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위로 모습 드러낸 ‘최순실 게이트’

입력 2016.10.25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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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가 열렸다. 2014년 '청와대 문건' 파동 당시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이 "우리나라 권력 서열은 최순실이 1위, 정윤회가 2위, 박근혜 대통령은 3위"라고 주장한지 2년여 만이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의혹'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 최순실 게이트는 어제(24일) JTBC가 최순실 씨가 '드레스덴 연설' 등 박 대통령의 연설문 44개를 미리 받아본 정황이 있다는 보도를 하면서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이 25일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에서 최 씨로부터 표현 등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인정해 최 씨는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공식 인정받게 됐다.


◆봉사활동, 기념우표까지 조언했나...'최순실 PC'에 드러난 '비선실세의 민낯'

JTBC는 최 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 PC를 입수해 보도했다. PC 바탕화면에는 140개가 넘는 폴더와 파일이 있는데, 파일명과 폴더명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토론회 원고부터 당선 이후 연설문, 휴가 일정, 심지어 기념우표 시안에도 최 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품을 만하다.

JTBC 보도화면 캡처JTBC 보도화면 캡처

파일 목록 가운데 '휴가'라는 제목의 파일이 여러 개 있는데, 이 가운데 '130728'이라는 날짜가 붙은 파일이 있다. 2013년 7월28일은 박 대통령이 경남 거제시 저도로 취임 후 첫 휴가를 떠난 날짜와 겹친다. 박 대통령은 사진 파일에 표시된 날짜의 이틀 뒤인 7월30일 페이스북에 휴가를 즐기는 사진을 올렸다. PC에 있는 사진파일이 박 대통령 페이스북에 올라간 휴가 사진과 같다면, 최 씨가 박 대통령의 페이스북을 관리했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

JTBC 보도화면 캡처JTBC 보도화면 캡처

'후보님 SNS 대화 시나리오'라는 제목의 파일은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에도 최 씨의 도움을 받았다는 정황을 뒷받침해준다. 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봉사활동을 위해 찾았던 장소인 '난곡 사랑의 밥집'이라고 적혀 있는 파일도 있다. '우표' 또는 '우표시안'이라고 된 여러 개의 파일은 박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제작에까지 최 씨가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근거가 된다. 박 대통령이 취임식 행사에 사용한 오색 비단 복주머니인 '오방낭'이 적혀 있는 파일도 PC 바탕화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JTBC 보도화면 캡처JTBC 보도화면 캡처

◆박근혜-최순실의 37년 인연

도대체 얼마나 친하길래 국정 전반을 상의했을까. 최순실 게이트를 보며 누구나 가지는 궁금증이다. 최 씨는 박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고(故) 최태민 씨의 딸이다. 1956년생인 최 씨는 1952년생인 박 대통령보다 4살 어린 동생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3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새마음봉사단 총재였던 박 대통령과 새마음대학생연합회장이던 최 씨는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최 씨는 육영재단 관련 일을 도우며 박 대통령과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맨 오른쪽이 박 대통령, 박 대통령 왼쪽이 최순실 씨맨 오른쪽이 박 대통령, 박 대통령 왼쪽이 최순실 씨

최 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 씨도 한 때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혔다. 최 씨와 결혼한 후 박 대통령이 초선 의원이던 시절부터 보좌관 등을 맡으며 박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정 씨는 2014년 '청와대 문건' 파동 때 '비선 실세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최순실 PC' 손에 넣은 검찰, 어디까지 수사할까

JTBC는 입수한 태블릿 PC를 검찰의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수사팀'에 넘겼다. 검찰이 PC를 넘겨받으면서 수사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 과정 등에 대한 의혹에서 최 씨의 국정 개입 의혹으로 수사의 중심이 옮겨간 것이다.

검찰은 PC를 분석하면서 수사 단서로 삼을 부분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PC에는 박 대통령의 연설문 외에도 200여 개의 파일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회의 모두 발언이나 대선후보 TV 토론 자료,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관련 자료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JTBC 보도화면 캡처JTBC 보도화면 캡처

