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中國夢(중국몽), 航天夢(항천몽)

입력 2016.10.24 (14:53) 수정 2016.10.26 (10:4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中國夢, 航天夢
직역하면 '중국의 꿈은 우주 비행의 꿈' 입니다. 이 말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얼굴과 함께 중국 최대 우주기지 주취안 우주센터 초입 대형 전광판에 쓰여 있습니다. 그래서 주취안 우주센터의 연구원과 기술자들은 '중국의 꿈은 우주 지배의 꿈'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선저우 11호 발사 장면(10월 17일)선저우 11호 발사 장면(10월 17일)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중국 주취안 우주센터 취재를 하고 왔습니다. 중국의 7번째 유인 우주선 선저우 11호 발사를 취재했습니다. 베이징 특파원을 하면서도 중국 우주센터를 취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번에도 중국 정부는 8개국 1개 회사, 1명씩만 취재 허가를 내줬습니다.

일정은 미리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15일 오전 자위관-우리나라에서는 가욕관이라고 하고 만리장성의 서쪽 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으로 가는 항공편을 예약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5시간 비행 후 자위관 공항에 도착해서야 중국 국무원 관계자와 취재진 일행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자위관에서 1박을 하고 16일 새벽 3시 반 주취안 우주센터로 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새벽길 주변은 온통 사막, 네이멍구 사막에 난 도로를 따라 4시간을 달리니 어렴풋이 군 기지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기서부터 취재 일정 내내 촬영 제지는 시작됐습니다. 주취안 우주센터는 반경 30킬로미터 안이 모두 군사 지역이라 촬영이 엄격히 금지됩니다.

주취안 발사센터 외경주취안 발사센터 외경

사막 한가운데 세워진 주취안 우주센터, 중심에는 오아시스처럼 호수가 있고 사이사이 연구센터와 우주인 훈련소, 로켓 발사 실무자들의 생활관 등으로 잘 정돈된 도시입니다. 1958년 마오쩌둥의 지시로 처음 건설이 시작돼 지금은 인구 2만 명의 도시로 중국 우주굴기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이곳에서 5분만 차를 타고 나가면 사방이 사막, 선저우 11호 발사대는 중심지에서 동쪽 사막 한가운데 서 있다고 하지만 아직 볼 수 없었습니다. 주취안 우주센터에 도착하자마자 내외신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발사 시간이 처음 공개됐습니다. 한국시간 10월 17일 오전 8시 30분. 지난 9월 추석에 발사된 실험용 우주 정거장 톈궁 2호와 도킹해 우주정거장 체류 임무를 수행할 선저우 11호의 발사 시간은 도킹이 가장 용이한 시간으로 정해졌다고 합니다.


이어 이번에 선저우 11호에 탑승하는 우주인 징하이펑과 천둥, 두 우주인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가장 기대되는 시간. 이들은 선저우 11호에 탑승하는 소감과 연구 과제에 대한 소개를 했습니다. 이들은 인민 해방군 소속으로 선장인 50살 징하이펑은 중국군 소장, 그러니까 장군, 천둥은 중령 계급입니다.

이들이 강조한 것은 중국 우주 기술자와 연구진의 노고와 함께 중국의 꿈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입니다. 징하이펑은 벌써 3번째 우주 비행입니다. 그래서 징하이펑은 우주 정거장에서 우주 체류 조건 실험, 과학 실험 등 기존에 알려진 임무 외에도 군사적 임무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후 선저우 11호 설계자인 조우지엔펑, 이번에 선저우 11호를 싣고 가는 로켓 장청의 설계자 장즈, 선저우 11호 도킹 담당 전문가 루오구칭 등의 설명이 있었다. 이들은 선저우 프로젝트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고, 우주정거장 계획과 함께 화성 탐사 계획이 추진되고 있으며 2021년까지는 화성에 착륙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아직 미국 러시아의 우주 개발 수준에 못 미치지만 따라잡을 수 있는 역량이 중국에 있다고 말합니다. 이들은 자신감에 찬 얼굴이었고 대답에 거침이 없었습니다.

우주인 생활관 앞. 중국 역대 우주인 사진이 있다.우주인 생활관 앞. 중국 역대 우주인 사진이 있다.

