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말레이시아서 북미회담 재개…핵 미사일 단계적으로?

입력 2016.10.22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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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이틀째 접촉..'협상 카드' 꺼내들고 담판

KBS가 단독 보도한 미국과 북한의 말레이시아 극비접촉이 이틀째인 22일(오늘)도 계속됐다. 어제(21일)가 탐색전이었다면 오늘은 서로의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 들고 담판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북미 간 비밀접촉은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한 호텔에서 이뤄졌다. 오늘 만남 역시 오전 9시 반에 시작돼 하루 종일 이어졌다.

북한 측에서는 한성렬 외무상 부상과 장일훈 유엔 주재 차석대사가 참석했고, 미국 측에서는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 낸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와 6자회담 차석대표를 지낸 조지프 디트라니가 나섰다. 또, 미국측에서 북한 전문가인 리언 시걸 사회과학원 박사가 추가로 참석했다.

KBS의 취재로 접촉 사실이 알려진 게 불쾌한 듯 북측은 어제(21일)와 달리 거친 반응을 내보였다.


취재 결과 이번 만남에서 북핵과 미사일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측은 핵 동결을 요구한 반면 북측은 미온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에서 추가로 참석한 북한 전문가 리언 시걸 박사는 회의의 주된 주제는 핵과 미사일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개인적인 견해를 전제로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 인사들은 지금의 상황에서는 대화를 하려는 진정성이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현 오바마 행정부는 임기가 별로 안 남은만큼 커다란 변화는 힘들겠지만, 차기 행정부는 새로운 대북 정책을 짜야 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리 외교부는 이번 만남이 그동안 있어왔던 회동의 연장선상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일각에선 이틀 동안의 이번 북미 접촉에서 깊이 있는 논의가 진행됐을 거란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北, 겉으로는 핵 포기 대화…뒤로는 핵 개발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로 1994년 1차 핵 위기가 찾아왔다. 이에 미국과 북한은 북한의 모든 핵 개발을 '동결'하는 '제네바 기본합의'를 체결했다. 하지만 북한은 핵 무기용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몰래 진행했고, 결국 2002년 합의는 파기됐다.

이후 6자 회담 체제에서 북한의 '핵 포기'와 '핵시설 불능화'가 각각 합의됐지만, 북한은 두 차례 핵 실험으로 역시 이를 뒤집었다. 겉으로는 핵 포기 협상을 내세워 국제사회를 안심시켜 놓고 뒤로는 핵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번 셈인데, 북한이 이 시점에 미국과 접촉한 배경이 그래서 더 궁금할 수 밖에 없다.

왜 이 시점에? "국면 전환용 탐색전"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미국은 강도 높은 대북 압박을 이어갔다. '북한 선제 타격론'에 이어 '김정은이 죽을 수 있다'는 발언까지 쏟아냈고, 일명 참수작전이 포함된 한미 연합군의 군사 훈련이 쉴 새 없이 계속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론 유엔 안보리 제재와 한미일 3국의 개별 제재에 이어 미국의 금융제재까지 단행되면서, 북한은 돈줄이 완전히 끊길 위기에 처했다.

이런 전례 없는 압박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음 달 미국 대선을 앞두고 차기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류를 알아보려 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김용현 교수(동국대/북한학과)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차기 정부에서 조언할 사람들과 대화의 통로를 만드는 한편 북한이 미국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북한 입장에선 상당히 급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선제 공격까지 염두에 둔 미국으로서도 북한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화에 나서더라도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한다. 북한이 미국 차기 정부와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추가 핵실험 등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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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美, 말레이시아서 북미회담 재개…핵 미사일 단계적으로?
    • 입력 2016-10-22 22:33:25
    취재K
北美, 이틀째 접촉..'협상 카드' 꺼내들고 담판

KBS가 단독 보도한 미국과 북한의 말레이시아 극비접촉이 이틀째인 22일(오늘)도 계속됐다. 어제(21일)가 탐색전이었다면 오늘은 서로의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 들고 담판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북미 간 비밀접촉은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한 호텔에서 이뤄졌다. 오늘 만남 역시 오전 9시 반에 시작돼 하루 종일 이어졌다.

북한 측에서는 한성렬 외무상 부상과 장일훈 유엔 주재 차석대사가 참석했고, 미국 측에서는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 낸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와 6자회담 차석대표를 지낸 조지프 디트라니가 나섰다. 또, 미국측에서 북한 전문가인 리언 시걸 사회과학원 박사가 추가로 참석했다.

KBS의 취재로 접촉 사실이 알려진 게 불쾌한 듯 북측은 어제(21일)와 달리 거친 반응을 내보였다.


취재 결과 이번 만남에서 북핵과 미사일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측은 핵 동결을 요구한 반면 북측은 미온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에서 추가로 참석한 북한 전문가 리언 시걸 박사는 회의의 주된 주제는 핵과 미사일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개인적인 견해를 전제로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얘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 인사들은 지금의 상황에서는 대화를 하려는 진정성이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현 오바마 행정부는 임기가 별로 안 남은만큼 커다란 변화는 힘들겠지만, 차기 행정부는 새로운 대북 정책을 짜야 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우리 외교부는 이번 만남이 그동안 있어왔던 회동의 연장선상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일각에선 이틀 동안의 이번 북미 접촉에서 깊이 있는 논의가 진행됐을 거란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北, 겉으로는 핵 포기 대화…뒤로는 핵 개발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로 1994년 1차 핵 위기가 찾아왔다. 이에 미국과 북한은 북한의 모든 핵 개발을 '동결'하는 '제네바 기본합의'를 체결했다. 하지만 북한은 핵 무기용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몰래 진행했고, 결국 2002년 합의는 파기됐다.

이후 6자 회담 체제에서 북한의 '핵 포기'와 '핵시설 불능화'가 각각 합의됐지만, 북한은 두 차례 핵 실험으로 역시 이를 뒤집었다. 겉으로는 핵 포기 협상을 내세워 국제사회를 안심시켜 놓고 뒤로는 핵 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번 셈인데, 북한이 이 시점에 미국과 접촉한 배경이 그래서 더 궁금할 수 밖에 없다.

왜 이 시점에? "국면 전환용 탐색전"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미국은 강도 높은 대북 압박을 이어갔다. '북한 선제 타격론'에 이어 '김정은이 죽을 수 있다'는 발언까지 쏟아냈고, 일명 참수작전이 포함된 한미 연합군의 군사 훈련이 쉴 새 없이 계속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론 유엔 안보리 제재와 한미일 3국의 개별 제재에 이어 미국의 금융제재까지 단행되면서, 북한은 돈줄이 완전히 끊길 위기에 처했다.

이런 전례 없는 압박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다음 달 미국 대선을 앞두고 차기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류를 알아보려 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김용현 교수(동국대/북한학과)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차기 정부에서 조언할 사람들과 대화의 통로를 만드는 한편 북한이 미국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북한 입장에선 상당히 급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선제 공격까지 염두에 둔 미국으로서도 북한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화에 나서더라도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한다. 북한이 미국 차기 정부와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추가 핵실험 등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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