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내 화장품에 담긴 어린이 눈물

입력 2016.10.2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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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영 앵커 > 우리가 날마다 쓰는 화장품에 들어가는 원료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생각해본 적 있으신지요. 지금도 인도에서는 화장품 원료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광산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고 합니다. 글로벌 이슈, 이재석 기자와 알아봅니다.


오늘 우리가 이야기할 게 이 기자 뒤에 있는 저건가 보죠.


○이재석 기자 > 네, 이게 '운모'라는 천연 광물인데요. 참 쓰임새가 많습니다. 특히 반짝거리는 특징이 있어서 화장품이나 장신구, 페인트 재료로 널리 쓰인다고 합니다. 이걸 많이 생산하는 나라가 인도입니다.

인도 동부 자르칸드 주는 전 세계 운모 생산량 가운데 4분의 1 이상이 여기에서 나오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광산에서 캐기도 하고 소규모로는 저렇게 땅 속에 좁은 굴을 뚫고 광물을 캐내야 합니다. 한 사람만 겨우 들어갈 정도의 어두운 땅굴에서 반짝반짝거리는 저게 바로 운모입니다.


운모를 골라내는 작업도 해야하는데, 성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아이들까지도 동원됩니다. 아주 어린 아이들은 운모를 골라내는 작업을 하고, 10대 청소년들은 땅 속으로 들어가는 작업을 하는데, 하루 종일 여기에 매달리죠. 자르칸드 주에서만 2만 명의 청소년, 어린이가 운모 발굴에 동원되는 걸로 추산됩니다.

■윤수영 앵커 > 저렇게 안전장비도 없이 일을 하는 건 너무 위험해 보이는데요. 실제 숨지거나 다치는 사례도 나온다면서요.


○이재석 기자 > 이 인도 소년, 16살입니다. 광산에서 운모를 캐다가 지난 6월 광산이 무너져서 숨졌습니다. 유가족들은 회사 측이 처음엔 사망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도 않았다며
억울해했는데요.

로이터 통신 보도를 보면 지난 여름에만 인도의 운모 광산에서 7명의 청소년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인도의 운모 광산 가운데 70%가 허가도 없이 운영되는 불법 광산이라 실제 피해는 더 클 걸로 보입니다.

■윤수영 앵커 > 불법 광산 얘기도 해주셨지만, 인도에서도 아동 노동은 당연히 금지되는 거 아니겠어요?


○이재석 기자 > 그렇습니다. 운모 광산은 당국의 허가를 당연히 받아야 하구요, 18살 미만 청소년들은 광산이나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일할 수 없도록 법에는 돼 있습니다.

그러나 법은 법이고, 가난에 허덕이는 열악한 현실은 이들을 광산 노동에 내몰게 하고 있습니다. 지역마다 다르긴 한데, 이들이 운모 1킬로그램을 모아서 중간업자한테 팔면 많이 받아야 5백 원 정도라고 합니다.

최근 천연화장품이 유행하고 특히 중국 내 수요가 급격히 많아지면서 인도 당국의 관리감독 없이 운모 생산이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윤수영 앵커 > 그렇군요. 인도 당국도 그렇지만 수입하는 기업들은 좀 어떤 반응들입니까.


○이재석 기자 > 의식을 안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어떤 게 합법적인 운모고 어떤 게 불법으로 캐낸 운모인지 현실적으로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외신 보도를 보면 영국의 화장품 회사 '러시'는 2014년 운모 수입을 중단했구요, 미국의 유명 화장품회사 '에스티 로더'도 인도에서 들여오는 수입량을 줄이고 현지 공헌 사업을 한다고 전했습니다.

독일의 한 화학회사도 아동 노동이 없는 인도의 합법적 광산에서만 운모를 들여오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물론 여전히 이런 대응은 손에 꼽을 수준이구요, 또 수입을 줄이는 게 빈곤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능사는 아니라서 관리감독을 튼실히 할 국제적 관심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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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내 화장품에 담긴 어린이 눈물
    • 입력 2016-10-24 21:02:15
    국제
■윤수영 앵커 > 우리가 날마다 쓰는 화장품에 들어가는 원료가 어떻게 생산되는지 생각해본 적 있으신지요. 지금도 인도에서는 화장품 원료 때문에 많은 아이들이 광산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고 합니다. 글로벌 이슈, 이재석 기자와 알아봅니다.


