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형사재판소 ‘위기’…잇단 탈퇴 움직임

입력 2016.10.23 (19: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집단학살과 전쟁범죄, 인권유린 등 반인륜범죄를 단죄하기 위해 지난 2002년 창설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달 초 아프리카 부룬디가 처음으로 탈퇴를 선언한 뒤 지난 21일엔 남아프리카공화국도 탈퇴를 선언했다.

국제형사재판소 창설에 많은 영향을 미친 남아공의 탈퇴 선언은 국제사회에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남아공의 탈퇴 선언이 그동안 탈퇴 명분을 찾아온 다른 아프리카들의 도미노 탈퇴 선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되기 때문이다.

부룬디는 이달 초 국제형사재판소가 지난 4월 부룬디 대선 이후 계속되고 있는 유혈사태와 정치적 위기 상황에 대한 예비조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하자 탈퇴 선언을 했다. 부룬디에서는 작년 4월 피에르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헌법을 어기고 3선 도전을 강행하면서 반대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 수백 명이 사망했다. 아프리카에선 나미비아와 케나, 우간다 등 여러 나라가 탈퇴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지난 1994년 르완다 학살을 목격한 뒤 국제형사재판소 창설을 지지했으나 자국민들이 재판소의 조사 대상이 되거나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되자 이를 불편해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선 그동안 정치적 불안정과 내전, 독재정치 등으로 인해 집단 학살과 인권유린의 불행이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국제형사재판소의 조사가 아프리카에 편중돼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재판소는 전 세계 사건에 대해 예비조사를 벌였으나 현재 본 조사가 진행중이거나 곧 시작할 6건 모두 아프리카 관련 사안이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는 브룬디의 탈퇴 선언 이전까지 우리나라를 비롯해 모두 124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국제사회에 영향력이 큰 세 나라를 비롯해 일부 국가들은 아직 참여하지 않고 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국제형사재판소 ‘위기’…잇단 탈퇴 움직임
    • 입력 2016-10-23 19:02:07
    국제
집단학살과 전쟁범죄, 인권유린 등 반인륜범죄를 단죄하기 위해 지난 2002년 창설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달 초 아프리카 부룬디가 처음으로 탈퇴를 선언한 뒤 지난 21일엔 남아프리카공화국도 탈퇴를 선언했다.

국제형사재판소 창설에 많은 영향을 미친 남아공의 탈퇴 선언은 국제사회에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남아공의 탈퇴 선언이 그동안 탈퇴 명분을 찾아온 다른 아프리카들의 도미노 탈퇴 선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되기 때문이다.

부룬디는 이달 초 국제형사재판소가 지난 4월 부룬디 대선 이후 계속되고 있는 유혈사태와 정치적 위기 상황에 대한 예비조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하자 탈퇴 선언을 했다. 부룬디에서는 작년 4월 피에르 은쿠룬지자 대통령이 헌법을 어기고 3선 도전을 강행하면서 반대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 수백 명이 사망했다. 아프리카에선 나미비아와 케나, 우간다 등 여러 나라가 탈퇴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지난 1994년 르완다 학살을 목격한 뒤 국제형사재판소 창설을 지지했으나 자국민들이 재판소의 조사 대상이 되거나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되자 이를 불편해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선 그동안 정치적 불안정과 내전, 독재정치 등으로 인해 집단 학살과 인권유린의 불행이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국제형사재판소의 조사가 아프리카에 편중돼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재판소는 전 세계 사건에 대해 예비조사를 벌였으나 현재 본 조사가 진행중이거나 곧 시작할 6건 모두 아프리카 관련 사안이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형사재판소는 브룬디의 탈퇴 선언 이전까지 우리나라를 비롯해 모두 124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국제사회에 영향력이 큰 세 나라를 비롯해 일부 국가들은 아직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