중국의 우주 산업은 국가 주도로 이뤄집니다. 초반에는 미국에서 돌아온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군사적 목적으로 로켓 기술 연구에 힘을 쏟습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경제 성장이 이뤄지면서 연구비를 쏟아부어 최근 급속히 발전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우주 개발에만 5조 원을 투입했습니다. 우주 산업 관련 종사자만 50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16일 오후 드디어 발사대 공개. 발사를 14시간여 남겨 놓고서야 중국 국무원은 취재진에게 발사대를 공개했습니다. 1.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본 발사대였지만 웅장함 그 자체였습니다. 덮개에 싸인 선저우 11호 위용 그리고 그 앞에 있는 수십 층 높이의 관제 빌딩에 압도됐습니다. 여기서도 로켓 기술자들은 그동안 수없이 반복 연습을 했고 그동안 선저우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며 성공을 자신했습니다.
 
출정식에서의 우주인 징하이펑과 천둥출정식에서의 우주인 징하이펑과 천둥

17일 새벽 4시 30분 발사를 4시간 앞두고 우주인 출정식, 추위 속 수백 명의 시민 가운데 일부는 동원된 듯 보였고, 그리고 일부는 선택돼 이곳에 찾아온 듯했습니다. 어떻든지 간에 우주인들의 출정식이 시작되고 중국 국가가 울려 퍼지자 모두 흥분과 자부심에 찬 얼굴들이었습니다. 자신이 중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듯.

그리고 발사대로 이동. 1시간 전 덮개가 열리면서 선저우 11호가 모습을 보이고, 연료가 주입되는 가운데 연기가 피어오르고, 과정 하나하나가 이벤트였습니다. 찬 바람을 맞으며 발사대에서 기다리기를 2시간여, 8시 30분 선저우 11호는 굉음과 엄청난 화염 속에 발사됐습니다.

1차 분리와 2차 분리까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은 불과 3분여, 그러나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 순간입니다. 발사 9분 만에 선저우 11호는 정상 궤도에 진입했고 기다렸다는 듯 중국 정부는 19분 만에 발사 성공을 선언했습니다.

