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딸, 독일에 5억 원대 부동산 보유…돈 출처는?

입력 2016.10.23 (22:02) 수정 2016.10.2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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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기사] ☞ 최순실 거주 독일 주택은 딸 정유라 소유

미르와 K스포츠재단 의혹이 불거진 뒤 독일로 출국한 최순실 씨 모녀. 두 사람의 행적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끊겼다. 현재 어디에 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KBS 취재진은 최 씨 모녀가 머물던 프랑크푸르트 집을 취재하다 최 씨의 딸, 정유라 양과 관련해 흥미로운 단서를 발견했다.

20살 여대생이 5억 원짜리 고급 주택 소유


최근까지 최순실 씨 모녀가 살았던 프랑크푸르트 인근 고급 주택. 싯가 38만 유로, 우리 돈으로는 5억 원 가량이다. 이 주택에서 발견된 건 한 장의 세금 체납 경고장이다. 지난달 초 슈미텐 지방 관청이 보낸 것이다. 수도 요금과 쓰레기 처리 비용 등 각종 세금 712 유로, 우리 돈 90만 원 정도가 연체됐으니 즉시 납부하라는 내용이었다.


경고장에서 한 항목이 눈에 띄었다. 그룬트스토이어, 토지나 건물 소유자에게 부과되는 독일의 부동산세를 의미한다. 그런데 부동산세를 내야하는 사람이 최 씨가 아니라 최 씨의 딸, 정유라 양이었다. 주택이 정 양의 명의로 되어 있다는 뜻이다. 최순실 씨는 슈미텐에 비텍 타우누스 호텔과 단독 주택 등 부동산을 대거 매입한 사실이 언론 취재 결과 이미 밝혀졌다.이 부동산 가운데 일부가 최 씨의 딸 정 모 양 명의라는 사실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무슨 돈으로?…탈세·외국환거래법 위반 의혹

정유라 양의 나이는 20살이다. 별다른 소득이 없는 여대생이다. 승마 선수로 아시안게임 등 몇개 국제 대회에서 수상한 적이 있지만 상금은 많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게 지급하는 공식 포상금은 120만 원이다. 정유라 양은 무슨 돈으로 독일에 5억 원짜리 고급 주택을 사들인 걸까?


만약 정유라 양의 주택 구입 자금을 어머니 최순실 씨가 내줬다면 증여세 납부 여부가 쟁점이 된다. 5억 원 전부를 증여했을 경우 증여세는 약 8천만 원에 이른다. 주택 구입 자금이 국내에서 독일로 송금됐다면 외국환 거래 규정도 적용된다. 해외 유학생이나 체류자에게 연간 10만 달러, 1억여 원 이상을 보낼 경우 반드시 국세청에 통보해야 한다. 최 씨가 이런 규정을 피하려 했다면 독일 법인을 이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 씨 모녀는 독일에 '더블루K'와 '비덱'이라는 현지 법인을 소유하고 있다.

최순실 씨와 정 양이 필요한 법적 조치를 모두 밟은 뒤 독일에 주택을 구입했다면 문제될 부분은 없다. 하지만 해외 부동산 취득은 우리 과세당국이 실시간 감시하기가 쉽지 않아 부자들이 편법 증여나 탈세를 위해 종종 동원했던 수법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3월 해외 부동산을 취득한 21개 대기업 총수 일가 등 117명을 조사해 이 가운데 39명이 관련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적발하기도 했다.

미르 초대 이사장·K스포츠 핵심 이사 소환…"최순실 모른다" 이구동성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고발 사건 검찰 수사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23일 김형수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과 K스포츠재단 설립을 주도한 핵심 인물, 김필승 이사를 소환 조사했다.

김형수 전 이사장은 미르재단 설립 배후라는 의혹이 제기된 광고감독 차은택 씨의 대학원 은사로 지난해 10월 미르재단 출범 당시 이사장으로 초빙됐다. 그런데 임기 만료를 한달 가량 앞둔 지난달 임시 이사회에서 돌연 이사장직을 사임했다.

검찰에 출석하는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검찰에 출석하는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

김형수 전 이사장은 검찰에 출석하면서 자신은 최순실 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언론 인터뷰 등에서는 "전경련 요청을 받고 이사장을 맡았다"며 "재단의 정관이나 설립 배경 등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필승 이사는 K스포츠재단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앞서 지난 21일 검찰에 소환된 정동구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은 "재단에 대한 내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김필승 이사에게 설명을 듣고 참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김필승 K스포츠재단 이사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김필승 K스포츠재단 이사

김필승 이사는 역시 최순실 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검찰에 출석하면서 쏟아진 취재진의 질문에 자신은 최순실 씨 개입 의혹에 대해 알지 못하고, 최 씨를 만난 적도 없고, 최 씨를 모른다고 잘라 말했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 핵심 관계자들이 검찰에 줄소환되고 있지만, 두 재단을 둘러싼 의혹의 실체에 대해 "안다"고 말하는 인물은 아직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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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딸, 독일에 5억 원대 부동산 보유…돈 출처는?
    • 입력 2016-10-23 22:02:10
    • 수정2016-10-24 08:58:29
    취재K

[연관 기사] ☞ 최순실 거주 독일 주택은 딸 정유라 소유

미르와 K스포츠재단 의혹이 불거진 뒤 독일로 출국한 최순실 씨 모녀. 두 사람의 행적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끊겼다. 현재 어디에 있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KBS 취재진은 최 씨 모녀가 머물던 프랑크푸르트 집을 취재하다 최 씨의 딸, 정유라 양과 관련해 흥미로운 단서를 발견했다.

