지는 확인되지 않으나 10여 발을 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성 씨가 인터넷을 보고 총기를 직접 만든 것으로 보고 자세한 제조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숨진 김창호 경위가 외근용 조끼만 입고 있어서 성 씨의 사제 총에서 발사된 총알을 막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반면 경찰은 성 씨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권총으로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발사해 이 가운데 실탄 1발을 성 씨의 복부 부근에 명중시켰지만, 방탄조끼를 뚫지 못해 상처를 입히진 못했다고 밝혔다.

■전과 7범의 ‘총격 테러범’…SNS에 경찰 향한 ‘적개심’

성 씨는 평소 자신의 SNS 계정에 경찰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는 글을 쓰는 등 범행을 암시하는 게시글을 자주 올렸던 것으로 확인됐다.

성 씨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경찰 한 명이라도 더 죽이겠다'라는 글을 올렸고, 이틀 뒤인 13일에는 '나를 상대로 한 현행범 체포 현장에 출동하지 말기 바란다. 괜히 진급 욕심내거나 상관의 지시에 무조건 복종하다간 죽을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을 썼다.

또 성 씨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경찰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는 글을 쓰는 등 최근까지 경찰과의 충돌을 언급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잇따라 올렸고, 나흘 전에는 범행이 이뤄진 곳 근처인 강북경찰서에서 오패산 터널로 향하는 길 주변 영상을 찍어 올렸다.

앞서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001년 성 씨에게 성폭행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집행유예 기간인 지난 2003년 6월 청소년 성폭행 혐의로 다시 검거되면서 당시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성 씨는 성폭행 피해자를 무고죄로 맞고소해 죄질이 나쁘다는 이유로 징역 8월이 추가 선고되기도 했다.

수감생활 도중에도 성 씨는 교도소 안에서 추가로 범죄를 저지르면서 형량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전자감시제도가 도입되면서 검찰은 성 씨가 복역 후 성범죄를 다시 저지를 위험이 있다고 보고, 성 씨에 대해 5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법원에 청구했다.

성 씨가 안동교도소를 출소한 지 1년여 만인 지난 2014년 법원은 성 씨에 대한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성 씨는 전자발찌 소급적용에 불복해 항고했고, 출소 후 1년여 동안 재범이 없었다는 등의 이유로 항고심에서 부착 기한이 3년으로 줄었다.

성 씨는 이 판결에도 불복해 올해 대법원에 재항고를 냈지만 스스로 취하했다.

■‘총격 테러’에 숨진 김창호 경위…“평소 솔선수범”

성 씨의 '총격 테러'에 숨진 김창호(54) 경위는 모범공무원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등 평소 솔선수범했던 경찰관이었다고 동료 경찰관들은 입을 모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도 후배와 함께 출동했지만 먼저 내려 대응하다가 순직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 소속인 김 경위는 1962년 충북에서 태어나 1989년 순경으로 경찰 생활을 시작했다. 2005년 경위로 승진했고, 지난 2월 번동파출소에 배치됐다.

고 김창호 경위는 지난 2015년 모범공무원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등 27년의 경찰 생활 동안 총 24회의 수상 경력을 가진 모범 경찰관이었다.

■향후 수사 방향

경찰은 성 씨를 밤샘 조사하며 경찰관과 시민을 향한 '총격전'을 사전에 계획했는지 아닌지와 범행 동기 등을 추궁하고 있다.

또 성 씨가 다량의 사제 총기를 제작한 경위와 범행 전 동선 등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성 씨는 현재 진술을 하고 있지만,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성 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뒤, 늦어도 오는 21일(내일)까진 살인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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