취재 후 한동안 몸살을 앓았습니다. 몸은 사흘 동안의 강행군으로 피곤했습니다. 그리고 선저우 11호를 발사하며 자부심에 찬 중국인들을 보고 우리나라를 떠올리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직도 우리 손으로 위성 로켓 하나 못 쏘아 올리고, 우주인이라고 키웠던 사람은 프로젝트가 없어졌다며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한국의 현실. 우리는 언제나 韓國夢(한국의 꿈)을 꿀 수 있는 건지, 마음이 아팠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취재후] 中國夢(중국몽), 航天夢(항천몽)
    • 입력 2016-10-24 14:53:39
    • 수정2016-10-26 10:44:16
    취재후·사건후
中國夢, 航天夢 직역하면 '중국의 꿈은 우주 비행의 꿈' 입니다. 이 말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얼굴과 함께 중국 최대 우주기지 주취안 우주센터 초입 대형 전광판에 쓰여 있습니다. 그래서 주취안 우주센터의 연구원과 기술자들은 '중국의 꿈은 우주 지배의 꿈'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선저우 11호 발사 장면(10월 17일)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중국 주취안 우주센터 취재를 하고 왔습니다. 중국의 7번째 유인 우주선 선저우 11호 발사를 취재했습니다. 베이징 특파원을 하면서도 중국 우주센터를 취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번에도 중국 정부는 8개국 1개 회사, 1명씩만 취재 허가를 내줬습니다. 일정은 미리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15일 오전 자위관-우리나라에서는 가욕관이라고 하고 만리장성의 서쪽 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으로 가는 항공편을 예약하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5시간 비행 후 자위관 공항에 도착해서야 중국 국무원 관계자와 취재진 일행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자위관에서 1박을 하고 16일 새벽 3시 반 주취안 우주센터로 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새벽길 주변은 온통 사막, 네이멍구 사막에 난 도로를 따라 4시간을 달리니 어렴풋이 군 기지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기서부터 취재 일정 내내 촬영 제지는 시작됐습니다. 주취안 우주센터는 반경 30킬로미터 안이 모두 군사 지역이라 촬영이 엄격히 금지됩니다. 주취안 발사센터 외경 사막 한가운데 세워진 주취안 우주센터, 중심에는 오아시스처럼 호수가 있고 사이사이 연구센터와 우주인 훈련소, 로켓 발사 실무자들의 생활관 등으로 잘 정돈된 도시입니다. 1958년 마오쩌둥의 지시로 처음 건설이 시작돼 지금은 인구 2만 명의 도시로 중국 우주굴기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이곳에서 5분만 차를 타고 나가면 사방이 사막, 선저우 11호 발사대는 중심지에서 동쪽 사막 한가운데 서 있다고 하지만 아직 볼 수 없었습니다. 주취안 우주센터에 도착하자마자 내외신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발사 시간이 처음 공개됐습니다. 한국시간 10월 17일 오전 8시 30분. 지난 9월 추석에 발사된 실험용 우주 정거장 톈궁 2호와 도킹해 우주정거장 체류 임무를 수행할 선저우 11호의 발사 시간은 도킹이 가장 용이한 시간으로 정해졌다고 합니다. 이어 이번에 선저우 11호에 탑승하는 우주인 징하이펑과 천둥, 두 우주인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가장 기대되는 시간. 이들은 선저우 11호에 탑승하는 소감과 연구 과제에 대한 소개를 했습니다. 이들은 인민 해방군 소속으로 선장인 50살 징하이펑은 중국군 소장, 그러니까 장군, 천둥은 중령 계급입니다. 이들이 강조한 것은 중국 우주 기술자와 연구진의 노고와 함께 중국의 꿈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입니다. 징하이펑은 벌써 3번째 우주 비행입니다. 그래서 징하이펑은 우주 정거장에서 우주 체류 조건 실험, 과학 실험 등 기존에 알려진 임무 외에도 군사적 임무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후 선저우 11호 설계자인 조우지엔펑, 이번에 선저우 11호를 싣고 가는 로켓 장청의 설계자 장즈, 선저우 11호 도킹 담당 전문가 루오구칭 등의 설명이 있었다. 이들은 선저우 프로젝트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고, 우주정거장 계획과 함께 화성 탐사 계획이 추진되고 있으며 2021년까지는 화성에 착륙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아직 미국 러시아의 우주 개발 수준에 못 미치지만 따라잡을 수 있는 역량이 중국에 있다고 말합니다. 이들은 자신감에 찬 얼굴이었고 대답에 거침이 없었습니다. 우주인 생활관 앞. 중국 역대 우주인 사진이 있다. 중국의 우주 산업은 국가 주도로 이뤄집니다. 초반에는 미국에서 돌아온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군사적 목적으로 로켓 기술 연구에 힘을 쏟습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경제 성장이 이뤄지면서 연구비를 쏟아부어 최근 급속히 발전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우주 개발에만 5조 원을 투입했습니다. 우주 산업 관련 종사자만 50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16일 오후 드디어 발사대 공개. 발사를 14시간여 남겨 놓고서야 중국 국무원은 취재진에게 발사대를 공개했습니다. 1.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본 발사대였지만 웅장함 그 자체였습니다. 덮개에 싸인 선저우 11호 위용 그리고 그 앞에 있는 수십 층 높이의 관제 빌딩에 압도됐습니다. 여기서도 로켓 기술자들은 그동안 수없이 반복 연습을 했고 그동안 선저우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며 성공을 자신했습니다.   출정식에서의 우주인 징하이펑과 천둥 17일 새벽 4시 30분 발사를 4시간 앞두고 우주인 출정식, 추위 속 수백 명의 시민 가운데 일부는 동원된 듯 보였고, 그리고 일부는 선택돼 이곳에 찾아온 듯했습니다. 어떻든지 간에 우주인들의 출정식이 시작되고 중국 국가가 울려 퍼지자 모두 흥분과 자부심에 찬 얼굴들이었습니다. 자신이 중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듯. 그리고 발사대로 이동. 1시간 전 덮개가 열리면서 선저우 11호가 모습을 보이고, 연료가 주입되는 가운데 연기가 피어오르고, 과정 하나하나가 이벤트였습니다. 찬 바람을 맞으며 발사대에서 기다리기를 2시간여, 8시 30분 선저우 11호는 굉음과 엄청난 화염 속에 발사됐습니다. 1차 분리와 2차 분리까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은 불과 3분여, 그러나 지금까지도 잊히지 않는 순간입니다. 발사 9분 만에 선저우 11호는 정상 궤도에 진입했고 기다렸다는 듯 중국 정부는 19분 만에 발사 성공을 선언했습니다. 취재 후 한동안 몸살을 앓았습니다. 몸은 사흘 동안의 강행군으로 피곤했습니다. 그리고 선저우 11호를 발사하며 자부심에 찬 중국인들을 보고 우리나라를 떠올리며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직도 우리 손으로 위성 로켓 하나 못 쏘아 올리고, 우주인이라고 키웠던 사람은 프로젝트가 없어졌다며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한국의 현실. 우리는 언제나 韓國夢(한국의 꿈)을 꿀 수 있는 건지, 마음이 아팠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