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야생!…공원에서 만나려면?

입력 2016.10.25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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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를 삼키는 물총새입니다. 물총새도 만나기 어렵지만, 더구나 먹이를 잡는 현장을 보는 것은 더더욱 어렵지요. 어딜 가면 이런 멋진 장면을 볼 수 있을까요?

물 위에서 쉬고 있는 오리떼. 안산갈대습지공원.물 위에서 쉬고 있는 오리떼. 안산갈대습지공원.


흰뺨검둥오리흰뺨검둥오리

흰뺨검둥오리가 떼 지어 쉬고 있습니다. 느긋하게 낮잠을 자기도 하고 털을 고르는 녀석도 있습니다. 쌍안경으로 들여다보면 색색으로 아름다운 깃털도 볼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안산 갈대습지공원에서 일반 카메라로 촬영한 겁니다. 어떻게 이렇게 가까이서 촬영할 수 있을까요?

갈대가림막. 구멍을 통해 새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다.갈대가림막. 구멍을 통해 새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다.

비결은 쉼터와 가림막입니다. 물 위에 쉼터를 만들면 새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옵니다. 천적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갈대가 우거진 수풀 속에서는 천적을 쉽게 볼 수 없지만 물 위에서는 볼 수 있지요. 물가 쪽에는 사람을 숨기는 가림막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간단한 장치만 있으면 새들은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편히 쉴 수 있고, 우리는 야생의 모습을 가까이 볼 수 있습니다.


갈대습지 연못. 점선과 원 안은 사람이 설치한 돌과 나무.갈대습지 연못. 점선과 원 안은 사람이 설치한 돌과 나무.

연못 한가운데 돌덩어리들을 늘어놓았습니다. 섬처럼 올라온 돌들 역시 오리들이 좋아하는 쉼터입니다. 역시 천적의 접근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죠. 연못 오른쪽에는 물가를 따라 나무들을 꽂아두었습니다. 이런 나무들을 작은 새들이 횃대로 이용합니다. 작은 장치들, 어떤 장면이 나올까요?



물총새물총새



운이 좋으면 물총새가 사냥하는 모습도 보게 됩니다. 물총새는 횃대 위에서 물속을 내려보다가 순식간에 뛰어들어 물고기를 잡습니다. 잡은 물고기를 몇 차례 나무에 후려쳐 기절시킨 뒤 삼키곤 합니다.

어도에 몰려든 백로와 가마우지어도에 몰려든 백로와 가마우지

어도 관찰대어도 관찰대

하천의 어도 역시 새를 관찰하기 좋은 곳입니다. 어도는 물고기가 올라가는 길이지요. 새들은 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몰려듭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까이 있으면 새들이 마음 편히 사냥할 순 없겠죠. 그래서 설치한 관찰대, 여기에 들어가면 구멍을 통해 새들이 사냥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이건 뭘까요? 나무로 만든 구조물이 물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새집일까요? 아닙니다. 수달을 위해 만든 쉼터입니다. 수달은 물속에서 사냥하지만, 먹이를 먹거나 몸을 말리기 위해서는 물 밖 공간이 필요합니다. 조용히 몸을 숨기고 지켜보면 수달이 여기서 먹이를 먹고 노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쉼터에 올라간 수달쉼터에 올라간 수달


안산갈대습지 입구 하천안산갈대습지 입구 하천

갈대습지에 고인 물을 하천으로 공급하는 관갈대습지에 고인 물을 하천으로 공급하는 관

가을이면 하천 수량이 줄어듭니다. 물이 마르면 물고기나 새들도 사라지죠. 그래서 관을 연결해 갈대습지에서 흘러가는 물 일부를 하천으로 돌렸습니다. 그랬더니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숭어떼숭어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숭어떼입니다. 하천을 따라 오르내리며 바닥에 붙어 있는 조류 등을 먹는 겁니다. 물론 숭어떼의 이동이 매일 있는 것 아닙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야생의 장관을 보는 거야말로 큰 기쁨입니다.

