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야도?’ 낮엔 농사 짓고 밤엔 인터넷 도박

입력 2016.10.24 (10:52) 수정 2016.10.24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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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기사] ☞ [뉴스12] 귀농가족, 알고 보니 ‘도박 운영단’

사람의 발길이 뜸한 시골 농가를 사들여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가족이 경찰에 적발됐다.

[연관 기사] ☞ 낮에는 ‘농부’ 밤에는 ‘인터넷 도박장’ 일가족 적발

낮에는 농부, 밤에는 인터넷 도박 사이트 운영

사실혼 관계에 있는 40대 부부가 아들 부부와 군대에 가 있는 막내 아들까지 끌어들여 270억원대의 판돈을 굴리며 도박 사이트를 운영했다.

집 지붕에 CCTV까지 설치해 단속에 대비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낮에 농사를 짓는 척하며 밤에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거액을 챙긴 일가족이 집 지붕에 설치한 CCTV(빨간 선 안). (사진제공:부산경찰청)낮에 농사를 짓는 척하며 밤에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거액을 챙긴 일가족이 집 지붕에 설치한 CCTV(빨간 선 안). (사진제공:부산경찰청)

40대 부부 구속…아들 부부 등 가족 3명 입건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4일 도박개장, 국민체육진흥법(유사행위의 금지 등) 위반 혐의로 류모(45)씨와 류씨의 아내 박모(44·여)씨를 구속했다.

또, 박 씨와 전 남편 사이에 태어난 아들 김 모(27) 씨와 며느리 고 모(25)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군 복무 중인 또 다른 아들 김모(21) 씨에 대해서는 군 헌병대에 사건을 이첩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경북 구미시 외곽의 한 농가에 관리 컴퓨터를 들여놓고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개설,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과거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에 관여한 적이 있는 류씨는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박씨와 함께 지난해 시골로 내려갔다.

이들은 사법기관의 단속을 피하려고 경북 구미시의 한 시골 마을에 허름한 집을 사 낮에는 호박, 콩 등을 재배하는 것처럼 위장했다.

실제 경찰이 현장을 덮쳤을 당시 이들의 승용차 트렁크에는 수확한 호박이 가득 실려 있었다.

류씨 부부는 낮에는 수확한 농산물을 차량 트렁크에 실은 채 전국을 돌며 은행에서 도박 사이트 운영자금을 인출했다. 류씨 차량에서 발견된 호박들.(사진제공:부산지방경찰청)류씨 부부는 낮에는 수확한 농산물을 차량 트렁크에 실은 채 전국을 돌며 은행에서 도박 사이트 운영자금을 인출했다. 류씨 차량에서 발견된 호박들.(사진제공:부산지방경찰청)

호박 농사에 손자 돌보며 농부 행세

또 6~7세인 손자들을 데리고 살며 유치원에 보내는 등 전형적인 귀농 가족처럼 꾸몄다.

그러나 아들 김씨 부부는 밤이되면 도박 사이트를 관리하거나 손님 전화를 받아 환전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김씨는 전남에서 어부로, 며느리 고씨는 간호사로 각각 일하다가 어머니의 권유로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집 주변에는 CCTV 2대를 설치해 집 안에서 모니터를 보며 단속을 대비했다.

류씨 부부 집에 설치한 CCTV로 단속을 피하기 위해 외부를 감시하는 모습(상).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하기 위한 집 내부 관리 컴뷰터(하).류씨 부부 집에 설치한 CCTV로 단속을 피하기 위해 외부를 감시하는 모습(상).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하기 위한 집 내부 관리 컴뷰터(하).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도박 사이트를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정상적인 게임물로 심의된 게임 사이트로 위장해 놓고 21개의 대포통장을 이용해 포인트와 현금을 환전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차에 호박 싣고 전국 돌아다니며 입금된 돈 인출

대포통장에 입금된 돈은 류씨와 막내 아들 김씨 등이 전국을 돌며 인출했다. 이 과정에서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마스크를 쓰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1년 여 동안 이들이 운영한 도박사이트에서 오간 돈만 272억 원으로 이들이 챙긴 돈이 15~27억원 정도일 것으로 경찰은 추산하고 있다.