20살 여대생이 5억 원짜리 고급 주택 소유


최근까지 최순실 씨 모녀가 살았던 프랑크푸르트 인근 고급 주택. 싯가 38만 유로, 우리 돈으로는 5억 원 가량이다. 이 주택에서 발견된 건 한 장의 세금 체납 경고장이다. 지난달 초 슈미텐 지방 관청이 보낸 것이다. 수도 요금과 쓰레기 처리 비용 등 각종 세금 712 유로, 우리 돈 90만 원 정도가 연체됐으니 즉시 납부하라는 내용이었다.


경고장에서 한 항목이 눈에 띄었다. 그룬트스토이어, 토지나 건물 소유자에게 부과되는 독일의 부동산세를 의미한다. 그런데 부동산세를 내야하는 사람이 최 씨가 아니라 최 씨의 딸, 정유라 양이었다. 주택이 정 양의 명의로 되어 있다는 뜻이다. 최순실 씨는 슈미텐에 비텍 타우누스 호텔과 단독 주택 등 부동산을 대거 매입한 사실이 언론 취재 결과 이미 밝혀졌다.이 부동산 가운데 일부가 최 씨의 딸 정 모 양 명의라는 사실이 확인된 건 처음이다.

무슨 돈으로?…탈세·외국환거래법 위반 의혹

정유라 양의 나이는 20살이다. 별다른 소득이 없는 여대생이다. 승마 선수로 아시안게임 등 몇개 국제 대회에서 수상한 적이 있지만 상금은 많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게 지급하는 공식 포상금은 120만 원이다. 정유라 양은 무슨 돈으로 독일에 5억 원짜리 고급 주택을 사들인 걸까?


만약 정유라 양의 주택 구입 자금을 어머니 최순실 씨가 내줬다면 증여세 납부 여부가 쟁점이 된다. 5억 원 전부를 증여했을 경우 증여세는 약 8천만 원에 이른다. 주택 구입 자금이 국내에서 독일로 송금됐다면 외국환 거래 규정도 적용된다. 해외 유학생이나 체류자에게 연간 10만 달러, 1억여 원 이상을 보낼 경우 반드시 국세청에 통보해야 한다. 최 씨가 이런 규정을 피하려 했다면 독일 법인을 이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 씨 모녀는 독일에 '더블루K'와 '비덱'이라는 현지 법인을 소유하고 있다.

최순실 씨와 정 양이 필요한 법적 조치를 모두 밟은 뒤 독일에 주택을 구입했다면 문제될 부분은 없다. 하지만 해외 부동산 취득은 우리 과세당국이 실시간 감시하기가 쉽지 않아 부자들이 편법 증여나 탈세를 위해 종종 동원했던 수법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3월 해외 부동산을 취득한 21개 대기업 총수 일가 등 117명을 조사해 이 가운데 39명이 관련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적발하기도 했다.

미르 초대 이사장·K스포츠 핵심 이사 소환…"최순실 모른다" 이구동성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고발 사건 검찰 수사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검찰은 23일 김형수 미르재단 초대 이사장과 K스포츠재단 설립을 주도한 핵심 인물, 김필승 이사를 소환 조사했다.

김형수 전 이사장은 미르재단 설립 배후라는 의혹이 제기된 광고감독 차은택 씨의 대학원 은사로 지난해 10월 미르재단 출범 당시 이사장으로 초빙됐다. 그런데 임기 만료를 한달 가량 앞둔 지난달 임시 이사회에서 돌연 이사장직을 사임했다.

검찰에 출석하는 김형수 전 미르재단 이사장
김형수 전 이사장은 검찰에 출석하면서 자신은 최순실 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언론 인터뷰 등에서는 "전경련 요청을 받고 이사장을 맡았다"며 "재단의 정관이나 설립 배경 등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필승 이사는 K스포츠재단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앞서 지난 21일 검찰에 소환된 정동구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은 "재단에 대한 내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김필승 이사에게 설명을 듣고 참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김필승 K스포츠재단 이사
김필승 이사는 역시 최순실 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검찰에 출석하면서 쏟아진 취재진의 질문에 자신은 최순실 씨 개입 의혹에 대해 알지 못하고, 최 씨를 만난 적도 없고, 최 씨를 모른다고 잘라 말했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 핵심 관계자들이 검찰에 줄소환되고 있지만, 두 재단을 둘러싼 의혹의 실체에 대해 "안다"고 말하는 인물은 아직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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