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난민선 피습·탑승자 무차별 공격당해…“29명 사망·실종”

북아프리카 리비아 인근 해상에서 난민선 한 척이 무장 대원의 공격을 받아 이 배에 타고 있던 29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고 AFP와 dpa통신이 독일 구호단체 발표를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독일 구호단체 '시워치'(Sea-Watch)에 따르면 전날 밤 리비아 육지로부터 약 26km 떨어진 해상에서 난민이 가득 탄 고무보트 한 척이 '리비아 해안 경비대' 라벨이 붙은 스피드보트 탑승자들의 공격을 받았다.

이 구호단체는 아랍어를 쓰는 공격자들이 난민선 바깥쪽에 있는 엔진을 훔치려고 했으며, 난민선 쪽으로 넘어와 사람들을 몽둥이로 마구 때렸다고 전했다.

이때문에 난민선에 타고 있던 150여명 중 대다수가 물에 빠졌고, 이들이 다시 난민선에 기어오르면서 보트 한쪽에서 공기가 빠져나갔다. 이로 인해 일부가 익사했으며 난민선도 부분적으로 파손됐다.

시워치는 난민선을 발견하고 부근을 지나던 유조선에 도움을 요청하는 사이 난민 고무보트 피습사건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성명을 내 "시워치 소속 스피드보트 두 척이 매우 호전적인 공격을 받아 사람들에게 구명조끼를 나눠주고 응급처치를 하는 데 방해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공격자들이 떠난 뒤 바다에서 120명을 구조했고 시신 4구를 회수했다. 한 난민선 탑승자는 바다에 떠다니는 시신 15∼25구를 목격했으나, 회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구조된 사람들은 유조선으로 옮겨진 뒤 다시 이탈리아로 향하는 다른 구조선에 몸을 실었다.

시워치는 이번 공격이 리비아 해안 경비대와 관계가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공격자들이 리비아 해안 경비대의 보트를 훔친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리비아 해안 경비대 대변인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