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태안3지구 개발 제동…“정조 첫 왕릉터 보호해야”

입력 2016.10.25 (10:48) 수정 2016.10.2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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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첫 왕릉터 보존과 관련해 반대 여론에 부딪혀 지난 2009년 중단됐던 경기도 화성 태안3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재개하려던 LH의 계획에 다시 제동이 걸렸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는 지난 12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회의를 열어 화성 융릉과 건릉(사적 제206호) 주변 태안3지구의 현상변경 재신청안을 심의해 "역사·문화환경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부결했다.

문화재위원회는 회의에 앞서 9월 30일 태안3지구 안팎에 걸쳐 있는 정조 초장지(初葬地·첫 왕릉터), 초장지와 관련된 건물인 정자각(丁字閣), 참도, 재실(齋室) 유구(遺構, 건물의 자취) 등을 조사했다. 당시 조사에서는 개발지구 내에 포함된 정자각, 재실, 비각(碑閣)의 보존이 논란이 됐다. 조사위원들은 "초장지 관련 유구 보호와 인근 저수지 유적인 만년제 방향으로의 경관 관리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사업시행자인 LH는 태안3지구내 문화재 보호방안을 마련해 문화재위원회의 재심을 받아야할 상황이다. LH는 화성시와 협의해 새 개발계획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LH가 1998년부터 추진한 화성 태안3지구 택지개발사업의 골자는 안녕동과 송산동 일대 118만8천㎡를 개발해 아파트와 단독주택, 한옥 등 4천200가구를 짓는 것이다.

학계와 불교계, 시민단체들은 개발부지 주변에 사도세자와 정조의 무덤인 융릉과 건릉, 정조가 건릉으로 천장하기 전 묻힌 초장지, 정조가 융릉을 조성하면서 원찰(願刹·망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건립한 사찰)로 중창한 용주사, 정조가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축조한 만년제 등이 있다는 이유로 줄곧 사업을 반대해 왔다.

지난 2007년에는 태안3지구 안에서 초장지 재실 터와 건물지 등이 발견됐고, 문화재위원회가 이곳을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에 포함할 것을 문화재청에 권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2011년에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융건릉 경내 동남쪽 경계 부분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정조의 초장지로 추정되는 곳을 찾아냈다. 이곳에서는 철(凸)자 모양으로 판 묘광(墓壙·무덤 구덩이), 백자 명기, 백자 항아리, 난간석 하부 지대석 등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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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6-10-25 14:50:03
    문화
정조 첫 왕릉터 보존과 관련해 반대 여론에 부딪혀 지난 2009년 중단됐던 경기도 화성 태안3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재개하려던 LH의 계획에 다시 제동이 걸렸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는 지난 12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회의를 열어 화성 융릉과 건릉(사적 제206호) 주변 태안3지구의 현상변경 재신청안을 심의해 "역사·문화환경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부결했다.

문화재위원회는 회의에 앞서 9월 30일 태안3지구 안팎에 걸쳐 있는 정조 초장지(初葬地·첫 왕릉터), 초장지와 관련된 건물인 정자각(丁字閣), 참도, 재실(齋室) 유구(遺構, 건물의 자취) 등을 조사했다. 당시 조사에서는 개발지구 내에 포함된 정자각, 재실, 비각(碑閣)의 보존이 논란이 됐다. 조사위원들은 "초장지 관련 유구 보호와 인근 저수지 유적인 만년제 방향으로의 경관 관리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사업시행자인 LH는 태안3지구내 문화재 보호방안을 마련해 문화재위원회의 재심을 받아야할 상황이다. LH는 화성시와 협의해 새 개발계획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LH가 1998년부터 추진한 화성 태안3지구 택지개발사업의 골자는 안녕동과 송산동 일대 118만8천㎡를 개발해 아파트와 단독주택, 한옥 등 4천200가구를 짓는 것이다.

학계와 불교계, 시민단체들은 개발부지 주변에 사도세자와 정조의 무덤인 융릉과 건릉, 정조가 건릉으로 천장하기 전 묻힌 초장지, 정조가 융릉을 조성하면서 원찰(願刹·망자의 명복을 빌기 위해 건립한 사찰)로 중창한 용주사, 정조가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축조한 만년제 등이 있다는 이유로 줄곧 사업을 반대해 왔다.

지난 2007년에는 태안3지구 안에서 초장지 재실 터와 건물지 등이 발견됐고, 문화재위원회가 이곳을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에 포함할 것을 문화재청에 권고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2011년에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융건릉 경내 동남쪽 경계 부분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해 정조의 초장지로 추정되는 곳을 찾아냈다. 이곳에서는 철(凸)자 모양으로 판 묘광(墓壙·무덤 구덩이), 백자 명기, 백자 항아리, 난간석 하부 지대석 등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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