몸을 말리는 가마우지몸을 말리는 가마우지

인공의 공원이라도 야생의 생명을 고려하는 작은 배려만 있다면 우리는 문득 놀라운 장면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도시의 공원이 사람만을 위한 공간이 아닙니다. 온갖 생명이 어우러진 곳입니다. 그런 생명을 존중하고 배려하면 자연은 뜻밖의 기쁨을 선사합니다. 함께 사는 삶, 공원은 다른 생명과 공존을 배우는 교육의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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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놀라운 야생!…공원에서 만나려면?
    • 입력 2016-10-25 13:07:05
    취재K
물고기를 삼키는 물총새입니다. 물총새도 만나기 어렵지만, 더구나 먹이를 잡는 현장을 보는 것은 더더욱 어렵지요. 어딜 가면 이런 멋진 장면을 볼 수 있을까요?

물 위에서 쉬고 있는 오리떼. 안산갈대습지공원.

흰뺨검둥오리
흰뺨검둥오리가 떼 지어 쉬고 있습니다. 느긋하게 낮잠을 자기도 하고 털을 고르는 녀석도 있습니다. 쌍안경으로 들여다보면 색색으로 아름다운 깃털도 볼 수 있습니다. 위 사진은 안산 갈대습지공원에서 일반 카메라로 촬영한 겁니다. 어떻게 이렇게 가까이서 촬영할 수 있을까요?

갈대가림막. 구멍을 통해 새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다.
비결은 쉼터와 가림막입니다. 물 위에 쉼터를 만들면 새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옵니다. 천적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갈대가 우거진 수풀 속에서는 천적을 쉽게 볼 수 없지만 물 위에서는 볼 수 있지요. 물가 쪽에는 사람을 숨기는 가림막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간단한 장치만 있으면 새들은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편히 쉴 수 있고, 우리는 야생의 모습을 가까이 볼 수 있습니다.


갈대습지 연못. 점선과 원 안은 사람이 설치한 돌과 나무.
연못 한가운데 돌덩어리들을 늘어놓았습니다. 섬처럼 올라온 돌들 역시 오리들이 좋아하는 쉼터입니다. 역시 천적의 접근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죠. 연못 오른쪽에는 물가를 따라 나무들을 꽂아두었습니다. 이런 나무들을 작은 새들이 횃대로 이용합니다. 작은 장치들, 어떤 장면이 나올까요?



물총새


운이 좋으면 물총새가 사냥하는 모습도 보게 됩니다. 물총새는 횃대 위에서 물속을 내려보다가 순식간에 뛰어들어 물고기를 잡습니다. 잡은 물고기를 몇 차례 나무에 후려쳐 기절시킨 뒤 삼키곤 합니다.

어도에 몰려든 백로와 가마우지
어도 관찰대
하천의 어도 역시 새를 관찰하기 좋은 곳입니다. 어도는 물고기가 올라가는 길이지요. 새들은 이 물고기를 잡기 위해 몰려듭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가까이 있으면 새들이 마음 편히 사냥할 순 없겠죠. 그래서 설치한 관찰대, 여기에 들어가면 구멍을 통해 새들이 사냥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이건 뭘까요? 나무로 만든 구조물이 물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새집일까요? 아닙니다. 수달을 위해 만든 쉼터입니다. 수달은 물속에서 사냥하지만, 먹이를 먹거나 몸을 말리기 위해서는 물 밖 공간이 필요합니다. 조용히 몸을 숨기고 지켜보면 수달이 여기서 먹이를 먹고 노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쉼터에 올라간 수달

안산갈대습지 입구 하천
갈대습지에 고인 물을 하천으로 공급하는 관
가을이면 하천 수량이 줄어듭니다. 물이 마르면 물고기나 새들도 사라지죠. 그래서 관을 연결해 갈대습지에서 흘러가는 물 일부를 하천으로 돌렸습니다. 그랬더니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숭어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숭어떼입니다. 하천을 따라 오르내리며 바닥에 붙어 있는 조류 등을 먹는 겁니다. 물론 숭어떼의 이동이 매일 있는 것 아닙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야생의 장관을 보는 거야말로 큰 기쁨입니다.

몸을 말리는 가마우지
인공의 공원이라도 야생의 생명을 고려하는 작은 배려만 있다면 우리는 문득 놀라운 장면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도시의 공원이 사람만을 위한 공간이 아닙니다. 온갖 생명이 어우러진 곳입니다. 그런 생명을 존중하고 배려하면 자연은 뜻밖의 기쁨을 선사합니다. 함께 사는 삶, 공원은 다른 생명과 공존을 배우는 교육의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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