검찰은 문건 분석을 마치는 대로 적용 법규에 대한 본격적인 법리 검토를 하기로 했다. PC에 담긴 문건들이 검토와 수정 단계에서 유출된 초본 형태의 문건인지, 아니면 결재가 끝난 공식 완성본인지에 따라 법 적용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PC에 담긴 문건들이 검토와 수정 단계에서 최 씨 손에 넘어갔다면 공무상 비밀 누설 조항 위반이 될 수 있고, 결재가 끝난 공식 완성본을 최 씨가 미리 본 것이라면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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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면 위로 모습 드러낸 ‘최순실 게이트’
    • 입력 2016-10-25 22:03:27
    사회
'최순실 게이트'가 열렸다. 2014년 '청와대 문건' 파동 당시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이 "우리나라 권력 서열은 최순실이 1위, 정윤회가 2위, 박근혜 대통령은 3위"라고 주장한지 2년여 만이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의혹'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 최순실 게이트는 어제(24일) JTBC가 최순실 씨가 '드레스덴 연설' 등 박 대통령의 연설문 44개를 미리 받아본 정황이 있다는 보도를 하면서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이 25일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에서 최 씨로부터 표현 등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인정해 최 씨는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공식 인정받게 됐다.


◆봉사활동, 기념우표까지 조언했나...'최순실 PC'에 드러난 '비선실세의 민낯'

JTBC는 최 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 PC를 입수해 보도했다. PC 바탕화면에는 140개가 넘는 폴더와 파일이 있는데, 파일명과 폴더명을 보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토론회 원고부터 당선 이후 연설문, 휴가 일정, 심지어 기념우표 시안에도 최 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품을 만하다.

JTBC 보도화면 캡처
파일 목록 가운데 '휴가'라는 제목의 파일이 여러 개 있는데, 이 가운데 '130728'이라는 날짜가 붙은 파일이 있다. 2013년 7월28일은 박 대통령이 경남 거제시 저도로 취임 후 첫 휴가를 떠난 날짜와 겹친다. 박 대통령은 사진 파일에 표시된 날짜의 이틀 뒤인 7월30일 페이스북에 휴가를 즐기는 사진을 올렸다. PC에 있는 사진파일이 박 대통령 페이스북에 올라간 휴가 사진과 같다면, 최 씨가 박 대통령의 페이스북을 관리했다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

JTBC 보도화면 캡처
'후보님 SNS 대화 시나리오'라는 제목의 파일은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에도 최 씨의 도움을 받았다는 정황을 뒷받침해준다. 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봉사활동을 위해 찾았던 장소인 '난곡 사랑의 밥집'이라고 적혀 있는 파일도 있다. '우표' 또는 '우표시안'이라고 된 여러 개의 파일은 박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제작에까지 최 씨가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근거가 된다. 박 대통령이 취임식 행사에 사용한 오색 비단 복주머니인 '오방낭'이 적혀 있는 파일도 PC 바탕화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JTBC 보도화면 캡처
◆박근혜-최순실의 37년 인연

도대체 얼마나 친하길래 국정 전반을 상의했을까. 최순실 게이트를 보며 누구나 가지는 궁금증이다. 최 씨는 박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고(故) 최태민 씨의 딸이다. 1956년생인 최 씨는 1952년생인 박 대통령보다 4살 어린 동생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3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새마음봉사단 총재였던 박 대통령과 새마음대학생연합회장이던 최 씨는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최 씨는 육영재단 관련 일을 도우며 박 대통령과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맨 오른쪽이 박 대통령, 박 대통령 왼쪽이 최순실 씨
최 씨의 전 남편인 정윤회 씨도 한 때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혔다. 최 씨와 결혼한 후 박 대통령이 초선 의원이던 시절부터 보좌관 등을 맡으며 박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정 씨는 2014년 '청와대 문건' 파동 때 '비선 실세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최순실 PC' 손에 넣은 검찰, 어디까지 수사할까

JTBC는 입수한 태블릿 PC를 검찰의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수사팀'에 넘겼다. 검찰이 PC를 넘겨받으면서 수사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설립 과정 등에 대한 의혹에서 최 씨의 국정 개입 의혹으로 수사의 중심이 옮겨간 것이다.

검찰은 PC를 분석하면서 수사 단서로 삼을 부분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PC에는 박 대통령의 연설문 외에도 200여 개의 파일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회의 모두 발언이나 대선후보 TV 토론 자료,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관련 자료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JTBC 보도화면 캡처
검찰은 문건 분석을 마치는 대로 적용 법규에 대한 본격적인 법리 검토를 하기로 했다. PC에 담긴 문건들이 검토와 수정 단계에서 유출된 초본 형태의 문건인지, 아니면 결재가 끝난 공식 완성본인지에 따라 법 적용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PC에 담긴 문건들이 검토와 수정 단계에서 최 씨 손에 넘어갔다면 공무상 비밀 누설 조항 위반이 될 수 있고, 결재가 끝난 공식 완성본을 최 씨가 미리 본 것이라면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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