이들은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번 돈으로 지난 9월 대구에 있는 5억1천700만원짜리 빌딩을 사려고 계약까지 했다.

그러나 겉으로는 평범한 농촌 가정으로 보여 이들이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큰돈을 벌었다는 사실을 이웃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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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경야도?’ 낮엔 농사 짓고 밤엔 인터넷 도박
    • 입력 2016-10-24 10:52:30
    • 수정2016-10-24 13:05:47
    취재K

[연관기사] ☞ [뉴스12] 귀농가족, 알고 보니 ‘도박 운영단’

사람의 발길이 뜸한 시골 농가를 사들여 낮에는 농사를 짓고 밤에는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가족이 경찰에 적발됐다.

[연관 기사] ☞ 낮에는 ‘농부’ 밤에는 ‘인터넷 도박장’ 일가족 적발

낮에는 농부, 밤에는 인터넷 도박 사이트 운영

사실혼 관계에 있는 40대 부부가 아들 부부와 군대에 가 있는 막내 아들까지 끌어들여 270억원대의 판돈을 굴리며 도박 사이트를 운영했다.

집 지붕에 CCTV까지 설치해 단속에 대비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낮에 농사를 짓는 척하며 밤에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거액을 챙긴 일가족이 집 지붕에 설치한 CCTV(빨간 선 안). (사진제공:부산경찰청)
40대 부부 구속…아들 부부 등 가족 3명 입건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4일 도박개장, 국민체육진흥법(유사행위의 금지 등) 위반 혐의로 류모(45)씨와 류씨의 아내 박모(44·여)씨를 구속했다.

또, 박 씨와 전 남편 사이에 태어난 아들 김 모(27) 씨와 며느리 고 모(25)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군 복무 중인 또 다른 아들 김모(21) 씨에 대해서는 군 헌병대에 사건을 이첩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경북 구미시 외곽의 한 농가에 관리 컴퓨터를 들여놓고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개설,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과거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에 관여한 적이 있는 류씨는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박씨와 함께 지난해 시골로 내려갔다.

이들은 사법기관의 단속을 피하려고 경북 구미시의 한 시골 마을에 허름한 집을 사 낮에는 호박, 콩 등을 재배하는 것처럼 위장했다.

실제 경찰이 현장을 덮쳤을 당시 이들의 승용차 트렁크에는 수확한 호박이 가득 실려 있었다.

류씨 부부는 낮에는 수확한 농산물을 차량 트렁크에 실은 채 전국을 돌며 은행에서 도박 사이트 운영자금을 인출했다. 류씨 차량에서 발견된 호박들.(사진제공:부산지방경찰청)
호박 농사에 손자 돌보며 농부 행세

또 6~7세인 손자들을 데리고 살며 유치원에 보내는 등 전형적인 귀농 가족처럼 꾸몄다.

그러나 아들 김씨 부부는 밤이되면 도박 사이트를 관리하거나 손님 전화를 받아 환전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김씨는 전남에서 어부로, 며느리 고씨는 간호사로 각각 일하다가 어머니의 권유로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집 주변에는 CCTV 2대를 설치해 집 안에서 모니터를 보며 단속을 대비했다.

류씨 부부 집에 설치한 CCTV로 단속을 피하기 위해 외부를 감시하는 모습(상).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하기 위한 집 내부 관리 컴뷰터(하).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자신들이 운영하는 도박 사이트를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 정상적인 게임물로 심의된 게임 사이트로 위장해 놓고 21개의 대포통장을 이용해 포인트와 현금을 환전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차에 호박 싣고 전국 돌아다니며 입금된 돈 인출

대포통장에 입금된 돈은 류씨와 막내 아들 김씨 등이 전국을 돌며 인출했다. 이 과정에서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마스크를 쓰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1년 여 동안 이들이 운영한 도박사이트에서 오간 돈만 272억 원으로 이들이 챙긴 돈이 15~27억원 정도일 것으로 경찰은 추산하고 있다.

이들은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번 돈으로 지난 9월 대구에 있는 5억1천700만원짜리 빌딩을 사려고 계약까지 했다.

그러나 겉으로는 평범한 농촌 가정으로 보여 이들이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큰돈을 벌었다는 사실을 이웃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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