오늘 우리가 이야기할 게 이 기자 뒤에 있는 저건가 보죠.


○이재석 기자 > 네, 이게 '운모'라는 천연 광물인데요. 참 쓰임새가 많습니다. 특히 반짝거리는 특징이 있어서 화장품이나 장신구, 페인트 재료로 널리 쓰인다고 합니다. 이걸 많이 생산하는 나라가 인도입니다.

인도 동부 자르칸드 주는 전 세계 운모 생산량 가운데 4분의 1 이상이 여기에서 나오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광산에서 캐기도 하고 소규모로는 저렇게 땅 속에 좁은 굴을 뚫고 광물을 캐내야 합니다. 한 사람만 겨우 들어갈 정도의 어두운 땅굴에서 반짝반짝거리는 저게 바로 운모입니다.


운모를 골라내는 작업도 해야하는데, 성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아이들까지도 동원됩니다. 아주 어린 아이들은 운모를 골라내는 작업을 하고, 10대 청소년들은 땅 속으로 들어가는 작업을 하는데, 하루 종일 여기에 매달리죠. 자르칸드 주에서만 2만 명의 청소년, 어린이가 운모 발굴에 동원되는 걸로 추산됩니다.

■윤수영 앵커 > 저렇게 안전장비도 없이 일을 하는 건 너무 위험해 보이는데요. 실제 숨지거나 다치는 사례도 나온다면서요.


○이재석 기자 > 이 인도 소년, 16살입니다. 광산에서 운모를 캐다가 지난 6월 광산이 무너져서 숨졌습니다. 유가족들은 회사 측이 처음엔 사망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도 않았다며
억울해했는데요.

로이터 통신 보도를 보면 지난 여름에만 인도의 운모 광산에서 7명의 청소년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인도의 운모 광산 가운데 70%가 허가도 없이 운영되는 불법 광산이라 실제 피해는 더 클 걸로 보입니다.

■윤수영 앵커 > 불법 광산 얘기도 해주셨지만, 인도에서도 아동 노동은 당연히 금지되는 거 아니겠어요?


○이재석 기자 > 그렇습니다. 운모 광산은 당국의 허가를 당연히 받아야 하구요, 18살 미만 청소년들은 광산이나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일할 수 없도록 법에는 돼 있습니다.

그러나 법은 법이고, 가난에 허덕이는 열악한 현실은 이들을 광산 노동에 내몰게 하고 있습니다. 지역마다 다르긴 한데, 이들이 운모 1킬로그램을 모아서 중간업자한테 팔면 많이 받아야 5백 원 정도라고 합니다.

최근 천연화장품이 유행하고 특히 중국 내 수요가 급격히 많아지면서 인도 당국의 관리감독 없이 운모 생산이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윤수영 앵커 > 그렇군요. 인도 당국도 그렇지만 수입하는 기업들은 좀 어떤 반응들입니까.


○이재석 기자 > 의식을 안 하는 건 아닙니다. 그런데 어떤 게 합법적인 운모고 어떤 게 불법으로 캐낸 운모인지 현실적으로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외신 보도를 보면 영국의 화장품 회사 '러시'는 2014년 운모 수입을 중단했구요, 미국의 유명 화장품회사 '에스티 로더'도 인도에서 들여오는 수입량을 줄이고 현지 공헌 사업을 한다고 전했습니다.

독일의 한 화학회사도 아동 노동이 없는 인도의 합법적 광산에서만 운모를 들여오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물론 여전히 이런 대응은 손에 꼽을 수준이구요, 또 수입을 줄이는 게 빈곤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능사는 아니라서 관리감독을 튼실히 할 국제적 관심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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